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진그룹 물류자회사 한진이 한진해운 청산으로 불확실성이 해소됐지만 실적이 본격적으로 회복하기까지 상당한 시간이 걸릴 것으로 전망됐다.
최고운 한국투자증권연구원은 20일 한진을 놓고 “한진해운 사태로 멈추었던 성장전략들이 본궤도로 돌아오고 있다”면서도 “그러나 이익의 반등폭은 제한적”이라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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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용원 한진 사장. |
한진은 올해 매출 1조7천억 원, 영업이익 300억 원을 거둘 것으로 추정됐다.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매출이 3.0% 늘어나고 영업이익 흑자전환에 성공하지만 영업이익은 2015년과 비교하면 27.7% 감소하는 것이다.
최 연구원은 “하역부문에서 항만법인의 구조조정과 공격적인 물량확보로 지난해의 부진에서 빠르게 회복되고 있으나 단가하락으로 이익정상화는 2018년으로 미뤄야 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또 택배사업도 수익성이 향상되고 있지만 상위업체와 경쟁이 갈수록 치열해지면서 이익기여도가 제한적일 것이라고 예상됐다.
다만 한진은 한진해운신항만 관련 불확실성이 해소된 점이 긍정적인 요인으로 꼽혔다. 한진해운은 지난해 상반기 하역부문에서 영업이익 비중이 67%에 이르렀으나 한진해운 청산으로 이익이 급감한 것은 물론 전환우선주(풋옵션)로 대규모 자금지출 위험도 컸다.
한진은 한진해운신항만 전체 처리능력의 80%에 이르는 2M 물량을 2분기부터 확보했고 3월 중순 풋옵션 관련 협상도 지출을 최소화하는 선에서 마무리했다.
한진이 불확실성을 해소한 만큼 과잉공급에 취약한 운송업 시장구조에서 차별화된 모습을 보여 수익성을 회복하는 데 초점을 맞춰야 할 것이라고 최 연구원은 주문했다.
한국투자증권에 따르면 한진은 2010년 이후 매출이 꾸준히 늘고 있지만 영업이익이 좀체 늘고 있지 않고 있다. 택배수요가 가파르게 성장했고 수도권 공략에 특화된 동남아 택배 허브터미널을 선제적으로 확보했지만 초기에 물량대응에 실패하며 이익이 줄어든 탓이다.
한진해운 지원과 관련 부산신항만 인수 등에 약 2천억 원을 사용하면서 자산효율성을 놓고 우려하는 시선도 있다.
한진은 부산신항 3부두 경영권을 굳히기 위해 추가로 지분을 인수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 부산신항 3부두 지분을 50%+1주 보유하고 있지만 2대 주주인 IMM인베스트먼트가 지분매각을 결정하면서 경영권도 위태로워졌기 때문이다.
한진은 3부두 인수자금을 마련하기 위해 글로벌해양펀드를 통해 2천억 원을 투자받는 과정을 진행하고 있다.
최 연구원은 “한진해운 불확실성 해소와 매출 정상화 움직임이 있지만 위험도 상존하고 있다”며 투자의견을 '중립'으로 제시했다. [비즈니스포스트 김수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