BGF리테일 인적분할 추진을 놓고 시장의 반응은 부정적이었다.
9일 BGF리테일 주가는 전날보다 8.33%(1만1500원) 떨어진 12만6500원에 거래를 마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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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홍석조 BGF리테일 회장. |
BGF리테일 주가는 그동안 전자담배 아이코스 출시에 따른 기대감으로 꾸준히 상승했는데 4거래일 만에 하락했다.
9개월 만에 최대 낙폭으로 외국인이 하루에만 192억 원어치를 팔아치우면서 외국인 순매도 4위에 올랐다.
통상적으로 투자회사와 사업회사의 분할이 주가 상승으로 이어졌는데 BGF리테일 주가는 정반대의 모습을 보였다.
BGF리테일은 8일 투자회사인 BGF와 사업회사인 BGF리테일로 회사를 인적분할한다고 밝혔다. 존속회사인 BGF는 투자사업부문, 분할 뒤 신설되는 BGF리테일이 편의점 프랜차이즈 사업을 맡는다.
BGF리테일의 인적분할을 놓고 증권가의 분석도 엇갈렸다.
이지영 NH투자증권 연구원은 "BGF리테일은 인적분할에 따른 기업가치의 변화가 미미할 것"이라며 "BGF리테일은 자회사의 대부분이 편의점 연계사업을 하고 있고 편의점사업 호조가 이미 충분히 주가에 반영돼 있어 재평가할 부분이 크지 않다"고 분석했다.
1분기 기준으로 BGF리테일에서 편의점사업부가 차지하는 매출 비중은 97.4%, 영업이익 비중은 96.8%다.
다만 이 연구원은 “분할 전에는 현금성 자산이 편의점 사업에 재투자되거나 배당으로 환원됐는데 분할 이후 신사업 추진 등을 위해 쓰이게 될 수 있다”며 “재투자 방향을 지켜봐야 한다”고 덧붙였다.
BGF리테일의 기업가치가 더욱 하락할 것이라는 분석도 나왔다.
박종대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BGF리테일은 인적분할로 편의점사업에 기대왔던 계열사의 과대평가가 소멸할 가능성이 있다"며 "골프장 사업을 운영하는 자회사 사우스스프링스가 대표적"이라고 파악했다.
분할 이후 BGF리테일과 BGF의 합산 시가총액은 6조6천억 원이 될 것으로 박 연구원은 봤다. 현재 시가총액이 6조8천억 원인데 2천억 원 떨어지는 것이다.
반면 이준기 미래에셋대우 연구원은 “BGF리테일의 기업분할은 주주가치 상향 노력, 경영효율성 증대의 측면에서 긍적적인 이슈”라고 파악했다.
이 연구원은 “지주회사는 앞으로 지분율 요건충족을 위해 사업회사의 지분매입, 교환 등이 필요하다”며 “사업회사의 배당정책이 상향될 수 있는 만큼 앞으로 주가 변동성이 커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여영상 한국투자증권 연구원도 "이번 분할로 BGF리테일의 기업가치가 높아질 것"고 평가했다.
여 연구원은 “BGF리테일 분할로 투자리스크와 사업리스크의 분리는 긍정적”이라며 “사업회사의 경우 현금성자산 감소는 아쉽지만 배당성향을 높여 주주가치를 높이기 위해 힘쓸 것”이라고 바라봤다.
분할 이후 BGF리테일과 BGF의 합산 시가총액이 6조 9280억 원 수준일 것으로 여 연구원은 예상했다. 현재 BGF리테일의 시가총액보다 1.3%가량 오르는 것이다. [비즈니스포스트 고진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