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J올리브네트웍스의 성장세가 무섭게 가파르다. 주력사업인 올리브영은 헬스앤뷰티(H&B)숍업계에서 독주하고 있다.
이재현 CJ그룹 회장의 장남인 이선호 CJ제일제당 과장이 CJ올리브네트웍스의 2대주주인 만큼 경영권 승계를 염두에 두고 덩치를 키우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CJ그룹이 실시한 최근 인사에서 이 회장의 장녀 이경후 미국지역본부 통합 마케팅 팀장이 상무대우로 승진하면서 3세경영을 향해 더욱 속도를 낼 것으로 보인다.
◆ 경영권 승계의 핵심 CJ올리브네트웍스 급성장
8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CJ올리브네트웍스는 CJ그룹에서 급성장하는 회사로 꼽힌다. 증권가는 올해 CJ올리브네트웍스가 낼 순이익이 CJ제일제당 다음으로 높을 것으로 전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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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재현 CJ그룹 회장(왼쪽)과 이선호 CJ제일제당 과장. |
CJ올리브네트웍스는 최근 CJ그룹의 통합 멤버십인 ‘CJONE’서비스도 CJCGV로부터 양도받았다. 2천만 명이 넘어서는 가입자 정보를 확보한 만큼 마케팅 역량이 한층 강해진 셈이다.
CJ올리브네트웍스의 이런 폭발적 성장세는 오너일가의 지분구조와 함께 더욱 주목받는다.
CJ그룹은 지주사 CJ를 통해 CJ제일제당과 CJ프레시웨이, CJ푸드빌, CJ오쇼핑, CJCGV, CJE&M 등 계열사를 지배하고 있다.
현재 이재현 회장의 장남 이선호 CJ제일제당 과장과 이경후 상무대우 모두 CJ 지배력이 미미하다. 이 과장은 보유한 주식이 없고 이경후 상무대우는 지분율이 0.13%에 불과하다.
이 과장이 이 회장의 CJ 지분 42.08%를 승계받으려면 물적토대가 필요한데 그 자금줄이 CJ올리브네트웍스다.
이 과장은 CJ올리브네트웍스의 2대주주로 지분 17.97%를 보유하고 있다. CJ올리브네트웍스를 상장해 지분을 매각한 뒤 CJ 주식을 물려받는 세금을 내거나 CJ와 합병하는 방법으로 CJ의 지분을 확보할 수 있다.
어떤 방법이든 일단은 CJ올리브네트웍스의 규모를 키워야 한다. 이 회장이 보유한 CJ의 지분가치는 2조 원에 육박한다.
CJ그룹 경영권 승계의 불확실성을 빨리 제거해야 기업가치가 오를 수 있다는 말도 증권가에서 나온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CJ그룹이 실적호조에도 불구하고 주가가 좀처럼 반등하지 못하는 것은 지배구조와 관련한 불확실성 탓”이라고 말했다.
CJ그룹 9개 상장사의 현재 시가총액은 20조 원이 채 안되는데 2015년 말 25조7026억 원과 비교해 22%나 줄었다.
그러나 CJ씨푸드를 제외한 나머지 8개 계열사 가운데 올해 매출이 전년보다 줄었을 것으로 집계되는 계열사는 CJ오쇼핑(-1%) 한 곳 뿐이다. CJ그룹의 주가하락이 실적보다 오너를 둘러싼 불안감 때문이라고 볼 수밖에 없다.
이재현 회장이 경영복귀를 해도 건강이 예전같지 않을 것이라는 점에서 경영권 승계의 기반을 마련해야 하고 이런 점에서 CJ올리브네트웍스 성장세는 더욱 가팔라질 가능성이 높다
◆ 올리브영, CJ그룹 전폭적인 지원 이어질 듯
CJ그룹은 앞으로도 급성장세를 보이는 올리브영의 규모를 확대해 CJ올리브네트웍스의 기업가치를 올리는 데 주력할 것으로 보인다.
올리브영은 지난해 매출 1조 원을 무난하게 넘겼을 것으로 추정된다. 국내 헬스앤뷰티숍으로서 처음 세우는 기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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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올리브영 광복본점. |
올리브영은 1999년 서울 신사점으로 시장에 첫 진입한 이후 매년 두 자릿수 이상의 성장률을 기록하고 있다. 매장 수는 지난해 말 기준 790여 개로 2011년 150여 개와 비교하면 5년 만에 4배 이상 늘었다. 지난해에 중국 상해 5호점까지 출범하며 해외 성장전략도 마련했다.
올리브영은 업계를 독점하고 있다고 해도 지나친 말이 아니다. 헬스앤뷰티숍시장의 80%를 올리브영이 차지다. 올해도 미니점포와 플래그십스토어 등을 통해 왓슨스, 롭스 등 추격자들을 일찌감치 따돌리겠다고 자신한다.
CJ올리브네트웍스는 올리브영을 라이프스타일 편집숍으로 바꾸겠다는 계획도 세웠다. 의식주에 필요한 모든 제품을 올리브영에서 해결할 수 있도록 하겠다는 것이다.
CJ올리브영의 부산 광복본점은 라이프스타일 컨셉을 처음 적용해 최근 문을 열었는데 개장 40일 만에 방문객이 50만 명을 돌파하며 연일 목표매출을 초과달성하고 있다.
이재현 회장이 CJ그룹 경영에 복귀하면 투자확대 등을 통해 CJ올리브네트웍스의 몸집이 더욱 커질 것으로 보인다. 이 회장은 최근 유전병 치료를 위해 미국으로 출국했는데 이 회장이 다음달경 회사에 출근해 경영에 복귀할 가능성도 높다.
CJ그룹 관계자는 이 회장의 건강을 놓고 "지난해 말부터 짧은 거리를 걸을 수 있을 정도로 회복됐다"면서도 "상반기에 복귀할 가능성이 크지만 아직 확정된 것은 없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고진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