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화학의 전기차배터리사업이 친환경차정책보다는 ‘자율주행차’에서 희망을 찾아야 하는 것으로 분석됐다.
이응주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4일 “트럼프정부가 친환경정책에 반대하면서 전기차배터리시장이 위축될 것이라고 보는 시각은 편견”이라며 “자율주행차야말로 전기차배터리시장의 성장에 꼭 필요한 요소”라고 파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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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웅범 LG화학 전지사업본부장. |
트럼프 정부가 자동자 연비규제를 완화할 경우 미국의 전기차시장이 위축될 것으로 업계는 그동안 바라봤다. 완성차회사들이 전기차를 개발하거나 홍보하는 데 힘을 빼면서 LG화학이 주요 전기차시장인 미국에서 전기차배터리사업을 확대하는 데 타격을 받을 수 있다는 전망까지 나왔다.
하지만 자율주행차시장이 전기차시장을 견인할 경우 LG화학은 전기차배터리사업에서 성장세를 이어갈 수도 있다.
이 연구원은 “자율주행차는 ‘기계’가 아니라 ‘전자장치’”라며 “자율주행에 필요한 카메라와 센서 등 전자장비를 작동하기 위해서는 강력한 전기차배터리 성능이 필수적”이라고 말했다.
전기차는 일반적인 내연기관차보다 부품 수가 50~60% 정도 더 적다. 내연기관차보다 가벼워 연비가 좋고 구조가 단순해 고장률도 낮다. 전 세계 완성차회사들은 전기차의 연비효율성과 내부공간의 넉넉함을 고려해 자율주행기능을 적용할 대상으로 전기차를 선호한다.
하랄드 크루거 BMW회장이 올해 3월 지난해 실적발표회에서 “2019년까지 BMW의 핵심브랜드를 중심으로 전기차제품군을 확대할 것”이라며 “2021년에 BMW의 완전자율주행 전기차 ‘아이넥스트(iNEXT)를 출시해 자율주행 전기차의 새로운 표준을 제시할 것”이라고 밝힌 점도 전기차와 자율주행기능이 시너지를 낼 수 있다는 점을 보여준다.
폴크스바겐도 2025년까지 전기차를 30종 출시하고 전기차 판매를 연간 300만 대 수준까지 끌어올리겠다는 계획을 발표하면서 자율주행차시장을 주도하겠다는 청사진을 그려뒀다.
전 세계 완성차회사들이 전기차를 자율주행차시대로 도약하기 위한 발판으로 삼고 있는 셈이다.
자율주행차시장이 2021년 본격적으로 열리면 전기차시장과 함께 고성장세를 이어갈 것으로 전문가들은 내다본다.
일본의 시장조사업체 야노경제연구소는 자율주행 기능이 적용된 차량의 수가 2020년 5358만 대 정도에서 2030년까지 6555만 대까지 확대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같은 기간 전기차 판매대수는 210만 대에서 2100만 대까지 늘어날 것으로 한국수출입은행 해외경제연구소는 내다봤다.
전기차시장이 자율주행차시대와 맞물려 성장을 거듭할수록 LG화학의 성장전망도 밝아진다.
LG화학은 현재 폴크스바겐그룹의 아우디뿐 아니라 GM, 볼보, 다임러 등 전 세계 완성차회사 30여 곳과 전기차배터리 공급계약을 맺고 있다.
완성차회사들이 2020년 이후에 전기차를 차질없이 생산하기 위해서는 2017~2018년 정도부터 전기차배터리기업들과 공급계약을 맺어둬야 한다.
전 세계 완성차회사들은 최근 배터리를 안정적으로 공급하기 위해 전기차배터리 수급처를 여러 곳 확보하는 전략을 취하는 경우가 많아지고 있는데 이에 따라 LG화학이 전기차배터리 판매망을 더욱 넓힐 수 있을 것으로 업계는 바라본다. [비즈니스포스트 이지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