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디스플레이가 구글과 협력관계를 점차 강화하고 있다. 전장부품사업에서도 구글의 도움으로 하만을 품은 삼성전자에 대응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소현철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7일 “LG디스플레이가 올해 3분기 구글의 차기 스마트폰 픽셀폰2에 플렉시블 올레드패널을 공급한다”며 “LG디스플레이가 구글과 협력을 통해 플렉시블 올레드의 응용처를 다양화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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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상범 LG디스플레이 부회장. |
구글은 스마트폰, 가전제품, 스마트카 등에 폭넓게 사용될 올레드패널를 안정적으로 공급받기 위해 LG디스플레이에 1조 원 규모로 설비투자를 할 의향을 내비친 것으로 전해졌다.
LG디스플레이는 차량용 플렉시블 올레드패널에서도 구글과 협력을 강화해 삼성전자의 하만 인수효과에 맞대응을 펼칠 것으로 보인다.
구글이 스마트카사업에서 소프트웨어를 넘어 하드웨어 개발에도 진출해 LG디스플레이가 이에 따른 수혜를 입을 가능성이 높아졌다.
구글은 최근 아우디, 볼보 등과 손잡고 안드로이드 기반의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을 탑재한 자동차를 선보이기로 했다. 이 시스템은 운영체제만 공급하던 기존방식과 달리 자동차용 터치스크린, 구글맵 등을 모두 포함하고 있다.
구글은 최근 스마트카에 사용할 수 있는 인공지능 반도체 개발에도 나서고 있는 만큼 이 분야에서 하드웨어 개발을 염두에 둔 것으로 보인다.
LG이노텍이 지난해 구글 스마트폰 ‘픽셀폰’에 카메라모듈을 공급했고 LG디스플레이도 올레드패널 공급을 앞두고 있는 만큼 구글이 스마트카사업에서 하드웨어 개발에 나서게 되면 LG디스플레이의 패널을 사용할 가능성이 높다.
LG디스플레이 관계자는 “구글이 완성차업체 등 고객사를 확보하게 되면 LG디스플레이도 수주에 참여하게 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LG디스플레이는 차량용 디스플레이산업의 성장성이 높게 전망되면서 지난해부터 이 시장에 뛰어들었다. 지난해 3분기 실적발표에서 2020년까지 전체매출의 10%인 2조 원가량을 차량용 디스플레이에서 올리겠다는 목표도 내놓았다.
하지만 LG디스플레이는 최근 삼성전자가 세계 최대 하만을 인수하면서 위협을 느끼고 있다. 삼성전자가 3월 하만 인수를 확정하면서 삼성디스플레이가 글로벌 고객사를 확보하는 데 유리해졌기 때문이다.
하만은 세계 최대 차량용 오디오업체로 벤츠, BMW, 피아트크라이슬러, 아우디, 폭스바겐 등 주요 완성차업체를 고객사로 두고 있다.
LG디스플레이는 삼성디스플레이보다 스마트폰용 올레드패널시장의 진입에서 한발 늦은 만큼 전장사업에서는 주도권을 확보하는 데 주력할 것으로 보인다.
소 연구원은 “LG디스플레이가 세계 최초로 3분기에 글로벌 완성차업체에 플렉시블 올레드 디스플레이를 공급한다”며 “이미 기술력을 입증한 셈”이라고 분석했다.
삼성디스플레이는 일찍이 스마트폰용 올레드패널 생산에 과감하게 뛰어들어 현재 스마트폰에 사용되는 플렉시블 올레드 디스플레이 시장에서 약 90%가 넘는 점유율로 사실상 독점체제를 구축하고 있다.
반면 차량용 플렉시블 올레드패널은 아직까지 이 분야에서 뚜렷한 시장지배자가 없어 LG디스플레이가 주도권을 확보하는 데 유리하다.
LG디스플레이 관계자는 “차량용 디스플레이는 내구성 면에서 스마트폰용 디스플레이보다 높은 기술력을 필요로 한다”며 “아직까지 시제품을 제외하고 플렉시블 올레드패널이 차량에 탑재된 경우는 거의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플렉시블 올레드패널은 유연성이 높고 온도변화에도 쉽게 변하지 않아 차량 내부에 쓰이기에 적합해 성장성이 높다. 시장조사업체 IHS마킷은 차량용 디스플레이의 시장규모가 올해 90억 달러에 이르고 2022년에는 200억 달러로 커질 것으로 내다봤다. [비즈니스포스트 윤준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