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몽익 코리아오토글라스(KAC) 회장이 삼부건설공업 편입으로 KCC에서 계열분리의 발판으로 삼을까?
정몽익 회장은 정상영 KCC 명예회장의 차남인데 형인 정몽진 KCC 회장, 동생인 정몽열 KCC건설 사장과 비교해 독자경영을 할 수 있는 무대가 좁았다.
정몽익 회장이 삼부건설공업을 인수를 기반으로 코리아오토글라스의 외형을 키우면 경영무대도 그만큼 넓어질 수 있다.
|
|
|
▲ 정몽익 KCC 사장. |
2일 업계에 따르면 코리아오토글라스는 삼부건설공업 인수에 따라 올해 본격적으로 사업영역을 확대한다.
삼부건설공업은 건설공사에 꼭 필요한 기초자재인 콘크리트의 제조판매, 조경공사와 토건공사 등을 주력사업으로 삼고 있다.
코리아오토글라스는 이번 주주총회에서 정관에 ‘주택건설 및 관련 사업’, ‘골재, 석재, 아스콘, 레미폰 생산 및 판매업’ 등 기존 사업에 삼부건설공업 사업분야를 추가하는 안건을 주주들로부터 승인받았다.
코리아오토글라스는 지난해 12월 삼부건설공업의 지분 99.2%를 780억 원을 들여 인수했다.
삼부건설공업은 차입부담이 낮아 재무구조가 상대적으로 우수하고 수익성도 좋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삼부건설공업은 2015년 모든 차입금을 갚으면서 차입금의존도도 0%가 된 데 따라 재무구조가 안정적이다.
삼부건설공업은 2014년에 매출 548억 원, 2015년 668억 원을 냈다. 코리아오토글라스의 지난해 매출 4402억 원의 15.2%에 이른다.
코리아오토글라스가 삼부건설공업을 흡수하면서 장기적으로 성장성이 밝아졌다고 업계는 평가한다.
권나현 한국신용평가 연구원은 “코리아오토글라스가 삼부건설공업을 자회사로 편입하면서 사업구조를 다각화하는 효과를 볼 뿐 아니라 수익 안정성도 높아질 것”이라며 “삼부건설공업이 계열사인 KCC 등과 시너지를 내면서 코리아오토글라스도 KCC그룹에서 위상이 높아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정몽익 회장이 삼부건설공업을 계열사로 삼아 코리아오토글라스의 몸집을 불리면서 계열분리 단계를 밟아가는 것이 아니냐는 관측도 나온다.
정몽익 회장은 2015년 12월 코리아오토글라스를 상장해 코리아오토글라스의 최대주주에 오른 데 이어 1년 만에 삼부건설공업을 자회사로 인수해 사업규모를 키우면서 계열분리를 위한 초석을 놓고 있다는 것이다.
정몽익 회장이 이끌고 있는 코리아오토글라스는 다른 형제들의 회사와 비교해 기업규모가 작은 편이다.
정몽진 회장이 최대주주에 올라 회장으로서 경영하고 있는 KCC는 지난해 매출규모가 3조4905억 원이었고 정몽열 사장이 독자적으로 경영하고 있는 KCC건설의 경우도 매출규모가 1조1207억 원에 이른다.
반면 코리아오토글라스는 지난해 연결기준으로 매출 4402억 원을 올리는 데 그쳤다. KCC나 KCC건설에 비하면 규모가 초라하다.
정몽익 회장은 현재 KCC 사장도 겸하고 있는데 코리아오토글라스의 외형이 커지면 정몽진 회장이 KCC, 정 회장은 코리아오토글라스, 정몽열 사장은 KCC건설 경영을 각자 맡으면서 독자경영을 강화하고 계열분리까지 진행할 수 있을 것으로 업계는 바라본다.
코리아오토글라스의 지분은 3월 기준으로 정몽익 회장이 20%, KCC가 19.9%를 보유하고 있다. KCC 지분은 정몽진 회장이 18.1%를 보유하면서 최대주주에 올라 있고 정몽익 회장은 8.8%, 정몽열 사장은 5.3%를 확보하고 있다. KCC건설 지분은 KCC가 36%, 정몽열 사장이 24.8%를 들고 있다.
코리아오토글라스가 성장세를 이어가면서 기업가치가 높아질 경우 정몽익 회장은 KCC가 보유하고 있던 코리아오토글라스의 지분을, 정몽진 회장은 본인이 보유하고 있던 KCC 지분을 서로 교환하는 방식으로 계열분리가 이뤄질 것으로 전망된다. [비즈니스포스트 이지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