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전자가 1분기에 스마트폰사업에서 적자폭을 크게 줄이며 올해 흑자전환의 청신호를 켰다. 지난해부터 이어온 구조조정과 비용효율화 작업에서 성과를 낸 것으로 평가된다.
조준호 LG전자 MC사업본부 사장은 장기간의 부진을 딛고 재도약의 발판을 마련해 LG전자의 스마트폰사업 반등을 본격적으로 추진할 수 있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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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준호 LG전자 MC사업본부 사장. |
LG전자는 27일 스마트폰을 담당하는 MC사업본부에서 1분기에 매출 3조 원, 영업손실 2억 원을 냈다고 밝혔다.
지난해 1분기 영업손실 2022억 원에서 큰폭으로 반등에 성공했다.
지난해 G5의 판매부진으로 입은 타격이 지속돼 올해도 LG전자가 스마트폰사업을 흑자전환하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했다.
하지만 적자폭이 2억 원에 불과해 올해 스마트폰사업의 이른 흑자전환도 기대해볼 수 있게 됐다.
조준호 사장이 지난해부터 적극적으로 추진한 MC사업본부의 구조조정과 비용효율화 작업이 실적에 본격적으로 반영되기 시작한 것으로 분석된다.
올해 LG전자 1인CEO에 오른 조성진 부회장도 스마트폰사업의 비용절감을 위해 부품 일원화와 수익중심의 라인업 운영방안 등을 적극적으로 도입한 것으로 알려졌다.
윤부현 LG전자 MC사업본부 전무는 컨퍼런스콜에서 “스마트폰사업은 이제 매출이 늘면 영업이익도 늘어날 수 있는 구조가 갖춰졌다”며 “하반기까지 안정적인 수익성을 확보할 것”이라고 말했다.
MC사업본부는 지난해 1조2591억 원의 영업손실을 봐 사실상 경쟁력 회복이 불가능하다는 비관적 전망이 우세했다. 일부 증권사는 LG전자가 스마트폰사업을 포기해야 한다는 의견도 내놓았다.
하지만 이르면 2분기부터 신제품 ‘G6’의 출시효과로 예상보다 빠른 흑자전환에 성공할 가능성이 높아져 조 사장의 본격적인 반등전략이 주목받고 있다.
LG전자 관계자는 “사업구조 개선의 성과로 경영효율성이 이전보다 크게 높아졌다”며 “수익성 중심의 성장을 목표로 ‘선택과 집중’전략을 이전보다 더 강화해나가겠다”고 말했다.
하지만 올해 전체 스마트폰 실적의 관건이 될 신제품 ‘G6’이 미국과 유럽 등 글로벌시장에서 경쟁작인 삼성전자 갤럭시S8과 비슷한 시기 출시된 것은 약점으로 꼽힌다.
맞경쟁을 벌일 경우 마케팅비 증가가 불가피해 G6의 판매량이 늘어도 오히려 수익성이 더 악화할 수 있다. 지난해 대규모 영업손실을 본 주요원인도 G5의 마케팅비 증가 때문으로 분석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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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LG전자 스마트폰 신제품 'G6'. |
LG전자는 G6의 글로벌 흥행에 주력하는 한편 마케팅비용을 효율적으로 투자해 안정적인 실적을 이어가겠다는 계획을 내놓았다. 중저가 스마트폰도 주력 라인업을 중심으로 판매하기로 했다.
조 사장은 올해부터 LG전자 스마트폰사업의 목표를 시장지배력 강화보다 안정적인 실적에 무게를 싣는 쪽으로 방향을 바꿨다. 이전처럼 G6의 흥행을 위해 막대한 마케팅비를 쏟아붓거나 점유율 상승을 위해 중저가 스마트폰 출시를 무리하게 늘리지 않겠다는 뜻이다.
윤 전무는 “G6은 초반 흥행보다 안정적인 장기흥행을 목표로 하고 있다”며 “새 중저가 스마트폰 출시도 앞두고 있어 연말까지는 기대 이상의 성과를 낼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글로벌 스마트폰시장에서 LG전자의 영향력이 이전보다 줄어든 만큼 현실적으로 G6이 크게 흥행하기는 어려운 환경을 맞고 있다. 하지만 G5를 소폭 웃도는 수준의 판매량만 기록하더라도 충분한 성과라는 평가가 나온다.
박형우 신한금융투자증권 연구원은 “과거 일본 소니도 스마트폰사업의 적자를 대폭 축소하며 기업가치를 크게 끌어올린 사례가 있다”며 “LG전자도 G6으로 MC사업본부의 적자를 줄인다면 가장 큰 리스크를 해소한다는 데 의미가 있다”고 평가했다. [비즈니스포스트 김용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