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식배달앱 배달의민족을 운영하는 우아한형제들이 지난해 처음으로 손익분기점을 넘겼다.
우아한형제들은 마케팅비용을 줄인 덕에 수익을 낼 수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10일 우아한형제들의 감사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매출 848억5천만 원, 영업이익 24억6천만 원을 냈다. 2015년보다 매출은 71.5% 늘어났고 흑자로 전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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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봉진 우아한형제들 대표. |
2011년 3월 법인 설립 후 첫 흑자다. 2015년에도 영업손실 249억 원가량을 봤다.
이번 감사보고서는 우아한형제들이 운영하는 음식배달앱 '배달의민족' 실적이라고 볼 수 있다. 기존에 음식 배달O2O(온오프라인연계)사업이 수익을 낼 수 있을지 업계는 의문을 제기해왔는데 이 의혹이 어느 정도 사그라질 계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
우아한형제들 관계자는 “배달앱시장에서 어느 정도 경쟁 우위를 점했다는 자신감을 바탕으로 과거와 같이 매스미디어 광고는 줄이고 비용을 대폭 줄이면서도 효과를 극대화했다”며 “효율적인 마케팅을 펼쳐온 것이 재무건전성 개선에 도움이 됐다”고 말했다.
광고선전비의 경우 2015년에는 160억 원을 사용했는데 지난해에는 75억 원가량으로 절반 이상 줄어들었다. 특정 소비자층을 겨냥한 타겟팅광고를 이용하면서 마케팅 효율성을 높였다고 우아한형제들은 판단했다.
판매촉진비는 2015년 151억7천만 원가량이었는데 2016년에는 76억1400만 원가량으로 절반 가까이 줄었다.
우아한형제들은 2015년에 300억 원 넘는 비용을 서비스 확대를 위한 TV광고 등에 사용했다. 사업초기에 요기요와 배달통 등 경쟁사와 마케팅경쟁을 펼치면서 마케팅비용을 쏟아부은 것이다.
우아한형제들은 6년 동안 사업을 꾸려오면서 시장1위기업으로서 브랜드인지도를 구축해 출혈경쟁을 줄일 수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올해 들어 마케팅비용에 투자가 늘어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우아한형제들이 뿌리를 내린 음식배달시장에 카카오가 진출하면서 경쟁이 불가피해졌다. 업체 사이의 마케팅경쟁의 악순환이 또다시 반복될 여지가 생긴 것으로 파악된다.
카카오는 3월 카카오톡에서 ‘카카오톡 주문하기’서비스를 시작해 가세를 늘리고 있다. 카카오는 한국인 대다수가 사용하는 카카오톡을 기반으로 사업을 타진하면서 피자헛과 파파존스 등 외식 프랜차이즈기업의 쿠폰을 이용자들에게 무료로 나눠주고 있다.
우아한형제들 관계자는 “앞으로 경쟁사를 의식하기보다 ‘미래와 경쟁한다’는 계획으로 지속적으로 노력할 것"이라며 "고객 만족을 위해 필요하다면 앞으로도 언제든 과감한 혁신과 투자를 주저하지 않을 계획”이라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임주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