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자동차와 기아자동차가 중국에서 판매회복에 기대를 품고 있다.
중국에서 사드배치에 따른 반한감정으로 판매가 부진한데 문재인 대통령이 중국과 대화에 나서면서 한중관계가 개선될 조짐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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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몽구 현대자동차그룹 회장. |
21일 자동차업계에 따르면 문 대통령이 취임한 이후 한국과 중국 정상 사이에 소통창구가 다시 열리고 있어 얼어붙은 한중관계가 녹아내릴 것이라는 기대감이 자동차업계에 퍼지고 있다.
현대기아차는 3월부터 중국에서 일어난 반한감정의 직격탄을 맞아 판매가 급감했지만 외교문제로 불거진 문제인 만큼 뾰족한 수를 낼 수 없어 고심해왔다.
현대기아차에 중국은 해외판매 실적을 좌우하는 중요한 시장으로 꼽힌다. 현대기아차 글로벌 판매에서 중국이 차지하는 비중은 20%가 넘는다.
현대차와 기아차는 4월 중국에서 4만5천 대와 2만4천 대를 각각 팔았다. 지난해 4월보다 판매가 52%, 53%나 급감했다.
이런 판매부진은 3월부터 두드러졌다. 현대기아차는 3월 중국에서 현대차 5만6026대, 기아차 1만6006대 등 모두 7만2032대를 팔았다. 지난해 3월과 비교해 판매가 각각 44.3%, 68% 감소했다.
중국에서 판매부진은 실적부진으로 이어졌다.
현대차는 올해 1분기에 연결기준으로 매출 23조3660억 원, 영업이익 1조2508억 원, 순이익 1조4057억 원을 냈다. 지난해 1분기보다 매출은 4.5% 늘었지만 영업이익과 순이익은 각각 6.8%, 20.5% 줄었다.
기아차는 올해 1분기에 연결기준으로 매출 12조8439억 원, 영업이익 3828억 원, 순이익 7654억 원을 거뒀다. 지난해 1분기와 비교해 매출은 1.5% 늘었지만 영업이익과 순이익은 각각 39.6%, 19% 줄었다.
현대차와 기아차는 그동안 중국에서 반한감정을 돌파하고 판매를 회복하기 위해 안간힘을 써왔다.
현대차와 기아차 등 현대차그룹 계열사들은 최근 현대차중국투자유한공사에 1억 달러(1118억 원가량)를 추가로 출자했다. 반한감정으로 중국판매가 줄어든 데 대응해 중국에서 사회공헌, 마케팅, 대회협력 활동을 확대할 계획을 세웠다.
현대차는 올해 안에 중국 전략형 SUV인 ix35의 완전변경 모델과 중국형 쏘나타 뉴 라이즈를 출시하기로 했다. 기아차는 중국 전략형 SUV인 K2크로스와 중국 전략형 소형차 페가스를 내놓는다.
한국과 중국의 관계가 개선할 조짐을 보이자 현대차와 기아차는 중국사업을 정상화하는 데 더욱 박차를 가하고 있다. 6월7일부터 6월9일까지 중국 상하이에서 열리는 소비자가전전시회 아시아(CES Asia)에 참가하기로 예정했다.
현대차는 향후 중국에 투자를 더욱 집중해 서부내륙지역을 공략할 계획을 세워놓고 있는 만큼 한국과 중국 관계가 시급히 개선될 것을 간절히 바라고 있다.
현대차는 지난해 중국 서부 유통망을 대폭 강화했고 올해 8월 충칭 5공장을 완공한 뒤 정상가동해 2018년부터 중국 서부에서 판매를 늘려나가는 데 주력한다는 계획을 추진하고 있다. 이에 발맞춰 2018년 코나와 싼타페 등 사막과 산악지형에 적합한 현지전략형 모델을 투입할 것으로 알려졌다.
현대차 관계자는 “그동안 동부지역을 중심으로 판매해 왔다”며 “충칭 공장 생산이 시작되면 차를 배송하기도 쉬워지고 애프터서비스 부품 등도 구하기 쉬워져 단독딜러들도 많이 생기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현대차와 기아차는 중국의 반한감정이 짧은 기간에 사라지지 않을 수도 있다고 보고 긴장의 끈을 늦추지 않고 있다.
현대차의 관계자는 “중국의 반한감정은 사드배치로 나타났고 사드문제는 미국과도 복잡하게 얽혀있는 만큼 앞으로 전개될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며 “한중관계 변화와 무관하게 판매량 회복을 위해 할 수 있는 모든 조치를 다 할 것”이라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박경훈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