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그룹이 20년 동안 실시해온 ‘열린채용’시스템에 변화를 꾀할 것으로 전망된다.
삼성그룹은 그동안 일정 기준만 넘으면 누구나 삼성채용시험인 삼성직무적성검사(SSAT)에 응시할 기회를 부여했다. 그러나 삼성그룹은 이르면 내년부터 SSAT 응시인원을 제한하는 방식으로 변경을 검토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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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
2일 재계에 따르면 삼성그룹은 내년 상반기 3급 사원 공채부터 채용방식을 기존과 다르게 개편하는 작업을 벌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그룹은 이르면 올 연말쯤 구체안을 확정해 발표할 것으로 전해졌다.
삼성그룹은 채용방식의 변화방향에 대해 언급하지 않고 있다. 하지만 삼성그룹 고위 관계자들은 여러 경로를 통해 채용방식에 대한 변화를 검토하고 있음을 내비쳤다.
이준 삼성그룹 미래전략실 커뮤니케이션팀장은 1일 삼성 수요사장단 회의 직후 열린 브리핑에서 채용제도 변화와 관련해 “여러 채용제도를 다각적으로 검토중”이라며 결정이 되는대로 공개할 것이라고 밝혔다.
정현호 삼성 미래전략실 인사지원팀장도 지난달 30일 출근길에 채용방식과 관련한 질문을 받고 “여러 모로 고민하고 있으며 SSAT도 포함해 들여다 보고 있다”고 말했다.
삼성그룹은 SSAT 응시인원을 채용 인원의 5배수 정도로 제한하는 방안을 집중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문제는 어떤 방식으로 SSAT 응시인원을 추려낼 것인가 하는 점이다.
삼성그룹은 올해 초 SSAT 응시인원을 서류전형으로 먼저 선발하고 총학장 추천을 받은 지원생들은 서류전형을 면제해 주는 내용의 개편안을 내놓았다. 그러나 총학장 추천 할당제가 대학 줄세우기라는 비난이 쏟아져 개편안을 철회했다.
삼성그룹은 당시의 개편안을 보완하는 등 다양한 방법으로 SSAT 응시인원을 추려내는 방안을 고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그룹의 하반기 대졸 신입공채 규모는 상반기와 같은 4천~5천 명 가량인데 10만 명 정도가 몰려 사상 최고 경쟁률을 보였다.
이렇게 경쟁률이 치열하다 보니 SSAT에 합격하기 위해 학원을 다니고 과외를 받는 등 부작용도 심각하다. 삼성그룹 입장에서도 많은 인원들이 한꺼번에 시험을 치르다 보니 운영상의 어려움도 크다. [비즈니스포스트 백설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