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1호 인터넷전문은행인 K뱅크가 영업을 시작한 뒤 빠르게 고객을 모집하는 데 성공하고 있다.
K뱅크는 4일 오후 3시 기준으로 K뱅크에 회원가입을 하고 계좌를 개설한 고객 수가 5만9002명이라고 밝혔다. 수신계좌 수는 6만1501계좌, 대출건수는 4124건, 체크카드 발급 수는 5만3960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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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심성훈 K뱅크 은행장. |
영업을 시작한 지 이틀 만에 시중은행들의 한달 비대면 계좌개설 수보다 5배 이상 고객을 모집했다. 2015년 12월부터 2016년 12월까지 시중은행들의 월평균 비대면 계좌개설 수는 1만2천 건이다.
24시간 365일 영업이라는 이점을 얻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K뱅크 가입자 수는 3일 오후 3시까지 1만4524명이었는데 오후 3시 이후부터 다음날인 4일 오전 8시까지 기존 시중은행이 문을 닫은 시간에 가입자가 2만5천여 명이 늘었다. 4일 오전 8시부터 오후 3시까지는 1만9204명이 새로 가입했다.
K뱅크는 금리에서 시중은행보다 경쟁력이 있는 데다 회원가입 절차와 이용절차 등에서 모두 시중은행들이 내놓은 모바일은행보다 편리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K뱅크는 예∙적금상품의 금리를 시중은행들보다 0.1%포인트~1%포인트가량 높게 잡았다. 반면 직장인 신용대출상품 금리는 최저 연 2.72%, 중금리대출상품의 금리는 최저 연 4.19%로 기존 시중은행 및 저축은행 등보다 낮은 수준으로 책정됐다.
시중은행장들도 K뱅크의 출범에 따른 영향을 주시하고 있다.
윤종규 KB금융지주 회장 겸 KB국민은행장은 3일 KB국민은행 4월 조회사에서 K뱅크 출범과 관련해 디지털 인력을 키우고 디지털을 바탕으로 한 조직개편 필요성을 강조했다.
윤 회장은 "인터넷전문은행인 K뱅크가 24시간 365일 영업체제로 업무를 개시하는 날”이라며 “경쟁자보다 우선적으로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선 고객중심으로 생각하고 실행하는 조직이 돼야한다”고 주문했다.
위성호 신한은행장도 “신한은행의 경쟁자는 정보통신기술(ICT) 기업이 될 것”이라며 전통적인 금융에서 탈피할 것을 당부했다.
다만 K뱅크의 고객 수가 당분간 빠른 증가세를 보이더라도 새로운 서비스에 단순한 호기심을 느낀 고객들이 많을 가능성이 높은 만큼 이들이 K뱅크의 실제 고객으로 이어질 지는 좀 더 두고 봐야 한다.
K뱅크가 내놓은 서비스 가운데 시중은행들이 모바일은행을 통해 제공하고 있는 서비스와 차별화되는 핵심서비스가 없다는 평가가 나온다.
고객들은 금융서비스를 금리뿐 아니라 해당 금융회사의 신뢰성과 안정성을 보고 선택하는데 K뱅크의 안정성이 아직 확인되지 않았다는 점도 성장세에 걸림돌이 될 수 있다.
금융권 관계자는 “K뱅크는 은산분리를 완화하는 내용을 담은 은행법 개정안 및 특례법이 통과되거나 제정돼야만 고객들의 신뢰를 얻을 수 있을 것”이라며 “상당수의 국민들이 모바일금융거래에서 보안문제를 가장 우려하는 만큼 이런 불안을 해소하는 것도 K뱅크가 해결해야 할 과제”라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최석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