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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텔레그램 로고 |
독일산 메신저 ‘텔레그램’이 국산 메신저 카카오톡을 제치고 국내 앱 시장에서 다운로드 수 1위를 차지했다.
검찰이 ‘사이버 검열’을 발표하면서 사생활 감시를 우려한 이용자들이 텔레그램으로 갈아타고 있는 것이다. 카카오톡은 큰 피해를 보고 있다.
2일 애플 앱스토어의 다운로드 현황을 보면 텔레그램은 지난달 24일 이후 애플 앱스토어에서 다운로드수 1위를 기록하며 기존 1위 카카오톡을 제쳤다.
검찰이 지난달 19일 사이버명예훼손 전담수사팀을 신설하고 사이버검열 계획을 발표한 뒤 텔레그램의 인기가 갈수록 높아지고 있다.
텔레그램은 다운로드 순위 100위 권 아래였으나 검찰 발표 후 3일 만에 45위까지 뛰어올랐다. 일주일 뒤 국내 사용자가 2만 명에서 25만 명으로 10배 이상 증가했다.
텔레그램이 여러 메신저 중에서도 가장 인기가 높은 이유는 강력한 보안 때문이다.
이 메신저는 러시아 개발자가 러시아 정부의 감시를 피하기 위해 만들었다. 모든 메시지는 암호화 처리돼 주고받은 사람만 볼 수 있다. 메시지 내용이 삭제되면 서버에 기록이 남지 않는다. 텔레그램은 해커들에게 상금을 내걸었지만 아무도 해킹에 성공하지 못했다.
더욱이 서버가 해외에 있기 때문에 국내 수사기관이 조사하기도 어렵다.
텔레그램은 언론 자유지수가 낮은 나라들에서 인기가 높다. 텔레그램은 2014 언론자유지수 1위인 핀란드의 앱 시장에서 359위에 불과하다. 우리나라의 언론자유지수는 57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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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석우 다음카카오 공동대표 |
다음카카오 입장에서 보면 정부의 규제로 엉뚱하게 불똥이 튄 셈이다. 검찰은 뒤늦게 “카카오톡은 들여다보지 않는다”며 불안을 잠재우려 했다.
이석우 다음카카오 공동대표도 지난1일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자체 서버에 보관하는 기간이 5~7일 정도로 매우 짧기 때문에 원하지 않게 대화내용이 유출되는 것은 쉽지 않다”며 “영장이 나와도 서버 저장기간이 짧아 검찰이 원하는 정보를 전부 제공하지 못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사생활 감시에 대한 불안은 쉽게 사그라지지 않고 있다. 한 이용자는 “사적이고 중요한 대화는 텔레그램으로 사소한 대화는 카카오톡으로 한다”고 말했다.
장병완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은 “정권의 정치적 의도 때문에 국내 ICT산업이 피해를 받아서는 안 된다”며 “국내법을 준수한다는 이유로 국내기업이 사이버 망명의 희생자가 되지 않도록 영장을 청구하는 검경과 발부하는 법원의 조심스러운 판단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오대석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