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종석 LG전자 MC사업본부 사장이 스마트폰에서 LG전자가 나아갈 길을 제시했다. LG전자만의 사용자 경험으로 브랜드를 강화하겠다는 것이다. 그동안 LG전자의 스마트폰 위기는 ‘LG전자만의 그 어떤 것’이 없이 선도기업들에 따라가기에 바빴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제기됐는데, 박 사장이 이에 대한 답을 내놓은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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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종석 LG전자 사장 |
박 사장은 23일(현지시각) 모바일 월드 콩그레스 2014(MWC 2014)가 열리는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진정한 세계 3위 제조사 달성을 위해 강한 브랜드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박 사장에게 세계시장 3위 탈환은 LG전자의 자존심이자, 위기 탈출을 위한 교두보이기도 하다. LG전자는 세계시장에서 삼성전자와 애플에는 큰 격차로 뒤지고 있고, 화웨이와 레노버에도 밀리고 있다. 레노버가 모토로라를 인수함에 따라 5위로 밀려났다.
박 사장이 "단기간의 수익성 측면 보다는 중장기 관점에서 모바일 사업의 지속가능한 발전에 무게를 두고 있다"고 말한 것도 LG전자의 이런 현실을 반영한 전략을 세워가고 있음을 보여준다.
박 사장은 "강한 라인업, 대표 사용자경험(UX)의 전방위 공세, 하드웨어 경쟁우위 지속, 컨버전스 확대 등 4대 경쟁우위를 기반으로 수익성과 성장성을 고루 갖추면서도 글로벌 시장판도를 움직일 수 있는 강한 브랜드를 구축할 것"이라며 "마케팅 투자는 미래지향적인 관점에서 효율적으로 집행할 것"이라고 밝혔다. 글로벌 기업들에 비해 비교 우위에 설 수 있는 강점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제품을 개발하면서 마케팅 투자에 대해 조절하는 전략을 쓰겠다는 것인데, 이는 과도한 마케팅으로 수익성이 악화됐다는 자기반성의 결과이기도 하다.
우선은 LG전자 스마트폰만의 사용자 경험을 극대화하는 것이다. LG전자가 내세우는 ‘노크 코드’를 모든 스마트폰에 탑재하기로 했다. 노크 코드란 G프로 2 모델에 처음 장착한 기능인데, 꺼진 화면을 두 번 두드려 스마트폰을 켜는 기존 노크 온에서 더 나아가 화면을 두드려 켜기와 잠금 해제를 한꺼번에 해결하는 조작 방법이다. 현재 잠금 해제 방법으로 주로 비밀번호 입력이나 패턴 그리기가 쓰이는데, 컴컴하거나 환할 경우 화면이 보이지 않은 점을 개선한 것이다.
LG전자는 사용자 경험 측면에서 편리하면서도 신뢰할 수 있는 UX가 스마트폰과 사용자 사이의 감성적 교감을 더욱 높이고, 이런 점들이 브랜드 충성도로 이어질 수 있다고 기대한다. 앞으로 LG전자의 스마트폰 연구개발도 이런 점에 더욱 중점을 둘 것이라고 밝혔다.
박 사장은 또 디스플레이, 카메라, 배터리 등에 신기술를 적용해 하드웨어 경쟁우위도 선점해 나가겠다고 했다. 디스플레이나 배터리 등은 LG전자가 삼성전자에 비해 우위에 서있는 대표적인 분야들이다. 특히 ‘화질의 LG’로 세계시장에게 크게 호응을 받았다. 무분별하게 선도기업들을 따라가기보다는 강점이 있는 분야에서 더욱 우위를 점해 브랜드를 강화하겠다는 뜻으로 분석된다.
박 사장은 이와 함께 스마트폰 라인업도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G시리즈로 프리미엄 브랜드를 구축하고 미니 등 패밀리 라인업을 추가하는 한편, 중저가 시장은 롱텀에볼루션(LTE) 스마트폰 F시리즈와 3G 스마트폰 L시리즈 등으로 대응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이를 통해 브랜드가 강화되면서 자연스럽게 태블릿 시장에서도 판매 확대가 나타날 수 있을 것으로 박 사장은 기대하고 있다. 박 사장은 스마트폰과 태블릿 등 모바일 기기 사이에 연결과 공유는 물론이고 나아가 모바일과 가전 사이의 연결도 확대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이렇게 되면 스마트폰으로 가전제품을 제어하는 'Q리모트', 스마트폰 메신저로 가전 제품과 대화할 수 있는 '홈챗' 등 LG전자가 추진하고 있는 대표적 커버전스에서도 성공을 거둘 수 있다는 얘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