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대량리콜의 책임을 지고 일선에서 물러났던 권문식 고문이 3개월 만에 현대기아차 연구개발본부장(사장)으로 돌아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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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권문식 현대기아차 연구개발본부장 |
현대차그룹은 24일 권 고문을 현대·기아차 연구개발본부장으로 발령했다고 밝혔다. 또 권 고문 대신 연구개발본부장을 맡았던 김해진 사장은 시험·파워트레인 담당으로 내려갔다. 이와 함께 오석근 현대디자인센터장(부사장)이 사의를 표명해 자문으로 위촉됐고 이병섭 현대외장디자인실장(상무)이 센터장 전무로 승진했다.
권 사장은 서울대 기계공학과를 졸업한 뒤 독일 아헨공대에서 석사와 박사를 마쳤다. 현대차 연구개발본부 선행개발실장과 기획조정실장을 거쳤다. 2012년 10월 현대케피코 및 현대오트론 대표이사에서 현대차그룹 연구개발본부장으로 자리를 옮긴지 불과 1년만인 지난해 11월 미국에서 대량 리콜사태가 일어나면서 연구개발본부장에서 전격적으로 경질됐다.
현대차그룹 측은 “권 사장이 지난해 리콜 등 품질현안에 대해 책임을 지고 사의를 표명했지만 그의 전문성과 경력, 리더십 등을 고려, 원점에서부터 품질과 R&D 능력을 제고하는 차원에서 재임명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권 사장의 원대복귀로 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의 인사 스타일이 다시 한번 논란이 되고 있다. 현안이 생길 경우 책임을 묻다가도 다시 불러들여 인재를 쓴다는 평가부터 원칙없는 ‘왕 회장의 인사 스타일’이라는 비판도 나온다.
정 회장은 2012년 울산공장 노조원의 분신사망 사건에 대한 책임을 지고 물러났던 윤여철 노무담당 부회장도 1년4개월만인 지난해 4월 다시 불러들이는 등 물러났던 인사들에게 다시 기회를 주는 경우가 많았다. 현대차그룹 관계자는 “정 회장은 전문 역량이 뛰어나다고 판단되면 언제든지 다시 한번 기회를 준다”고 말했다. 그러나 언제 어떻게 튈지 모르는 인사로 조직에 긴장을 불어넣고 충성을 강요하는 ‘제왕적 인사’라는 비난도 동전의 양면처럼 따라다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