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CC '6조' 삼성물산 보유지분 활용 길 열려, 정몽진 유동화 압박 벗고 밸류업 속도 낸다
조경래 기자 klcho@businesspost.co.kr2026-08-25 15:58: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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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즈니스포스트] 정몽진 KCC 대표이사 회장이 6조 원에 이르는 투자자산을 활용할 수 있는 길이 열리면서 기업가치 제고에 시동을 걸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KCC가 보유한 삼성물산 지분 활용법을 놓고 유동화 압박이 이어져왔는데 삼성전자가 최근 주주환원 제고 방안을 내놓으면서 숨통이 트였다.
▲ 정몽진 KCC 대표이사 회장이 삼성물산 지분과 관련해 구체적 계획을 제시하며 유동화 압박에서 벗어나 밸류업에 속도를 내는 결단을 내렸다.
25일 업계에 따르면 KCC는 장부상 보유자산을 주주환원 재원으로 활용한다는 계획을 세웠다. 삼성물산 지분을 활용한 특별배당 방안을 바탕으로 기업가치를 끌어올리겠다는 구상으로 읽힌다.
KCC는 삼성물산 지분 10.49%를 보유한 2대 주주다. 전날 삼성물산 종가인 36만4500원을 기준으로 KCC 보유 지분을 환산하면 약 6조2001억 원에 이른다.
삼성물산 지분가치가 KCC 전체 시가총액인 4조2000억 원을 넘어서는 만큼 삼성물산 주가 상승은 KCC 순이익에도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
실제로 KCC의 2026년 2분기 영업이익은 1289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3.1% 줄었지만 순이익은 2조8392억 원으로 217.8% 늘었다. 보유한 삼성물산 주가 상승에 따른 평가이익 증가가 반영된 결과로 풀이된다.
삼성물산 지분은 KCC 실적뿐 아니라 앞으로 주주환원 여력을 좌우할 핵심 자산으로도 부각된다. KCC는 2025년에 발표한 기업가치 제고 계획에서 금융자산 활용 방안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는데 1년 만에 이를 실현하게 됐다.
정경희 LS증권 연구원은 “기존 높은 평가액에도 불구하고 기본 배당 이외에 특별한 수익을 제공하지 못하던 삼성물산 보유지분이 주주환원의 동력이 될 수 있다는 점은 고무적”이라고 말했다.
KCC는 지난 20일 삼성물산 특별배당금 수취액의 50% 이상을 재원으로 활용하는 특별배당금을 신설했다. 특별배당금은 삼성물산 주당 배당금에서 최소 주당배당금인 2500원을 뺀 금액을 기준으로 산정한다.
▲ KCC는 지난 20일 삼성물산 특별배당금 수취액의 50% 이상을 재원으로 활용하는 특별배당금을 신설했다. 사진은 KCC관계자들이 지난 7월 ‘인-코스메틱스 코리아 2026 어워드’에서 수상한 뒤 기념촬영을 하는 모습. < KCC >
삼성물산으로부터 받는 배당금이 늘어나면 KCC의 주주환원 재원도 함께 확대되는 구조다.
앞서 삼성물산은 올해 2월 '3개년 주주환원 정책'을 발표하며 최소 주당배당금을 기존 2천 원에서 2500원으로 높이고 관계사 배당수익의 60~70%를 주주에게 환원하기로 했다.
특히 삼성물산이 지분 5.11%를 보유한 삼성전자에서 최대 110조 원 규모의 주주환원 계획을 내놓으면서 삼성전자의 특별배당이 삼성물산을 거쳐 KCC 주주들에게까지 이어질 수 있다는 분석도 설득력을 얻고 있다.
하나증권은 KCC의 특별배당 규모를 주당 최소 1만1664원에서 최대 1만9052원으로 추정했다. 기존 배당금을 합치면 전체 주당배당금은 2만1744원(시가배당률 4.6%)에서 2만9131원(시가배당률 6.1%)에 이를 것으로 바라봤다.
기존 KCC 시가배당률 2.1%였던 것 고려하면 2.5~4%포인트의 시가 배당률 개선 효과가 발생한다는 것이다.
이로써 정몽진 회장이 지속적으로 받아온 삼성물산 지분 유동화 압박도 한층 완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올해 초 정기주주총회를 앞두고 트러스톤자산운용은 권고적 주주제안을 내며 KCC가 보유한 삼성물산 지분의 유동화를 제안했다. 다만 KCC가 보유 자산 활용과 자사주 소각을 담은 주주환원책을 내놓으면서 해당 제안은 철회됐다.
지분 유동화 요구는 일시적으로 잦아들었지만 불확실성은 여전히 남아 있었다. 삼성가와 우호적 관계를 유지하는 데 삼성물산 지분이 핵심으로 작용해 온 만큼 매각 압박은 정 회장으로서는 부담이 될 여지가 많았기 때문이다.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과 친분이 깊은 것으로 알려진 정 회장은 2015년 제일모직과 삼성물산 합병 당시 해외 사모펀드의 반발이 거세지자 ‘백기사’ 역할을 맡아 우호지분 확보에 힘을 실은 바 있다.
정 회장은 이번 기업가치 제고 계획에 비핵심 투자자산 유동화에 따른 이익을 주주환원에 활용한다는 방침과 삼성물산 현금흐름 활용 방안을 함께 담으며 앞으로 나올 잡음을 선제적으로 차단했다.
기업가치 제고 노력을 이어가는 정 회장은 글로벌 시장 내 포트폴리오 확대를 통한 지속 가능한 성장 기반 마련에도 힘을 실을 것으로 보인다. KCC는 핵심인 실리콘 제품에서 반도체·의료·전기전자 등 다양한 분야의 수요를 겨냥하고 있으며 건자재와 도료 제품도 고부가 시장을 중심으로 판매처 확대를 추진하고 있다.
KCC 관계자는 비즈니스포스트와 통화에서 “특별배당 신설 등 적극적 주주환원 정책을 추진해 기업가치를 극대화하겠다”며 “글로벌 시장 내 포트폴리오 확대를 기반으로 지속할 수 있는 성장 기반을 마련하고 투자자와 소통을 강화해 시장 신뢰를 높이는 데 주력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조경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