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에는 인천공항면세점이다.
롯데와 신라, 신세계 등 국내 주요 면세사업자들이 4월 인천공항 제2여객터미널 면세점을 두고 경쟁을 벌인다.
중국정부의 사드보복으로 국내 면세사업의 불확실성이 높아지고 있지만 인천공항면세점의 경우 내국인 비중이 높은 만큼 새로운 활로가 될 수도 있다. 지난해 인천공항면세점 매출 가운데 51%가 내국인 지갑에서 나왔다.
◆ 롯데와 신라, 신세계 얼마나 공격적으로 베팅할까?
9일 업계에 따르면 인천국제공항공사가 10월 제2터미널 개장을 앞두고 최근 면세점 입찰공고를 냈다. 입찰참가신청일은 4월4일이고 입찰일은 4월5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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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 |
이미 제1터미널에서 면세점을 운영하고 있는 롯데면세점과 신라면세점, 신세계면세점은 참여가 거의 확실시된다.
신라면세점은 해외시장 확대에 공을 들이고 있는 만큼 공격적으로 입찰에 참가할 것으로 보인다. 인천공항면세점은 공항을 오가는 외국인들 사이에서 인지도를 높일 수 있는 좋은 기회이기 때문이다.
신라면세점은 최근 홍콩 첵랍콕국제공항 면세사업자 입찰에 참가하는 등 해외사업에 속도를 내고 있다. 지난해 태국 푸껫에 시내면세점을 낸 데 이어 올해 상반기에 도쿄에도 시내면세점을 연다.
신세계면세점도 입찰을 긍정적으로 검토하고 있다.
신세계그룹은 백화점과 대형마트 외에 면세점을 새로운 성장동력으로 내세우고 면세사업에 의욕을 보이고 있다. 2015년 인천공항면세점 입점에 성공했고 지난해 서울 명동에 시내면세점도 열었다.
롯데면세점이 이번에도 과감한 승부수를 띄울 지도 주목된다.
롯데면세점은 2015년 초 이뤄진 3기 면세사업자 선정 당시 신라면세점보다 70%나 높은 임대료를 제시하는 등 과감한 베팅을 했다.
롯데면세점은 당시 가장 넓은 구역을 확보하는 데 성공했다. 지난해 인천공항면세점 전체 매출의 50%가 롯데면세점에서 나왔다.
이밖에 글로벌 면세사업자 1, 2위인 듀프리와 DFS도 입찰에 관심을 보이고 있다. 이들은 지난 2월 인천국제공항공사 청사에서 열린 제2터미널 사업설명회에 참석했다.
◆ 두산과 한화, 시내면세점 적자에도 뛰어들까?
두산과 한화 역시 입찰을 긍정적으로 검토하고 있다.
한화갤러리아는 2015년 3기 면세사업자 선정 당시 입찰을 검토했지만 임대료 부담으로 막판에 참여를 포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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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월9일 오전 인천국제공항공사 청사에서 열린 비공개 사업설명회에서 공사 직원이 면세점업체 관계자 명단을 확인하며 입장을 시키고 있다.<뉴시스> |
두산과 한화는 지난해 나란히 면세시장에 진출했지만 아직까지 적자를 내며 성과를 거두지 못하고 있다.
인천공항면세점이 임대료 때문에 부담이 크긴 하지만 앞으로 장기적으로 면세사업을 키우기 위해 입찰에 뛰어들 가능성이 제기된다. 인천공항면세점에 입점할 경우 시내면세점과 시너지를 누릴 수 있고 구매력도 키울 수 있기 때문이다.
한화갤러리아 관계자는 “인천공항면세점 입찰을 적극적으로 검토해 매출 성장동력을 확보해 나갈 예정”이라고 말했다.
인천공항면세점은 세계 1위 공항면세점으로 지난해 매출만 2조3천억 원에 이른다. 한해 인천공항을 이용하는 사람만 5천만 명으로 면세점에 입점하는 것만으로도 홍보효과를 톡톡히 누릴 수 있다.
인지도가 높아지면 앞으로 명품 브랜드를 비롯해 제조사들과 협상에서 구매력도 키울 수 있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인천공항면세점은 임대료가 높아 수익성 면에서는 좋지 않다”면서도 “국내 면세시장의 불확실성이 높아지고 있는 상황에서 비교적 안정적인 시장을 확보할 수 있다는 점에서 매력적”이라고 말했다.
물론 중국인관광객 감소에 따른 사업환경 악화 가능성 역시 남아있다. 이번에 임대료가 지난번보다 낮아졌는데 이런 점을 고려한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인천공항면세점을 이용한 소비자 가운데 중국인의 비중은 매출 기준으로 전체의 33%였다. [비즈니스포스트 조은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