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진그룹 물류자회사인 한진이 회사채 발행에 애를 먹고 있다.
부산신항만 3부두 인수자금을 마련하는 데 장애요인으로 작용할 가능성도 있어 보인다.
한진은 300억 원 규모의 77회 무보증사채 발행에 나서 이 가운데 기관투자자에게 배정한 220억 원을 제외하고 나머지 80억 원을 일반투자자를 상대로 청약을 받았다고 16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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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용원 한진 사장. |
이번 회사채 발행주관사는 미래에셋대우와 유안타증권, KB증권과 키움증권이다.
한진 관계자는 “이번 사채발행으로 얻은 자금으로 400억 원 규모의 69회 공모사채를 차환할 것”라며 “차환에 부족한 100억 원은 유보자금으로 마련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진은 유동성 확보에 어려움을 겪으면서 부산신항만 3부두 인수자금에도 차질이 빚어지는 것은 아닌가 하는 관측도 나온다.
한진 관계자는 “한진은 보유하고 있던 1부두 지분을 매각해 3부두 인수자금으로 확보해두고 있다”며 “4월에 1부두 매각을 마무리하고 글로벌해양펀드, 부산항만공사와 협력해 5월 안에 인수를 확정지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진은 회사채를 발행하는 과정에서 수요예측에 잇달아 실패하면서 발행규모를 줄이고 나머지 차환자금을 자체적으로 조달했다. 이번 사채발행도 400억 원을 차환하기 위해 300억 원만 조달했고 유보자금 100억 원을 사용했다.
1년 만기의 회사채 발행은 이번이 2번째로 만기를 짧게 잡아 회사채를 발행하고 있다. 회사채 만기가 짧아지고 있다는 말도 나왔다.
한진은 지난해 10월 350억 원 규모의 1년 만기 회사채를 내놨지만 수요예측에 실패했다. 발행주간사인 유안타증권과 산업은행, NH투자증권과 한화투자증권이 각각 110억 원과 140억 원, 50억 원씩을 떠안았다. 당시 한진은 차환을 위해 900억 원이 필요했지만 550억 원을 자체적으로 조달했다.
한진은 한진해운이 법정관리에 들어가면서 매출채권을 대손처리하는 탓에 수익성이 악화했다.
한진은 지난해 매출 1조7648억 원, 영업손실 153억 원, 순이익 398억 원을 낸 것으로 잠정집계됐다. 2015년보다 매출은 7.5% 늘었지만 영업이익은 적자전환했고 순이익은 59.7% 줄었다.
한진이 회사채를 발행하기 위한 기관투자자 수요예측에 연이어 실패했다는 점을 감안하면 회사채를 추가로 발행하는 데 앞으로도 클 것으로 보인다.
한진은 부산신항 3부두 경영권을 굳히기 위해 추가로 지분을 인수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 2대주주가 2013년에 3부두 지분을 인수하면서 약정배당율을 6.93%로 정했다. 1년에 194억 원가량의 이자를 내고 있는 셈이다.
한진은 부산신항 3부두 지분을 50%+1주 보유하고 있지만 2대 주주인 IMM인베스트먼트가 지분매각을 결정하면서 경영권도 위태로워졌다. IMM인베스트먼트는 부산신항 3부두 지분을 전환우선주로 50%-1주 보유하고 있다. 보통주로 전환되면 1주당 9주의 보통주가 된다.
IMM인베스트먼트가 지닌 3부두 지분의 매각가격은 3500억~3800억 원으로 알려졌다. 2부두 대주주인 DP월드나 1,4부두 운영자인 싱가포르항만공사 등이 웃돈을 제시하고 있다는 말도 나왔다.
한진은 3부두 인수자금을 마련하기 위해 글로벌해양펀드를 통해 2천억 원을 투자받는 과정을 진행하고 있다. 싱가포르항만공사와 1부두 매각을 위한 계약을 앞두고 있다. [비즈니스포스트 박경훈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