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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플 반도체기업으로 변신 가속, 시스템반도체업계 지각변동

김용원 기자 one@businesspost.co.kr 2017-04-05 13:03: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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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플이 시스템반도체 설계능력을 빠르게 강화하며 반도체 전문기업으로 거듭나고 있다.
 
반도체기술은 스마트폰에 이어 인공지능과 자율주행 등 신산업분야에서 가장 중요한 경쟁요소로 꼽힌다.

애플은 삼성전자와 같이 반도체와 완제품의 강력한 시너지효과를 내 다시한번 성장의 발판을 마련할 것으로 전망된다.
 
◆ 애플, 반도체기업으로 변신
 
로이터는 5일 “애플이 그래픽반도체 설계기술 독립을 선언한 것은 부품업체들에 의존을 낮추는 동시에 미래를 위한 기술혁신을 더 강화하겠다는 새 의지를 보여준 것”이라고 평가했다.
 
  애플 반도체기업으로 변신 가속, 시스템반도체업계 지각변동  
▲ 팀 쿡 애플 CEO.
애플은 시스템반도체 설계기술력을 빠르게 강화하며 반도체사업에서 독립체제를 점점 강화하고 있다.
 
애플이 자체적으로 설계해 아이폰과 아이패드에 탑재하는 AP(모바일프로세서)는 구동성능에서 이미 AP 전문기업인 퀄컴을 제쳤다는 평가를 받는다. 시장점유율도 퀄컴과 미디어텍에 이어 3위다.
 
퀄컴과 애플, 삼성전자 등은 모두 AP 설계에 영국 ARM의 설계기반을 제공받아 사용한다. 애플은 시장 초기에 ARM의 기술에 크게 의존했지만 현재는 기초적인 수준의 설계기반만 활용하고 있다.
 
애플이 최근 영국 그래픽반도체기업 이매지네이션의 설계기술을 향후 1~2년 안에 사용하지 않겠다며 거래중단을 선언한 뒤 애플의 반도체 설계기술력은 더욱 높은 평가를 받고 있다.
 
그래픽반도체는 설계구조가 복잡해 통상적으로 매우 발전된 수준의 시스템반도체 기술력을 요구하기 때문이다.
 
전자전문매체 애플인사이더는 “애플의 그래픽반도체 독립선언은 세계 1위기업인 엔비디아를 긴장하게 할 것”이라며 “독주체제를 위협할 유일한 경쟁자로 애플이 떠오르고 있다”고 진단했다.
 
애플이 그래픽반도체 자체설계계획을 밝힌 뒤 엔비디아 주가는 하루만에 7% 정도 떨어졌다.
 
애플은 연간 연구개발 투자에 100억 달러를 투입하는 데 엔비디아의 15억 달러를 크게 웃돈다. 애플의 사업분야가 더 다양하지만 반도체 연구개발에 더 많은 금액을 투자하고 있을 공산이 크다.
 
애플인사이더는 애플이 반도체 개발 연구인력을 꾸준히 영입해 기술역량을 점점 강화하고 있어 대규모 투자까지 합쳐질 경우 시스템반도체 전문기업으로 충분히 거듭날 수 있다고 내다봤다.
 
애플은 일본 도시바가 매각을 추진하는 반도체사업 인수전에도 뛰어든 것으로 알려졌다. 성공할 경우 삼성전자와 같이 시스템반도체와 낸드플래시를 모두 확보해 강력한 시너지가 예상된다.
 
로이터는 “애플이 반도체사업을 내재화할 경우 가격경쟁력과 제품경쟁력을 모두 확보할 수 있을 것”이라며 “여러 사업분야에서 혁신을 더욱 가속화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 미래 신산업에서 승기 잡을 수도
 
시스템반도체 설계기술력은 스마트폰뿐 아니라 4차산업혁명의 핵심으로 꼽히는 인공지능과 자율주행분야에서 핵심적인 경쟁요소로 꼽힌다.
 
인텔과 삼성전자, 퀄컴과 엔비디아 등 세계 주요 반도체기업은 모두 이 사업분야에 뛰어들었다. 애플도 맞경쟁에서 승기를 잡으려면 반도체기술을 확보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애플 반도체기업으로 변신 가속, 시스템반도체업계 지각변동  
▲ 엔비디아의 반도체가 구현하는 자율주행과 사물인식기술.
로이터는 애플의 그래픽반도체 기술확보가 증강현실분야에서 시장지배력을 강화하는 데 가장 큰 효과를 낼 것으로 분석했다. 애플은 이르면 올해 아이폰 신제품부터 증강현실기술을 적용해 다양한 기능을 선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증강현실기술은 아이폰 등 기기에서 주변 환경과 사물을 인식해 분석하고 여러 앱에 명령을 내리는 기능이다. 자율주행분야에서 사물인식과 안전성 개선 등에 활용될 수 있다.
 
글로벌 IT기업의 인공지능 경쟁에도 그래픽반도체 기술확보가 중요하다. 구조적 특성상 대량의 정보를 동시에 처리해야 하는 인공지능 기술구현에 가장 적합하기 때문이다.
 
엔비디아가 이런 이유로 자율주행반도체 개발에서 가장 앞서나간다는 평가를 받고 있지만 애플이 반도체기술력을 단기간에 빠르게 발전할 경우 우위를 유지하기 쉽지 않다.
 
애플인사이더는 “애플이 아이폰으로 휴대폰을, 아이패드로 PC시장을 잠식하며 지배력을 높인 것처럼 엔비디아의 반도체기술도 애플에 밀려 신사업에서 힘을 쓰지 못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애플이 운영체제 등 소프트웨어와 하드웨어를 아우르는 폭넓은 사업경쟁력을 갖춘 것도 향후 시스템반도체에서 경쟁력을 높일 수 있는 이유로 꼽힌다.
 
삼성전자는 스마트폰시장의 지배력을 통해 자체 AP 적용을 점차 확대하며 기술력을 끌어올리고 충분한 수요를 확보했다. 최근 전장부품업체 하만 인수를 통해 자동차용 반도체의 수요확대 기반도 마련했다.

애플도 이른 시일 안에 자율주행기술을 적용한 자체 스마트카솔루션을 출시할 계획을 세운 만큼 시스템반도체의 기술력과 하드웨어 경쟁력의 시너지를 시장에 충분히 증명할 수 있다.

애플인사이더는 “애플의 시스템반도체는 아이폰과 향후 출시를 앞둔 여러 제품에 폭넓게 적용될 것”이라며 “특히 전장부품에 가장 많은 역량을 쏟아붓고 있어 발전가능성이 기대된다”고 밝혔다. [비즈니스포스트 김용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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