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DB산업은행이 대우조선해양의 신규수주 선박의 선수금환급보증을 놓고 시중은행과 함께 이중보증을 서기로 했다.
6일 금융업계에 따르면 산업은행은 시중은행에게 받을 합의서에 대우조선해양 신규수주 선박의 선수금환급보증(RG)과 관련해 이중보증(복보증)을 선다는 내용을 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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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동걸 KDB산업은행 회장. |
산업은행이 우선 대우조선해양에 선수금환급보증을 발급한 뒤 시중은행이 2차보증을 서는 방식이다.
이중보증에 따라 선수금을 물어줘야 할 경우가 생기면 산업은행이 돈을 먼저 물어주고 시중은행은 정해진 비율에 따라 산업은행에 비용을 보상해 준다.
산업은행은 이중보증 방식으로 대우조선해양에 5억 달러(약 5700억 원)까지 선수금환급보증을 우선적으로 제공하기로 했다.
5억 달러 한도를 다 채우면 산업은행과 수출입은행 등 국책은행이 추가로 20억 달러를 담당하고 그 뒤 무역보험공사가 10억 달러를 맡는다.
시중은행들은 2015년 3월 보유하고 있던 선수금환급보증 규모대로 이중보증 한도가 책정됐다.
NH농협은행이 2억6450억 달러로 가장 많고 국민은행이 1억1450만 달러로 뒤를 잇는다. KEB하나은행, 우리은행, 신한은행도 각각 4700만 달러, 4200만 달러, 3200만 달러씩 담당한다.
1천억 원을 물어줘야 하는 경우를 가정하면 농협은행이 가장 많은 529억 원을 물어주고 국민은행과 하나은행, 우리은행, 신한은행이 각각 229억 원, 94억 원, 84억 원, 64억 원씩 부담한다.
시중은행들은 애초 국책은행보다 앞서 단독으로 5억 달러규모의 선수금환급보증을 맡을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대우조선해양이 4일 신규수주를 따내면서 누가 먼저 보증을 서는지를 놓고 국책은행과 시중은행 사이의 눈치싸움이 벌어지면서 이중보증 방식을 채택한 것으로 보인다.
이중보증(복보증)은 보증서 발급기관의 신용이 의심스러울 때 제3금융기관이 2차보증을 서는 것으로 중소건설사가 해외에 진출할 때 주로 활용한다.
대우조선해양이 최근 수주한 원유운반선(VLCC) 3척부터 이 방식과 순서가 활용될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사채권자들의 자율적 채무조정 성공을 전제로 정부의 지원방안에 따른다는 내용이 합의서에 담긴 만큼 대우조선해양이 최근 따낸 수주의 선수금환급보증은 17일과 18일 열리는 사채권자집회 이후에 발급될 가능성이 크다.
사채권자집회에서 자율적 채무조정에 실패할 경우 산업은행과 시중은행의 합의는 없던 일이 된다.
산업은행은 이번주까지 시중은행들의 합의서를 받을 계획을 세웠지만 시중은행들의 논의가 길어지면서 또 다시 한주 미뤄질 것이라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시중은행들은 애초 지난주까지 합의서를 작성하기로 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이한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