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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격호 신동빈의 다른 롯데 부동산전략

조은아 기자 euna@businesspost.co.kr 2014-10-02 19:16: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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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신격호 신동빈의 다른 롯데 부동산전략  
▲ 신격호 롯데그룹 총괄회장(좌)과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제2롯데월드가 개장한다.

신동빈 회장은 신격호 롯데그룹 총괄회장의 생일(음력 10월4일) 이전에 제2롯데월드를 열겠다는 바람을 품었는데 서울시로부터 개장승인을 얻어냈다.

제2롯데월드는 신격호 총괄회장과 신동빈 회장 부자의 꿈이 집결된 집합체다. 신격호 총괄회장이 터를 잡았고 신동빈 회장이 그룹의 역량을 총동원해 마무리하는 숙원사업이다.

신격호 회장은 껌을 팔아 번 돈으로 부동산을 통해 롯데그룹을 일궜다는 평가를 받는다. 그만큼 롯데그룹은 부동산 재벌이다.

그러나 신동빈 회장은 부동산 신화를 더 이상 믿지 않는다. 신동빈 회장은 부동산보다 금융기법으로 그룹을 확장하려고 한다. 신동빈 회장은 국경을 넘어 그룹의 모든 역량을 집중해 제3의 롯데월드를 만들어 나가고 있다.

◆ 신격호의 선택 ‘잠실’

신격호 총괄회장은 1987년 제2롯데월드 부지를 사들였다.

그는 당시 서울시 소유였던 잠실 부지 8만7770㎡를 1천억 원(3.3㎡당 93만3천 원)에 샀다. 롯데그룹이 원래 써낸 가격은 1024억 원이었지만 한 달 내 잔금을 완납하는 조건으로 20%를 할인받았다.

신격호 총괄회장이 전두환 당시 대통령과 면담을 통해 토지매입을 성사시켰다는 말이 나오면서 특혜의혹에 시달리기도 했다.


신격호 총괄회장은 부동산투자에 상당한 안목이 있는 것으로 이름 높다. 일부 인사들이 “하늘이 내린 부동산 감각”이라고 평가할 정도다.

신격호 총괄회장의 안목은 잠실을 선택한 데서도 엿볼 수 있다.

1980년대 잠실은 정부의 개발계획이 진행되고는 있었지만 별다른 성과를 내지 못하고 지지부진한 상태였다. 지금과 같은 모습을 찾아볼 수 없는 허허벌판에 가까웠다. 롯데월드와 호텔롯데 등 지금의 대규모 복합단지를 만드는 것은 모험일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신격호 회장은 잠실 일대를 사들인 뒤 1985년부터 롯데월드를 건설하기 시작했다. 롯데월드는 일본관광객에게 먼저 이름을 알리기 시작하면서 관광명소로 떠올랐다.

얼마 뒤에는 롯데월드와 길 하나를 사이에 두고 마주보고 있던 제2롯데월드 부지를 사들였다.

롯데월드가 1988년 개장되면서 시작된 롯데그룹의 잠실시대는 이번에 제2롯데월드 승인으로 최고의 전성기를 맞게 됐다. 현재 잠실 일대는 롯데캐슬, 롯데백화점, 롯데마트, 롯데호텔, 롯데월드 등이 자리잡고 있다.

  신격호 신동빈의 다른 롯데 부동산전략  
▲ 신격호 롯데그룹 총괄회장

◆ 신격호가 ‘땅’으로 키운 롯데그룹


지난해 기준으로 롯데그룹이 소유하고 있는 토지자산은 10조 원이 넘는다. 삼성그룹과 현대차 그룹에 이어 국내에서 세 번째로 많다. 롯데그룹은 한때 토지자산 13조 원을 넘으며 1위 자리를 몇 년 동안 지키기도 했다.

롯데그룹은 기업에 투자하는 금액보다 부동산에 더 많이 투자해 비생산적이라는 이미지를 얻기도 했다.

롯데그룹의 이런 성향은 신격호 회장의 신념에서 비롯됐다. 신격호 회장은 땅이 가장 가치 있는 자산이라고 믿었고 실제 땅으로 개인재산을 불려왔다. 또 좋은 자리에 자리 잡아 백화점과 호텔을 세워 키우며 지금의 롯데그룹을 만들었다.

신격호 총괄회장은 한국으로 건너오기 전부터 일본에서 부동산 재벌로 이름을 날렸다. 신 총괄회장은 1980년대에 일본 부동산 가치 덕에 세계 4위 부자에 오르기도 했다.

신 총괄회장은 일본에서 사업을 하던 1940년대부터 부동산 투자를 시작했다. 당시 그는 일본롯데를 통해 일본 곳곳에서 부동산을 사들였다. 당시 그 감정가만 3천억 엔에 이르렀다.

도쿄 신주쿠에 있는 일본롯데 본사부지는 지금도 일본에서 최고의 땅값을 유지하고 있다.

신 총괄회장은 일본에서 부동산으로 번 자금을 바탕으로 한국에 진출했다. 한국 롯데그룹 역시 땅에서 시작된 셈이다. 신 총괄회장은 1967년 롯데제과를 설립했고 그 뒤에도 부동산 매입을 멈추지 않았다.

신 총괄회장이 당시 사들인 땅은 서울 중구 소공동, 영등포, 잠실로 현재 서울에서 가장 비싼 땅값을 자랑하는 금싸라기 땅이 됐다.

특히 소공동에 있는 호텔롯데는 지금의 롯데그룹을 만든 발판이었다. 신 총괄회장은 일제 강점기에 세워져 당시 국내 최고급 호텔로 통하던 반도호텔과 인근 국립중앙도서관 등 소공동 일대 땅을 1973~75년 매입했다. 그뒤 국내 최대 호텔인 롯데호텔을 지었다.

롯데호텔이 1970년대 말 완공되자마자 화제의 대상으로 떠올랐다. 국내에서 보기 드문 화려한 건물이었기 때문이다. 당시 이 건물을 짓기 위해 들어간 돈이 2억 달러로 자동차공장을 세우고도 남을 돈이었다.

신 총괄회장은 얼마 뒤 1979년 12월 소공동에 6천 평 규모의 롯데백화점 본점을 개장했다. 그 뒤 2003년 미도파백화점을 인수해 그 자리에 영플라자를 열었고 2005에 근처 건물을 매입해 명품관을 만들며 점점 영역을 넓혔다.

영등포에 롯데그룹의 모체인 롯데제과와 롯데홈쇼핑, 롯데백화점 영등포점 등이 자리잡고 있다.

  신격호 신동빈의 다른 롯데 부동산전략  
▲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 신격호에서 신동빈, 땅에서 금융으로


신동빈 회장은 신격호 총괄회장과 달리 땅에만 의존하지 않는다.

신 회장은 내수침체가 장기화하고 부동산시장 흐름도 밝지 못한 상황에서 땅과 건물에 막대한 돈을 묶어두는 것은 더 이상 타당하지 않다고 여긴다. 신 회장은 부동산을 팔아 현금을 확보한 뒤 이 돈으로 인수합병과 같은 새로운 투자처를 찾는 것이 훨씬 효과적이라고 생각한다.

신 회장은 2010년부터 계열사 소유의 부동산을 팔아 투자자금을 마련하기 시작했다. 이 돈으로 공격적 인수합병에 나서면서 롯데그룹의 사업영역을 넓혔다.

신 회장은 일본 노무라증권 출신이다. 신격호 총괄회장이 부동산 불패신화를 믿고 그 혜택을 입었다면 신동빈 회장은 노무라증권에서 금융의 중요성을 익혔던 셈이다. 그는 “부동산으로 돈 벌던 시대는 지났다”며 “선진 금융기법을 통해 그룹의 재무구조 건전성을 강화해야 한다”고 강조해 왔다.

신 회장은 지난 8월에도 점포 7곳을 매각하는 자산유동화 계약을 체결했다. 매각방식은 ‘세일 앤 리스백(매각 후 재임대)’으로 건물을 팔더라도 백화점과 마트 점포는 유지된다. 신 회장은 2008년과 2010년에도 같은 방식으로 백화점과 마트를 매각해 각각 2200억 원과 6400억 원 가량의 자금을 확보했다.


신 회장은 2007년 롯데자산개발을 설립했다. 롯데자산개발은 그룹의 효율적 부동산개발사업과 자산관리를 위해 만들어졌다. 대형복합단지 건설과 시행, 자산관리, 해외개발사업 등 다양한 업무를 맡고 있다.

하지만 롯데자산개발은 기본적으로 부동산 매각작업을 위해 설립됐다. 신 회장 역시 “롯데자산개발의 주요 목적이 부동산 유동화냐”는 질문에 “그렇다”고 대답했다.

롯데자산개발의 김창권 대표는 한국자산관리공사, 모건스탠리 프로퍼티스, 삼정KPMG 등을 거친 부동산자산관리·유동화 전문가다.

  신격호 신동빈의 다른 롯데 부동산전략  
▲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지난해 6월22일 인도네시아 자카르타에 개점한 롯데쇼핑 에비뉴점 개점식이 끝난 뒤 현지복식을 입고 매장을 둘러보고 있다.

◆ 신동빈식 선택과 집중


신동빈 회장은 선택한 곳에 확실하게 몰아주는 ‘선택과 집중’ 전략을 취한다.


신 회장은 “국내에서나 해외에서나 그룹의 각 부문이 시너지효과를 낼 수 있는 방안을 찾아야 한다”며 “기존 쇼핑에 의존했던 유통도 이제 쇼핑과 레저, 문화가 복합된 새로운 가치를 창출할 수 있어야 한다”고 강조한다.

제2롯데월드는 신 회장의 말대로 롯데가 만든 새로운 가치를 그대로 보여준다. 롯데그룹이 모든 역량을 총동원했다. 백화점, 명품관, 영화관 등 롯데그룹의 모든 계열사들이 최고 수준의 사양을 갖추고 들어선다. 롯데물산이 시행하고 롯데건설이 시공하며 건축비가 3조5천억 원에 이른다.

제2롯데월드가 끝이 아니다. 올해 안에 백화점, 마트, 영화관 등이 들어선 롯데몰 수원역점이 개장한다.

2015년에 동부산 관광단지 안에 아울렛만 내려던 계획을 바꿔 복합쇼핑몰 계획을 추진하고 있다.

신동빈 회장의 이런 전략은 국내를 벗어나고 있다.

신 회장은 지난 5월 중국 랴오닝성 선양시에 롯데백화점 선양점을 열었다. 백화점 옆에 2017년까지 순차적으로 마트, 쇼핑몰, 테마파크, 호텔 등이 들어선다. 중국판 롯데타운인 셈이다.

이 프로젝트에 롯데그룹 계열사 7곳이 참여한다. 총 투자비만 3조 원에 이른다. 롯데그룹의 중국진출 가운데 최대규모다. 연면적 116만㎡ 규모로 제2롯데월드의 1.4배 크기다.

신 회장은 중국의 성(省)마다 한 개씩 복합쇼핑타운을 개발하는 것을 목표로 삼고 있다.

지난달 베트남 수도 하노이에 개장한  65층 규모의 초대형 건축물 ‘롯데센터 하노이' 역시 신 회장의 뜻처럼 모든 역량이 총집합했다. 이곳 역시 롯데백화점, 롯데마트, 롯데리아 등 롯데그룹의 주요 점포가 입점해 있다.

신 회장은 이 건물을 동남아 진출의 교두보로 삼으려 한다. 이미 많은 관광객이 찾고 있는 관광명소가 됐다.

지난해에 인도네시아 자카르타에 복합쇼핑몰 롯데쇼핑 에비뉴점을 열었다. 롯데백화점, 롯데면세점, 롯데리아 등이 한자리에 모였다. 연면적 53만7800㎡ 규모로 지하 3층부터 지상 50층까지의 대형 복합단지다. [비즈니스포스트 조은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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