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그룹의 유일한 반도체계열사로 남은 실리콘웍스가 점점 중요한 역할을 차지할 것으로 전망됐다.
LG전자와 LG디스플레이가 각각 사물인터넷 가전과 올레드패널사업에서 반도체 자체공급을 추진하고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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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손보익 실리콘웍스 대표. |
김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8일 “실리콘웍스는 올해 상반기까지 연구개발비용 부담이 커져 부진한 실적을 낼 것”이라며 “기존 주력사업의 매출도 계속 둔화하고 있다”고 파악했다.
실리콘웍스는 시스템반도체 설계기업으로 주로 LG전자의 스마트폰과 TV에 탑재되는 디스플레이 구동칩을 공급한다. 스마트폰과 TV시장의 침체로 실적부진이 이어지고 있다.
최근 실리콘웍스는 사업영역을 다변화하기 위해 18년 만에 대표이사를 교체하고 연구인력을 대폭 확대하는 등 조직쇄신에 속도를 내고 있다. 이런 변화에서 LG그룹 전자계열사와 시너지를 적극 추진할 것으로 전망됐다.
김 연구원은 “실리콘웍스는 최근 서울 연구소 공간이 부족해질 정도로 개발인력을 대폭 늘리고 있다”며 “LG그룹에서 담당하는 역할이 커질 것으로 예상되자 대비에 나선 것”이라고 분석했다.
LG디스플레이는 올해 하반기부터 중소형 올레드패널 대량양산과 글로벌 고객사에 공급을 앞두고 있다. 이를 위해 핵심부품인 올레드 구동칩을 대거 확보해야 한다.
실리콘웍스는 일찍이 올레드시장의 성장을 예상해 올레드 구동칩 개발에 나섰다. 이 성과로 올해 LG디스플레이의 올레드 구동칩을 독점공급하며 실적을 대폭 개선할 것으로 전망됐다.
김 연구원은 LG전자가 현재 생활가전에에 사용되는 반도체를 대부분 수입에 의존하고 있어 점차 국산화를 추진할 가능성이 높다고 봤다. 이 과정에서 실리콘웍스가 반도체 개발과 공급을 맡을 수 있다고 봤다.
LG전자는 사물인터넷 가전제품을 미래 먹거리로 삼고 육성에 주력하고 있어 센서와 통신칩, 구동칩 등 반도체의 안정적인 공급망 확보가 필요하다.
LG가 웨이퍼 제조업체 LG실트론을 SK그룹에 매각하고 LG전자도 반도체 개발을 사실상 중단하며 실리콘웍스는 LG그룹의 사실상 유일한 반도체기업으로 남아 중요한 역할을 맡게 됐다.
김 연구원은 “아직 실리콘웍스가 LG그룹 내에서 역할을 확대하는 것은 초기단계지만 향후 성장에 기여할 수 있는 중요한 발판을 마련하고 있다는 데 주목해야 한다”고 평가했다.
8일 실리콘웍스 주가는 전일보다 8.32% 오른 3만5800원으로 장을 마쳤다. [비즈니스포스트 김용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