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 제조회사들이 전기차 경쟁에 본격적으로 뛰어들면서 전기차배터리 생산에 직접 나서고 있다.
오영일 포스코경영연구원 수석연구원이 23일 “테슬라가 3만 달러대 보급형 전기차 ‘모델3’를 선보인 뒤 전기차시장을 놓고 확신감이 형성된 것”이라며 “이후 내연기관 완성차회사들도 전기차시장에 본격적으로 진입하고 있는 양상”이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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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테슬라 '모델3'. |
테슬라는 지난해 3월말 모델3를 공개했다. 모델3는 사전예약을 받은 지 한 달 만에 40만 대 예약건수를 달성했다. 테슬라는 내년부터 본격적으로 모델3를 양산해 판매에 돌입한다는 계획을 세웠다.
모델3 등장과 함께 각국의 환경규제가 강화하면서 폴크스바겐, 벤츠, BMW 등 완성차회사들은 디젤차 중심에서 전기차 중심으로 전략을 수정했다. 벤츠는 2025년까지 100억 유로를 투자해 전기차 10종을 개발하기로 했고 BMW, 폴크스바겐, 포드는 올해부터 유럽전역에 급속 충전소 100개를 설치하기로 했다.
자동차 제조회사들은 전기차 개발과 함께 배터리 생산능력도 확대하고 있다.
오 연구원은 “기존 배터리 제조회사인 삼성SDI와 LG화학 외에도 전기차, 내연기관 자동차제조회사들도 배터리 전쟁에 나서고 있다”며 “자동차 제조회사들은 가격 경쟁력을 갖춘 고출력 배터리를 안정적으로 확보하기 위해 배터리공장을 짓는 중”이라고 말했다.
테슬라는 2020년 완공을 목표로 50억 달러를 투자해 기가팩토리를 짓고 있다. 지난해 7월부터 기가팩토리를 시험가동 중이다. 기가팩토리는 완공되면 연간 50Gwh의 생산능력을 확보한다. 테슬라는 배터리 대량생산체제를 통해 배터리 가격을 현재의 3분의 2 수준으로 낮추는 방안을 추진한다.
중국 전기차회사인 비야디는 중국 칭하이에서 10Gwh 규모의 전기차용 배터리공장을 짓는다고 지난해 밝혔다. 테슬라보다 늦게 전기차시장에 진입했지만 현지에서 이미 가동 중인 배터리공장 2곳에 칭하이 신규공장을 더해 전기차 생산에서 테슬라는 제치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폴크스바겐도 2025년 양산을 목표로 독일에서 배터리공장을 짓고 있다. 투자비는 테슬라 기가팩토리의 2배 수준인 100억 유로다. 폴크스바겐은 배터리공장에서 생산한 배터리를 친환경차 30종 100만 대에 공급한다는 계획도 세웠다.
오 연구원은 “배터리는 전기차 가격, 성능에 가장 큰 영향을 주는 부품”이라며 “자동차제조회사들은 배터리의 중요성을 감안해 외부공급에 전적으로 의존할 수 없다고 판단한 것”이라고 봤다.
한편 배터리 경쟁이 가속화하면서 배터리 고용량화가 빠르게 진행되고 있는 반면 원재료인 리튬 설비확대가 지연되고 있어 향후 리튬 공급부족 현상이 발생할 수 있다고 오 연구원은 봤다.
그는 “지난해 상반기까지 리튬 생산회사들이 발표한 신규, 증설설비 계획이 일정대로 진행되지 않고 있다”며 “리튬 공급 계획이 따라주지 못할 경우 자동차업계에서 전기차 보급확대 시가가 늦춰질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임수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