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마트가 중국에서 사드보복으로 입는 손실규모가 눈덩이처럼 불어나면서 철수 가능성이 다시 떠오르고 있다.
롯데그룹이 계속 철수설을 부인하고 있지만 중국사업이 최악으로 치닫고 있기 때문이다.
5일 업계에 따르면 현재 중국 롯데마트 99곳 가운데 90%가량이 영업정지가 아직 풀리지 않았거나 자체 휴업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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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
롯데마트는 3월 롯데마트가 영업정지 처분을 받기 시작한 뒤 중국 지방정부가 지적한 사항을 개선한 뒤 영업재개를 신청하고 있다.
그러나 중국당국은 이를 거의 받아들이지 않고 있다.
이에 따라 정상적인 영업을 하지 못하면서 손실규모는 나날이 커지고 있다. 지난해 매출규모로 단순 계산했을 때 3월부터 5월까지 롯데마트에서만 3천억 원의 매출손실이 날 것으로 롯데그룹은 추산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인건비나 임대료 등 고정비용은 계속 나가고 있다. 막대한 금액을 지원해도 곧 바닥을 드러낼 수 밖에 없는 구조다.
더욱 큰 문제는 사태를 해결할 마땅한 방법이 없다는 점이다.
황각규 사장은 최근 “중국정부가 어떤 속내를 가지고 있는지 100% 파악하지 못했기 때문에 앞으로도 우리로서는 지켜볼 수밖에 없다”고 말하기도 했다.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출국금지가 해제된 뒤 가장 사태가 심각한 중국을 찾지 않은 점 역시 이런 사실을 뒷받침한다.
신 회장은 여러 차례 외신과 인터뷰에서 “중국과 직접 대화하고 싶다”는 의지를 밝혔으나 출국금지가 해제된 뒤 가장 먼저 미국 출장길에 올랐다. 중국을 찾아봤자 현재의 사태를 해결할 마땅한 방안이 없다고 판단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롯데그룹이 사드보복 이전에도 중국에서 어려움을 겪었다는 점을 볼 때 사드 후폭풍이 지나간다 해도 사실상 큰 반전은 기대하기 어렵다.
중국정부의 직간접적 규제가 사라진다 해도 중국 소비자들이 롯데그룹에 반감을 품고 있다는 점도 문제로남는다.
중국에서 대형마트 사이의 경쟁도 점차 치열해지고 있다. 현재 점포 수 기준으로 업계 1위인 대만계 대형마트 알티마트를 비롯해, 프랑스의 까르푸, 미국의 월마트, 영국의 테스코 등 글로벌 유통공룡들이 중국시장을 두고 경쟁하고 있다.
롯데그룹이 결국 신세계그룹처럼 순차적 구조조정을 통한 철수에 나설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이마트는 1997년 중국에 진출해 점포 수가 한때 27곳에 이르렀지만 적자가 누적되면서 그동안 지속적으로 폐점을 진행해 왔다. 올해 임대차 계약이 만료되는 상하이 라오시먼점을 비롯해 2개 점포를 폐점하면 5개 점포만 남는다.
롯데그룹은 철수는 절대 없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롯데그룹은 1994년 중국에 처음 진출해 지금까지 10조 원이 넘는 금액을 투자했다. 롯데쇼핑뿐 아니라 롯데칠성음료, 롯데제과, 롯데케미칼, 롯데시네마, 롯데자산개발 등 다양한 계열사가 중국에서 폭넓게 사업을 펼치고 있다.
선양 롯데타운이나 롯데월드 청두 등 수조 원이 투입된 대규모 프로젝트도 여럿 있다.
신동빈 회장은 월스트리트저널(WSJ) 등 외신과 인터뷰에서 “중국을 사랑한다”며 “중국에서 사업을 계속하고 싶다”고 강조한 바 있다.
황각규 사장도 최근 롯데그룹의 새로운 비전을 발표하는 자리에서 “우리가 판단하기에 중국사업은 아직 투자단계로 계속 사업을 강화하고 있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조은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