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의 사회적 책임은 자선활동이 아니라 경영활동의 하나다.”
박용만 두산그룹 회장이 지배구조와 인사시스템을 국내 기업들이 사회적 책임을 제대로 이행하지 않는 이유로 꼽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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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용만 두산그룹 회장 |
박용만 회장은 27일 고려대 MBA의 CSR(기업의 사회적 책임) 관련 수업에 강사로 나섰다.
박 회장은 이 자리에서 대학원생들을 대상으로 두산그룹 경영을 통한 경험을 바탕으로 기업의 사회적 책임에 대해 강의했다.
박 회장은 국내 기업들이 사회적 책임을 제대로 이행하지 않는 이유로 지배구조, 인사시스템, 의식부족을 꼽았다.
박 회장은 “회사들이 사회적 책임을 자선활동과 같은 경영 이외의 활동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사회적 책임을 제대로 이행하기 어려운 것”이라고 지적했다. 박 회장은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경영활동의 하나라고 보고 있는 셈이다.
박 회장은 “결국 꼭대기에서부터 내리는 의사결정이 공감을 이루는 등 인식의 전환이 있어야 한다”며 “꼭 지배구조까지 안 가더라도 인사시스템으로 80% 정도는 해결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인사시스템 평가 대상에 결과만이 아닌 과정까지 포함시킨다면 조직의 부정을 막을 수 있다고 덧붙였다.
박 회장은 2007년 두산인프라코어를 통해 미국 회사 밥캣을 인수하는 과정에서 사회적 책임을 더 적극적으로 하는 계기를 마련했다고 밝혔다.
박 회장은 “선진국에서 CEO가 부하직원의 부정행위를 용인하거나 그렇게 하도록 분위기 조성을 했을 가능성만으로도 처벌을 받는다”며 "선진국은 부정행위 발생 때 회사정책이나 규범 등을 통해 CEO의 의지를 교육했을 경우에만 면책된다"고 말했다.
박 회장은 이런 규범을 두산그룹에 적용하고 있는데 두산그룹의 규범에 부정행위에 대한 내부고발제도가 포함돼 있다.
박 회장은 과거 검찰에 기소된 일과 관련해 "의지와 다르게 실수로 죄를 짓고 반성했다"며 "사회적 책임으로 다가오는 기준을 지켜야 기업이 향후 글로벌시장에서 생존할 수 있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그는 이 사건을 통해 돈 버는 과정에 대한 반성을 통해 사회적 책임활동을 적극적으로 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박 회장은 두산그룹 일가의 '형제의 난' 과정에서 그룹의 비자금 조성 등과 관련해 징역 3년에 집행유예 4년을 선고받았다.
두산그룹은 국내외에서 활발한 사회공헌활동을 펼치고 있다. 특히 중국 사회과학원이 발행하는 기업의 사회적 잭임(CSR) 보고서에서 별 5개 만점에 별 4개를 받기도 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장윤경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