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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미경 CJ그룹 부회장 |
방송통신위원회가 발표한 2013년도 매체합산 시청점유율을 보면 CJE&M은 8.88%의 점유율로 전체 방송사 가운데 5위에 올랐다.
KBS(31.99%), MBC(16.78%), SBS(9.67%), TV조선(9.03%), CJE&M(8.88%), JTBC(7.81%) 순이었다.
매체합산 시청점유율은 시청자들의 총 시청시간 가운데 특정 TV 방송채널에 대한 시청시간이 차지하는 비율을 뜻한다. 신문이 방송사업을 겸영하는 경우 구독률을 시청점유율로 환산해 합산한다. TV조선의 시청점유율은 조선일보가 합산된 수치로 순수한 방송 점유율은 아니다.
CJE&M의 시청점유율은 3위 SBS와 단 0.79%포인트밖에 차이가 나지 않는다. CJE&M은 사실상 4위다.
CJE&M은 이제 지상파 방송사를 위협하는 단계까지 올랐다. CJE&M이 올해 SBS를 제치고 3위에 오를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CJE&M의 높은 점유율은 재미있는 프로그램이 그만큼 많았다는 뜻이다. ‘응답하라’ 시리즈와 ‘꽃보다’ 시리즈 등 화제가 된 프로그램은 대부분 CJE&M이 내놓았다.
이미경 CJ그룹 부회장은 어떻게 CJE&M을 콘텐츠왕국으로 만들었을까.
◆ 이미경 CJE&M의 채널을 17개로 늘리다
CJE&M은 케이블TV에서 17개 채널을 보유하고 있다. 케이블업계 최대다.
이 가운데 CJE&M이 직접 만든 채널은 O'live(2000년), XTM(2003년), tvN(2006년) 등 3개에 불과하다. 나머지 채널은 모두 인수합병으로 손에 넣었다.
CJE&M은 2009년 오리온그룹의 미디어계열사 ‘온미디어’를 인수하면서 채널 9개를 한꺼번에 확보했다.
온미디어는 당시 매출기준으로 케이블채널 시장점유율 11.1%를 기록한 2위 사업자였다. ‘바둑TV’를 비롯해 게임채널 ‘온게임넷’과 영화채널 ‘OCN’, 만화채널 ‘투니버스’ 등 다양한 장르의 10개 채널을 갖고 있었다.
당시 CJE&M은 매출기준 시장점유율 20.8%를 차지한 1위 사업자였지만 채널이 8개에 불과했다. 그런데 온미디어를 인수하며 10개 채널을 더해 채널이 18개로 늘어났다.
인수합병을 통해 CJE&M은 시장점유율 31.9%를 기록한 국내 최대 케이블채널 보유회사가 됐다. 그뒤 채널 조정을 거쳐 현재 채널은 17개다.
CJE&M은 이전까지 온미디어와 출혈 경쟁을 벌여왔다. 한 예로 CJE&M의 채널CGV와 온미디어의 OCN은 신작 영화를 먼저 방송하려고 치열한 편성경쟁을 벌였다. 이 과정에서 영화를 사오는 데 지나치게 많은 비용을 치러야 했다.
CJ그룹이 온미디어 인수를 결정했다는 소식이 발표되자 증권사 애널리스트들은 “CJ 입장에서 보면 온미디어 인수는 과도한 경쟁비용으로 적자였던 미디어부문의 턴어라운드 계기가 될 것”이라며 “만성적 적자구조를 흑자로 전환할 수 있는 토대를 마련했다”고 평가했다.
CJE&M은 2009년 처음으로 온미디어의 매출을 앞질렀는데 그 이전까지 CJE&M은 온미디어에 뒤진다는 평가를 들었다. 이미경 CJ그룹 부회장은 그동안 기회가 날 때마다 “온미디어를 따라잡고 업계 1위가 되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그러다 2009년 오리온그룹이 온미디어의 매출감소로 사업을 정리하며 온미디어의 지분을 시장에 내놓자 이미경 부회장은 적극적으로 인수협상에 나섰다. 가격을 놓고 밀고당기며 협상이 5개월째로 접어들자 오리온은 “매각의사가 없다”며 협상중단을 선언했다.
이 부회장은 고자세로 나오는 오리온을 설득해 협상을 재개했다. 이 부회장은 온미디어의 2, 3대 주주인 ‘캐피탈그룹’과 ‘HSBC 사모펀드’의 지분까지 인수하면서 8개월 만에 인수를 매듭지었다.
이 부회장은 당시 온미디어 지분 55.17%를 4345억 원에 인수했다. 이를 놓고 무리한 결정이었다는 비판도 많이 나왔다. 당시 한 증권사 애널리스트는 “인수가가 온미디어 주가의 2배”라며 “SBS를 살 수 있는 가격에 온미디어를 샀다”고 지적했다.
그러나 이 부회장이 만든 CJE&M의 17개 채널은 지상파 방송을 위협할 정도 CJE&M을 키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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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0 케이블TV방송대상'서 '슈퍼스타K'를 만든 박광원 엠넷미디어 대표가 대상을 수상했다. |
◆ 이미경, 슈퍼스타K를 만들다
CJE&M의 음악전문 채널 ‘Mnet’에서 2010년 방송된 ‘슈퍼스타K2’의 마지막회는 평균 시청률 18.4%, 최고시청률 21.2%를 기록하며 케이블 방송 역사상 전무한 기록을 세웠다.
오디션 프로그램인 ‘슈퍼스타 K’는 이미경 부회장의 제안으로 시작됐다. 당시 엠넷미디어 대표이사를 지낸 박광원 대표는 “이미경 부회장이 2004년경 미국 프로그램 아메리칸 아이돌 이야기를 하며 오디션 프로그램의 기획안을 줬다”고 말했다.
슈퍼스타K는 3년의 기획과정을 거쳐 2009년 시즌1을 시작했다. 이 부회장은 제작비 지원도 아끼지 않았다.
박 대표는 “슈퍼스타K를 시작할 당시 경제위기가 와서 다른 방송사는 프로그램을 줄이고 있었는데도 엠넷은 40억 원의 제작비를 썼다”며 “이미경 부회장의 과감한 결정 덕분”이라고 말했다.
슈퍼스타K가 처음 시작할 때 성공을 예견한 사람은 거의 없었다. Mnet은 이미 2005년 ‘배틀신화’라는 오디션 프로그램에서 흥행에 실패한 경험을 갖고 있었다. 그래서 프로그램이 시작하기도 전에 “오디션 포맷은 한국에 맞지 않다”는 부정적 의견에 맞서야 했다.
그러나 슈퍼스타K는 8.2%의 시청률로 케이블방송 역사상 최고기록을 세우며 종영됐다. 시청률을 차치하더라도 슈퍼스타K는 방송 내내 화제의 중심이었다. 월드컵 우승국을 예상하는 것처럼 각종 온라인 커뮤니티는 우승자를 점치는 글로 들끓었다.
슈퍼스타K의 성공은 광고매출로도 증명됐다. 슈퍼스타K의 협찬사는 CJ뿐이었지만 슈퍼스타K2부터 코카콜라, 다음, 르노삼성, 모토로라, 랑콤 등 대기업이 협찬사로 참여했다. 슈퍼스타K2가 방송되기도 전에 이미 최종회 분까지 광고가 다 팔릴 정도였다.
일회성 이벤트로 끝날 줄 알았던 슈퍼스타K가 이듬해 슈퍼스타K2에서 더 큰 인기를 이어가자 지상파 방송사들도 부랴부랴 오디션 프로그램을 시작했다. MBC는 2010년 말 ‘위대한 탄생’을, SBS는 2011년 말 ‘K팝 스타’를 방송했다.
◆ 우리 음악을 해외로, MAMA의 성공
MAMA는 엠넷 아시안 뮤직 어워즈(Mnet Asian Music Awards)의 줄임말이다. 지상파 방송사들의 ‘연기대상’처럼 매년 연말 개최되는 음악 시상식이다.
1999년 ‘엠넷 영상음악 대상’으로 시작해 2009년부터 MAMA라는 이름으로 변경한 뒤 국내를 넘어 아시아 시상식을 표방했다.
MAMA로 이름을 바꿨으니 아시아 축제를 보여줘야 했지만 사실상 큰 변화는 없었다. 2009년 MAMA 시상식은 잠실 실내체육관에서 열렸고 수상자는 대부분 국내가수들이었다. 이날 출연한 해외가수는 일본 걸그룹 ‘AKB48’와 중국 그룹 ‘봉봉당’이 일본과 중국 현지에서 노래하는 장면을 중계했을 뿐이다.
당시 엠넷은 “외국가수를 불러들이는 게 아니라 우리방송을 해외에 내보내는 데 의의가 있다”며 “세계 45개국에 방송이 나간다는 점에 의미를 두고 싶다”고 말했다.
이듬해 MAMA는 중국 마카오의 베네치안 리조트에서 열렸다. 2010년 MAMA는 중국 일본 베트남 홍콩 등 13개국에 생중계됐다. 이를 고려해 가수들이 한국어와 중국어로 노래하고 영어로 수상자를 소개하는 모습을 보였다.
이미경 부회장과 오랜 인연을 이어온 가수 싸이는 “MAMA는 이 부회장의 통찰력이 꽃피운 작품”이라며 “이미경 부회장은 음악과 문화가 우리를 하나로 만들 수 있다고 항상 꿈꿔왔다”고 말했다.
싸이는 “2010년 이 부회장이 처음 해외에서 엠넷 아시안 뮤직 어워즈를 개최했을 때 사실 나는 회의적이었지만 2013년 스티비 원더가 우리나라 가수와 공연하기 위해 홍콩에서 열린 MAMA에 참여하는 것을 보고 생각이 달라졌다”고 말했다.
싸이의 말처럼 MAMA는 매년 발전하고 있다. 지난해 홍콩에서 열린 시상식 공연은 1만1천석이 1시간 만에 매진됐다. 미국 폭스 인터내셔널, 홍콩 TBC, 중국 호남위성 등 5개사와 손잡고 생중계를 펼쳤으며 닛산과 소니 등 40개 기업의 스폰서도 받았다.
신현관 CJE&M상무는 “MAMA같은 글로벌사업을 진행하려면 최고경영진의 의지가 가장 중요하다”며 “이미경 부회장은 글로벌 한류행사는 CJ만이 할 수 있는 행사라고 자신했다”고 말했다.
그는 “이미경 부회장이 인적 네트워크를 백분활용해 윌 아이엠과 스눕독 같은 아티스트들의 출연을 성사시키며 물심양면으로 MAMA를 지원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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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3 MAMA에 스티비원더가 참석했다. |
◆ 게임 떼어낸 CJE&M, 수익성을 고민하다
CJE&M이 극복해야 할 과제는 수익을 내지 못한다는 점이다.
이는 CJ그룹이 문화콘텐츠사업을 시작한 초기부터 안고 있는 문제다. CJ그룹의 문화콘텐츠사업들은 지난 10여 년 동안 적자를 지속해오다 CJE&M으로 통합한 2011년에야 비로소 흑자를 냈다.
그러나 속을 들여다보면 방송콘텐츠 사업은 여전히 적자가 지속되고 있다.
CJE&M의 지난해 영업이익은 585억 원이었는데 게임사업부문의 영업이익이 667억 원이었다. 게임사업을 제외한 방송사업, 영화사업, 음악·공연·온라인사업에서 82억 원 적자가 난 것이다.
올해 1분기 실적도 마찬가지다. CJE&M은 1분기에 매출 4026억 원과 영업이익 115억 원을 냈다. 이 가운데 게임부문의 매출이 1286억 원, 영업이익이 172억 원이다. 게임을 빼면 역시 57억 원 적자인 것이다.
CJE&M의 게임사업부문은 분리독립하며 2분기부터 연결실적에서 빠졌다. 그러자 우려가 현실로 나타났다. CJE&M은 2분기에 매출 2869억 원에 영업손실 130억 원을 기록했다. 이에 따라 올해 CJE&M이 적자로 전환할 것이라는 예상도 나온다.
황성진 HMC투자증권 연구원은 “3분기 영화 명량의 흥행으로 손익이 개선될 전망이나 실질적인 이익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게임부문의 분할로 전반적으로 수익성이 악화할 것”이라며 “방송광고 판매부진과 영화부문 흥행 변동성으로 올해 적자가 불가피하다”고 내다봤다.
김성수 CJE&M 대표는 일단 콘텐츠 투자를 늘려 실적을 개선하겠다는 계획을 세워놓고 있다. 김 대표는 최근 “게임부문 분사에 대비해 미디어콘텐츠 수출 및 디지털화에 집중하겠다”고 밝혔다.
CJE&M 관계자는 “영화콘텐츠 투자와 함께 방송 프로그램 등 핵심역량을 기반으로 수익성을 강화하겠다”며 “방송과 영화 공동제작 등 글로벌사업 진출에 박차를 가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