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증시가 다음주(4월10일~14일)에 미국 환율보고서 발표 등 글로벌 불확실성 확대에 영향을 받아 눈치장세를 보일 것으로 전망됐다.
김병연 NH투자증권 연구원은 7일 “미국 트럼프 정부의 환율조작국 지정 및 보호무역주의 확대과 관련한 우려가 높아질 시점”이라며 “미국 환율보고서가 발표되기 전까지 불확실성은 지속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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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코스피지수는 7일 전날보다 1.17포인트(0.05%) 떨어진 2151.73으로 거래를 마친 가운데 서울 중구 KEB하나은행 딜링룸에서 직원들이 일하고 있다.<뉴시스> |
미국 재무부는 14일 환율보고서를 발표한다. 미국의 환율조작국 지정 근거는 교역촉진법과 종합무역법 두 가지인데 교역촉진법을 적용할 경우 한국은 환율조작국에 해당하지 않지만 종합무역법을 근거로 하면 한국도 환율조작국에 지정될 가능성이 높다.
미국정부가 한국을 환율조작국으로 지정할 지는 미-중 정상회담 결과에 상당한 영향을 받을 것으로 전망됐다.
김용구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한국은 동북아시아 4개국(한국, 중국, 대만, 일본) 가운데 가장 높은 수준”이라며 “다만 환율조작국 이슈는 통상 및 환율협상 주도권을 잡기 위한 미국측의 사전포석 내지는 협상카드 성격이 짙다는 점을 감안해야 한다”고 분석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6일~7일 이틀 동안 미국 플로리다주에서 만나 북핵문제와 한국 사드배치, 남중국해 등 지역문제, 양국간 통상 현안 등을 논의하고 있다.
두 정상 사이에 원만한 합의가 이뤄질 경우 국내증시를 둘러싼 불확실성은 크게 낮아질 가능성이 높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가 올해 양적긴축정책을 펼칠 수 있다는 점을 시사한 점도 국내증시에 하락요인으로 작용할 것으로 예상됐다.
3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의사록에 따르면 연준 의원들은 올해 미국 기준금리를 점진적으로 인상하하는 것과 함께 4조5천억 원 달러 규모의 자산을 처분하는 등의 정책변화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김 연구원은 “이는 6월 금리인상 가능성, 새 연준 이사회 의장 지명논의와 함께 연준의 정책불확실성을 높이는 변수”라며 “다만 여전히 완화적 통화정책 기조가 남아있는 만큼 급작스러운 증시변동을 불러일으키지는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러나 상장기업들의 1분기 실적이 발표되기 시작하는 점은 국내증시의 상승요인으로 꼽혔다.
김윤서 KTB투자증권 연구원은 “국내 상장기업들의 이익 추정치는 점차 높아지고 있다”며 “이는 어닝 서프라이즈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는 점을 시사하는 만큼 1분기 실적발표에 따라 국내증시는 상승세를 이어갈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증권업계의 전망치를 종합해보면 국내증시는 다음주에 2130~2180 사이에서 움직일 것으로 예상됐다.
코스피지수는 7일 전날보다 1.17포인트(0.05%) 떨어진 2151.73으로 거래를 마쳤다.
외국인투자자를 중심으로 차익실현매물이 쏟아져 나온 데다 미-중 정상회담이 시작되면서 관망심리가 높아진 것으로 풀이된다.
외국인투자자들은 5일 연속 매도세를 이어갔다.
코스피에서 외국인투자자는 1093억 원 규모의 주식을 순매도했다. 개인투자자는 336억 원, 기관투자자는 285억 원 규모의 주식을 순매수했다.
삼성전자가 1분기 영업이익 9조9천억 원을 거두는 등 ‘깜짝실적’을 내놓았지만 삼성전자 주가는 떨어졌다. 삼성전자 주가는 전날보다 1만2천 원(0.57%) 하락한 208만 원으로 거래를 마쳤다.
시총 상위종목을 살펴보면 SK하이닉스(0.81%)와 삼성물산(0.79%), 삼성생명(0.46%)을 제외한 대부분 종목의 주가가 떨어졌다. 하락폭을 살펴보면 현대차 -2.36%, 한국전력 -1.31%, 네이버 -1.43%, 포스코 -0.37%, 신한지주 -1.78% 등이다.
코스닥지수는 전날보다 2.86포인트(0.45%) 오른 633.32로 장을 마감했다.
코스닥에서 개인투자자는 140억 원 규모의 주식을 순매수했다. 외국인투자자는 48억 원, 기관투자자는 37억 원 규모의 주식을 순매도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최석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