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DB산업은행이 대우조선해양 회생을 놓고 시중은행들을 설득하는 작업에 들어갔다.
대우조선해양의 대주주이자 주채권은행인 산업은행은 27일 서울 여의도 산업은행 본점에서 KEB하나은행, KB국민은행, NH농협은행, 우리은행, 신한은행 등 시중은행의 실무자를 대상으로 채권단협의회를 열고 대우조선해양의 지원방안을 설명하며 동참을 설득했다.
|
|
|
▲ 이동걸 KDB산업은행 회장. |
정부가 23일 마련한 대우조선해양 구조조정 추진방안에 따르면 시중은행들은 보유하고 있는 무담보채권 7천억 원의 80%인 5600억 원을 출자전환하고 나머지 20%의 만기를 5년 유예해야 한다.
시중은행들은 정부가 추가 지원방안을 발표하기 전 대우조선해양의 출자전환을 놓고 어느 정도 합의를 본 것으로 알려졌다.
이동걸 산업은행 회장은 23일 대우조선해양의 추가지원을 발표하는 자리에서 “시중은행의 출자전환부분은 원만하게 협의가 이뤄졌다”며 “쉽지 않은 상황에서 참여해 준 시중은행에 감사하다”고 말했다.
대부분 시중은행들은 대우조선해양의 여신보다 선수금환급보증(RG)을 더 많이 보유한 것으로 파악된다.
대우조선해양이 자율적 채무조정에 실패해 법정관리의 일환인 사전회생계획제도(P-Plan)에 돌입할 경우 대규모로 선수금환급이 발생할 위험성이 있는 만큼 위험감소 차원에서 출자전환에 합의한 것으로 풀이된다.
산업은행은 시중은행들의 동참을 확실히 하기 위해 이르면 3월 안으로 확약서를 만들 계획을 세운 것으로 알려졌다.
시중은행들의 확약서가 있을 경우 4월17일과 18일 열리는 사채권자집회에서 대우조선해양의 회사채를 보유한 채권자들을 설득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
시중은행들이 출자전환에 합의했지만 확약서를 만드는 과정에서 선수금환급보증의 지원순서 등을 놓고 이견이 발생할 가능성이 나온다.
산업은행은 앞으로 발생할 대우조선해양의 선수금환급보증을 시중은행과 나눠서 지원하기로 했다.
시중은행이 국책은행에 앞서 우선 5억 달러(약 5600억 원) 규모로 선수금환급보증을 담당하는 방안을 유력하게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는데 아직 각 은행별 분담비중이 결정되지 않았다.
현재의 선수금환급보증 비중으로 할지, 대출비중으로 할지, 아니면 다른 어떤 비중으로 분담할지에 따라 책임져야 하는 선수금환급보증 규모가 달라지는 만큼 각 은행의 이해관계에 따라 이견이 발생할 가능성은 충분해 보인다.
산업은행 관계자는 “처음으로 은행권 이해관계자들에게 대우조선해양 지원방안을 설명하는 자리가 열린 만큼 앞으로 지원방안을 놓고 협의하는 자리가 지속적으로 열릴 것”이라며 “꾸준한 설득으로 이해관계자들의 합리적인 합의를 이끌어낼 것”이라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이한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