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자동차가 차세대 친환경차용 배터리가 등장하는 시기에 맞춰 독자적인 배터리 대량생산 체제를 구축할 수도 있다.
17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차는 리튬이온 배터리를 대체할 차세대 친환경차용 배터리로 전고체 배터리를 주목하고 있다. 전고체 배터리는 전해질이 고체상태인 배터리인데 전해질이 액체상태인 리튬이온 배터리보다 성능이 뛰어나고 안전성도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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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기상 현대차 환경기술센터장 겸 전무. |
현대기아차의 친환경차 개발을 이끌고 있는 이기상 현대차 환경기술센터장은 최근 미국 자동차 전문매체 오토모티브뉴스와 인터뷰에서 “전고체 배터리가 가장 강력한 (차세대 친환경차용 배터리) 후보”라며 “전고체 배터리는 현실적으로 대량생산하기도 용이하다”고 말했다.
이 센터장은 2020년 이후 차세대 친환경차 배터리가 등장할 것으로 예상하면서 “차세대 배터리가 등장하면 2025년에 친환경차 판매비중은 80%까지 오를 수도 있다”고 말했다.
현대기아차는 2020년까지 친환경차 28종을 개발해 글로벌 친환경차 시장에서 토요타에 이어 2위를 차지하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현대기아차의 친환경차 판매비중은 현재 2%에 불과하지만 2025년 경에는 20%로 늘어날 것으로 업계는 바라보고 있다.
현대기아차는 차세대 배터리가 친환경차시장의 판도를 흔들 것으로 보고 차세대 배터리를 개발하는 데 힘을 쏟는 것으로 알려졌다. 현대차 남양연구소 배터리선행개발팀은 전고체 배터리를 개발해왔는데 현재 시험용 제품을 생산하는 설비도 구축한 것으로 전해졌다.
다이슨, 보쉬 등 해외기업도 전고체 배터리가 리튬이온 배터리를 대체할 것으로 보고 관련 투자를 확대하고 있으나 상업용 제품을 생산까지 몇 년 더 걸릴 것으로 예상된다.
삼성SDI와 LG화학 등 국내 배터리회사들은 리튬이온과 전고체 배터리의 중간형태의 제품을 우선적으로 내놓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현대기아차가 차세대 배터리 등장시기에 맞춰 자체적으로 친환경차용 배터리를 대량으로 생산해 공급하는 체제를 갖출 수도 있다.
현대기아차는 현재 친환경차에 삼성SDI, LG화학, SK이노베이션의 배터리 제품을 장착하고 있다. 하지만 전고체 배터리는 독자적으로 개발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친환경차시대가 성큼 다가오면서 글로벌 완성차업계에서 배터리 경쟁이 격화할 조짐을 보이고 있다.
미국 전기차회사인 테슬라는 2020년까지 연간 생산능력 50GWh(전기차 46만 대 수준)를 갖춘 전기차용 배터리공장인 기가팩토리를 짓고 있다. 중국 전기차회사인 비야디도 지난해 중국 칭하이에 연간 생산능력 10GWh를 갖춘 전기차용 배터리공장을 짓기로 결정하면서 테슬라 따라잡기에 나섰다.
전통적인 완성차회사들도 배터리를 개발하고 대량생산 체제를 갖추는 데 힘 쓰고 있다.
폴크스바겐은 2025년 양산을 목표로 독일에서 배터리공장을 짓고 있는데 이 공장의 연간 공급물량은 테슬라 기가팩토리의 두 배 수준인 100만 대이다. 글로벌 친환경차 1위를 노리고 있는 토요타는 2020년 양산을 목표로 전고체 전지를 개발하는 데 인력 200여 명을 투입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임수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