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은 언제쯤 신동주 전 롯데홀딩스 부회장의 흔들기에서 벗어날 수 있을까?
신 회장이 한국과 일본 롯데의 지주사 격인 롯데홀딩스 이사회의 신임을 재확인했지만 신 전 부회장의 공세에서 완전히 자유를 얻었다고 장담하기는 힘들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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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
신 전 부회장이 주요 계열사 지분을 보유하고 있는 데다 10월 출범할 롯데지주 지분도 일정 정도 보유하게 되는 만큼 앞으로 신 회장의 발목을 잡으려고 시도할 수 있다.
22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롯데홀딩스 이사진이 신동빈 회장의 경영권을 계속 인정하기로 입장을 정리한 것으로 알려졌다.
스쿠다 다카유키 일본롯데홀딩스 사장도 최근 일본 언론과 인터뷰를 통해 “현재의 경영체제가 제일”이라고 밝혔다. 검찰수사와 재판 등의 여파 속에서도 신동빈 회장을 향해 신뢰를 보여준 것이다.
스쿠다 사장은 “소비자의 이미지가 좋은 것은 아니지만 제품 제작을 통해 기업의 사명을 구현하고 있다”며 “실적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이라고 말했다.
롯데홀딩스 이사회가 신 회장을 향한 지지의사를 밝히면서 6월 열리는 일본롯데홀딩스 주주총회에서도 신 회장이 신동주 전 롯데홀딩스 부회장보다 유리해졌다.
이에 앞서 신 전 부회장은 신 전 부회장과 신격호 총괄회장, 신 총괄회장의 비서였던 이소베 테츠, 경영권 분쟁과 맞물려 2015년 이사에서 물러났던 노다 미츠오 등 4명의 이사선임 안건을 주주제안했다.
신 전 부회장은 일본 언론에도 이런 주장을 알리며 “신동빈 회장이 한국에서 검찰에 횡령과 배임혐의 등 복수의 혐의로 불구속기소돼 지난해와 상황이 크게 다르다고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업계는 신동빈 회장과 신동주 전 부회장의 경영권 분쟁이 사실상 끝났다고 보고 있다.
롯데지주가 출범하면 신 회장의 지분율이 신 전 부회장의 지분율을 훌쩍 뛰어넘게 되는 데다 롯데홀딩스 주주들도 여전히 신 회장을 지지하고 있기 때문이다.
일본롯데홀딩스 주주들은 2015년 경영권 분쟁이 발발한 뒤 지난해 6월까지 진행된 3차례의 표 대결에서 신 회장이 경영비리로 검찰수사를 받고 있음에도 신 회장의 손을 들어줬다.
신 회장은 최근 일본에 건너가 롯데홀딩스 이사진과 주주들에게 불구속상태여서 경영에 문제가 없다는 점, 재판에서 무죄를 밝히겠다는 점 등을 강조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런 상황에서 신동주 전 부회장이 끊임없이 신동빈 회장을 공격하는 것을 두고 ‘롯데그룹 흔들기’로 보는 시각이 많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신동주 전 부회장은 일본롯데 경영권을 되찾는 등 의미있는 변화보다는 롯데그룹과 신동빈 회장을 흔들려는 것으로 보인다”고 “지배구조 개편과 부정적 이미지 탈피 등 롯데그룹의 과제가 산적한 상황에서 부담을 주려는 의도”라고 말했다.
신동빈 회장이 신 전 부회장의 공세에서 완전히 벗어나지 못할 경우 금호아시아나그룹의 전철을 밟을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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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신동주 전 일본롯데홀딩스 부회장. |
신 전 부회장이 주요 계열사 지분을 보유하고 있는 만큼 주주로서 권한을 행사하며 롯데그룹의 주요 경영활동에 개입할 수 있다는 것이다. 특히 지주사체제 전환에서 중심이 되는 롯데쇼핑, 롯데제과, 롯데칠성음료, 롯데푸드 지분을 신 부회장이 들고 있는 만큼 앞으로 걸림돌이 될 수도 있다.
신 전 부회장은 롯데쇼핑 지분 7.95%, 롯데제과 지분 3.95%, 롯데칠성음료 지분 2.83%, 롯데푸드 지분 1.96%를 보유한 주요 주주다. 새롭게 출범하는 롯데지주 지분도 신동빈 회장에 이어 많이 보유할 것으로 추정된다.
금호아시아나그룹 역시 박찬구 금호석유화학그룹 회장이 이끄는 금호석유화학이 아시아나항공의 2대주주로서 권한을 행사하면서 여러 경영활동에 어려움을 겪어왔다.
특히 박삼구 회장이 당시 금호아시아나그룹의 지배구조 완성, 금호타이어 인수 등 산적한 현안을 안고 있는 상황에서 금호석유화학은 박삼구 회장의 행보에 계속 제동을 걸었다.
특히 금호석유화학이 아시아나항공의 금호터미널 지분매각, 금호터미널과 금호기업의 합병에 반대의사를 밝히면서 금호아시아나그룹의 지배구조개편도 한동안 난항을 겪었다.
박삼구 회장과 박찬구 회장은 여러 건의 송사를 이어가다 지난해 8월 전격 화해를 발표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조은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