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리츠화재가 애완보험 시장에 다시 뛰어들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벌어들이는 보험료 대비 지급하는 보험금이 많은 애완보험 시장의 고질적인 문제를 해결하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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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용범 메리츠화재 사장. |
15일 금융권에 따르면 메리츠화재는 2014년 판매를 중단했던 애완보험 상품을 다시 출시할 것으로 알려졌다. 메리츠화재는 2013년 개인 애견 소유주를 대상으로 보험을 판매했는데 앞으로 애완동물협회나 대형동물병원 등 단체를 대상으로 하는 애완보험을 구상하고 있다.
더 많은 보험료를 벌어들이기 위해서 영업대상을 바꾸는 쪽으로 전략을 세운 것으로 보인다. 단체를 대상으로 애완보험을 판매함으로써 한 건수당 여러 마리의 애완동물이 가입되는 것을 노린다는 것이다.
메리츠화재 관계자는 “아직까지 개인보험을 놓고는 내부적으로 상품출시 시기가 아닌 것으로 판단한 것 같다”면서 “예전에 한 번 판매를 시도했다가 접었던 만큼 시장성을 놓고 다양하게 분석하고 있다”고 말했다.
다만 애완보험 시장이 손해율을 낮춰 이익을 거둬들이기에는 쉽지 않아 메리츠화재도 고민할 수밖에 없을 것으로 보인다. 손해율이란 들어오는 보험료 대비 지급하는 보험금의 비율을 말한다.
동물의료 수가제가 폐지된 뒤 애완동물 진료비가 표준화돼 있지 않아 동물병원 측에서 터무니없는 치료비를 요구해도 보험사들은 보험금을 지급할 수밖에 없다.
동물의료 수가제는 진료부터 치료까지 발생하는 비용을 체계화해 동물의 질병마다 수가를 정하는 기준이다.
일부 애완동물 소유주의 도덕적 해이 역시 문제점으로 꼽힌다.
보험금을 타내기 위해 애완견을 유기하거나 상해를 입히는 사례가 빈번하게 드러나고 있다. 이를 처벌할 법적인 조치도 미비하기 때문에 보험사들은 관리에 어려움을 겪는 것으로 알려졌다.
기존에 보험에 가입돼 있던 애완견 대신 똑같은 종류의 다른 개로 바꿔치기 해 보험금을 타내는 사례도 있다.
보험사는 이렇게 지급하는 보험금이 예측불가한 만큼 충분한 보험료를 거둬야 손해가 나지 않는데 적정한 보험료를 산정하는 것은 쉽지 않다.
메리츠화재 관계자는 “사람들이 인식하는 애완동물의 금전적 가치 평가가 저마다 다르기 때문에 적정한 보험료 산정이 쉽지 않다”면서 “소비자들이 내고 싶어 하는 보험료와 받고 싶어 하는 보험금 사이의 형평성을 분석하고 있다”고 말했다.
애완시장이 점차 커지면서 삼성화재, 현대해상, 롯데손해보험 등 국내 대형 손해보험사들은 애완보험 상품을 출시해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한국과학기술연구원은 2010년에 약 1조 원 수준이던 국내 애완시장 규모가 2020년에는 5조8100억 원 규모로 확대될 것으로 전망했다. [비즈니스포스트 김현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