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삼구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이 금호타이어 인수과정에서 컨소시엄 구성을 허락하지 않을 경우 우선매수청권 행사를 포기하겠다는 입장을 내놓았다.
금호아시아나그룹은 13일 오전 서울 광화문 금호아시아나그룹 사옥에서 간담회를 열고 채권단에게 금호타이어 인수를 위한 컨소시엄 구성을 허용해 줄 것을 요청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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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삼구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 |
윤병철 금호아시아나 기획재무팀장 상무는 “금호아시아나그룹은 지속적으로 컨소시엄 구성을 허용해 줄 것을 채권단에 요청해왔다”며 “하지만 산업은행은 주주협의회에 부의 하지 않은 채 일방적으로 컨소시엄을 허용하지 않겠다고 한다”고 말했다.
박 회장과 박세창 금호아시아나그룹 사장은 3월2일과 3월6일 각각 산업은행과 주주협의회에 컨소시엄 구성을 통해 우선매수청구권 행사가 가능한지를 묻는 공문을 보냈다. 금호아시아나는 채권단이 답을 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윤 상무는 “컨소시엄 허용 여부와 관계없이 금호아시아나그룹은 전략적투자자(SI)를 유치하기 위해 논의를 진행해 왔다”며 “2일과 6일 두 차례에 걸쳐 산업은행과 주주협의회에 공문을 보냈지만 전혀 답변이 없다”고 말했다.
2010년 5월 산업은행 등 채권단과 맺은 우선매수청구권은 ‘우선매수권자의 권리는 주주협의회의 사전 서면승인이 없는 한 제3자에게 양도할 수 없다’는 내용을 뼈대로 하고 있다. 이는 주주협의회의의 동의가 있다면 컨소시엄 구성이 가능하다는 의미라고 금호아시아나그룹은 주장했다.
윤 상무는 “우선협상대상자인 더블스타에게는 6개 회사의 컨소시엄을 허용하면서 우선매수청구권자에게는 컨소시엄을 불허하는 것은 형평성에 어긋난다”며 “우선매수청구권자에게만 컨소시엄을 허용하지 않는다면 금호타이어 우선매수청구권을 포기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금호아시아나그룹 측은 재무적투자자만으로 인수하겠다고 밝힌 적이 없다”며 “재무적투자자만 동원해 금호타이어를 인수한다면 향후 금호타이어의 경영정상화 등 경쟁력을 높일 수 있는 자금확보가 어려울 수 있다”고 덧붙였다.
윤 상무는 “컨소시엄 구성을 불허하면 모두 차입금 형태로 자금을 조달해야 한다는 것”이라며 “그런 의사결정을 내릴 회사는 없을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박 회장 측은 더블스타 매출이 금호타이어의 4분의 1에 불과한 점 등을 감안하면 더블스타가 금호타이어를 인수한 이후 경영정상화에 성공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라고 보고 있다고 덧붙였다.
윤 상무는 뒤늦게 컨소시엄구성을 허용하면 형평성에 어긋난다는 주장을 놓고 “오히려 우리가 할 얘기”라며 “그동안 금호타이어를 정상화하기 위해 희생했고 이를 토대로 워크아웃을 졸업했는데 정당하게 받은 우선매수청구권에 컨소시엄 구성을 허용하지 않는 것은 불공평하다”고 말했다.
금호아시아나그룹은 박 회장이 금호타이어를 정상화하기 위해 금호석유화학을 매각해 3300억 원을 마련했고 이 가운데 1100억 원을 들여 금호타이어 유상증자에 참여했으며 유상증자로 마련한 자금을 토대로 금호타이어는 베트남공장과 용인연구소 설립하는 등 성장했다고 주장했다.
윤 상무는 컨소시엄 허용을 공론화 하는 시기를 놓고 “이전에 공론화했으면 입찰방해 등으로 우선매수청구권을 박탈한다고 나왔을 가능성이 있었다”며 “물밑협상에서는 심도있게 논의할 듯 하다가 보도자료를 통해 주주협의회 결정 소식을 밝히니 당혹스럽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박경훈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