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윤 아프로서비스그룹 회장이 이베스트투자증권과 인수 본계약을 맺는 데 좀처럼 속도를 내지 못 하고 있다.
가격을 놓고 의견 차이를 좁히기 쉽지 않은 데다 금융당국의 눈치를 살피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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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윤 아프로서비스그룹 회장. |
29일 금융권에 따르면 아프로서비스그룹은 4월14일 이베스트투자증권 매각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됐지만 한 달이 지나도록 계약에 진척이 이뤄지지 않고 있다.
원래 이베스트투자증권의 최대주주인 G&A프라이빗에쿼티(PEF)와 아프로서비스그룹은 우선협상대상자 계약을 맺으며 2주 안에 본계약을 체결하기로 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아프로서비스그룹과 이베스트투자증권의 매각측인 LS네트웍스가 가격을 놓고 의견을 좁히지 못 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LS네트웍스는 G&A프라이빗에쿼티의 지분 98.8%를 보유하고 있는 이베스트투자증권의 실소유주다.
LS네트웍스가 이베스트투자증권에 투자한 자금은 4727억 원가량이다. 아프로서비스그룹이 제시한 가격은 3천 억 원가량으로 알려졌다.
아프로서비스그룹이 본입찰에서 가장 높은 인수가격을 제시해 우선협상대상자에 선정됐지만 매각 측은 보다 높은 가격을 원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아프로서비스그룹이 금융당국의 대주주 적격성 심사를 통과하지 못할 가능성도 협상과정에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다는 말도 나온다.
아프로서비스그룹은 2014년 OK저축은행을 인수할 때 대부업 자산을 점진적으로 줄이기로 금융위원회에 약속했지만 이를 어겼다. 금융위원회는 이를 채무불이행 등에 해당하는 것으로 간주하면서 요건충족명령을 내렸다.
금융회사 지배구조에 관한 법률상 최근 1년 동안 기관경고조치, 최근 3년 동안 시정명령이나 중지명령, 업무정지 이상의 조치를 받은 경우 대주주 적격성 심사에서 탈락한다.
금융위가 내린 요건충족명령이 시정명령 등에 해당하는 지 여부는 금융위원회의 유권해석에 달린 만큼 눈치를 보고 있다는 것이다.
대부업체가 제도권 금융회사인 증권회사를 인수하는 것을 문재인 정부가 탐탐치 않게 여길 수도 있다는 점도 부담이다. 문재인 대통령이 공약으로 대부업체의 법정 최고금리를 연 27.8%에서 20%까지 낮추는 방안을 내걸은 데 이어 앞으로 대부업와 관련된 규제를 더욱 강화할 것이라는 말이 나온다.
아프로서비스그룹이 본계약을 밀어붙이다 대주주 적격성 심사를 통과하지 못하면 300억 원을 웃도는 계약금을 돌려받을 수 없다.
최 회장이 이런 변수들을 감안해 문재인 정부의 인사가 어느정도 안정화되고 새 금융위원장을 비롯한 ‘문재인 경제팀’의 의중을 파악한 뒤에 본계약을 적극적으로 추진할 것이라는 말도 나온다.
금융권 관계자는 “최 회장은 이미 대부업 계열사를 2024년까지 모두 정리하기로 하고 아프로파이낸스대부를 정리하는 작업을 시작했다”며 “증권사 인수가 종합금융그룹으로 도약하기 위한 첫 단추인 만큼 최 회장도 쉽게 손을 떼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최석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