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석용 LG생활건강 부회장이 화장품편집숍 네이처컬렉션으로 성공을 거둘 수 있을까?
차 부회장은 네이처컬렉션에서 다른 회사 브랜드도 판매하며 헬스앤뷰티숍과 비슷한 전략을 취하고 있다.
경쟁사인 아모레퍼시픽이 편집숍 아리따움에서 자체브랜드만 판매하는 것과 대비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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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차석용 LG생활건강 부회장. |
박종대 하나금융투자연구원은 17일 “네이처컬렉션은 아리따움이 자체브랜드만 판매하는 폐쇄형 전략을 유지할 경우 성공가능성이 더 커진다”며 “LG생활건강 브랜드매장이 2천여 개에 이르는 만큼 유통기업들보다 빠른 속도로 헬스앤뷰티숍 사업을 확대할 수 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네이쳐컬렉션은 LG생활건강 브랜드제품을 한 곳에 모아놓은 화장품편집숍이다. 차 부회장이 아모레퍼시픽의 아리따움에 맞서 지난해 2월 론칭했다. 4월 100호점을 돌파했으며 올해 260개로 확대하는 것을 목표로 세웠다.
차 부회장은 LG생활건강의 또 다른 편집숍인 보떼 매장을 차츰 네이처컬렉션으로 바꿔 일원화할 계획을 세워뒀다. 더페이스샵, 비욘드 등 원브랜드숍 매장도 네이처컬렉션으로 전환하려는 노력을 계속하고 있다.
최근 화장품 구매 트렌드의 중심이 원브랜드숍에서 헬스앤뷰티숍 등 멀티브랜드숍으로 이동하고 있는 데 따른 것이다.
이런 추세에 맞춰 네이쳐컬렉션은 LG생활건강의 중저가 브랜드상품과 함께 다른 중소기업 브랜드 제품도 판매한다. 매장규모와 상권을 고려해 생할용품과 음료를 파는 등 헬스앤뷰티숍과 비슷한 형태를 겨냥하고 있다.
반면 아모레퍼시픽의 편집숍 아리따움은 다른 회사 제품을 판매하지 않는다는 전략을 고수하고 있
다. 아모레퍼시픽 관계자는 “아리따움은 유기적으로 성장할 수 있는 브랜드를 키우는 것이 중심인 만큼 다른 회사 제품을 판매하는 것은 우리가 추구하는 가치와 맞지 않는다”고 말했다.
두 회사의 전략이 엇갈리면서 네이처컬렉션이 아리따움을 제치고 헬스앤뷰티숍 시장 침투에 앞장설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네이처컬렉션이 다른 브랜드 판매로 얻는 경쟁력이 아리따움의 폐쇄형 운영으로 부각될 수 있다는 것이다.
다만 가맹점 확보의 어려움과 보유 브랜드의 낮은 인지도가 네이처컬렉션의 문제로 지적된다.
LG생활건강은 더페이스샵을 네이처컬렉션으로 전환하는 문제를 놓고 기존 가맹점주들과 협의에 난항을 겪고 있다.
더페이스샵 가맹점주들이 전환을 꺼리는 경우가 많은 데다 네이처컬렉션 매장을 확대할수록 더페이스샵의 성장여력이 줄어드는 딜레마가 있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네이처컬렉션 매장에서 정작 핵심브랜드인 더페이스샵 제품이 빠지는 경우도 있다.
더욱이 아모레퍼시픽이 아리따움을 자사 브랜드로만 운영하겠다는 전략을 바꿀 가능성도 여전히 무시할 수 없다.
아모레퍼시픽이 개방형으로 전환할 경우 네이처컬렉션의 헬스앤뷰티숍 시장공략은 일찍 한계에 부딪힐 수 있다. 우선 아리따움은 매장이 1천 개 수준으로 네이처컬렉션보다 훨씬 많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두 회사가 견제를 위해 서로 브랜드 납품을 하지 않을 경우 네이처컬렉션이 받을 타격이 훨씬 클 것”이라며 “LG생활건강의 비욘드, 투마루, 빌리프 등은 아모레퍼시픽의 에뛰드, 라네즈, 마몽드 등에 비교해 인지도가 떨어진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고진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