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예원 기자 ywkim@businesspost.co.kr2026-07-16 15:31: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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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국콜마 미국법인의 적자가 이어지며 이사회의 재무 전문성이 중요해질 것으로 보인다. 사진은 윤상현 콜마홀딩스 부회장이 2025년 7월16일(현지시각) 미국 펜실베니아주에서 열린 미국법인 '콜마USA' 제2공장을 찾아 기념사를 하는 모습. <한국콜마>
[비즈니스포스트] 한국콜마가 국내외 투자를 확대하면서 이사회의 재무·위험관리 역량도 중요해질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한국콜마 이사회를 보면 구성원들의 전문성이 글로벌 사업과 기업경영에 집중된 반면 상대적으로 재무나 위험관리에는 취약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16일 한국콜마 이사회 구성을 종합하면 상대적으로 재무회계 역량이 부족한 상황으로 파악된다.
한국콜마가 공개한 이사회 역량 구성표를 보면 전체 이사회 구성원 7명 가운데 6명이 기업경영과 글로벌 역량을 보유한 것으로 분류됐다. 반면 재무회계 역량을 갖춘 이사는 허현행 부사장 1명뿐이다. 사외이사 3명 가운데 재무회계 역량 보유자는 없다.
위험관리 역량 보유자도 전체 이사 가운데 2명에 그쳤다. 사외이사 가운데서는 김지현 연세대학교 경영대학 교수만 위험관리 역량을 갖춘 것으로 분류됐다. 이사회 전문성이 글로벌 사업과 기업경영에 상대적으로 집중돼 있는 셈이다.
이 같은 구성은 한국콜마가 해외 생산거점과 글로벌 고객사를 확대해 온 흐름과 맞닿아 있다고 여겨진다.
한국콜마는 미국과 캐나다, 중국 등에 생산법인을 두고 있다. 2025년에는 미국 펜실베이니아주 제2공장을 가동해 미국 내 연간 생산능력을 약 3억 개로 늘렸다. 캐나다 법인을 포함한 북미 생산능력은 약 4억7천만 개로 확대됐다.
다만 생산기반을 확충하는 단계에서 이미 투입한 자금의 성과를 관리하는 단계로 넘어가면서 이사회에 요구되는 역할도 달라질 것으로 보인다.
이사회는 상법에 따라 중요한 자산의 취득·처분과 대규모 차입 등 주요 업무집행을 결의하고 이사의 직무집행을 감독한다.
이사회가 모든 투자를 정기적으로 다시 심사하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투자 성과가 기대에 미치지 못해 추가 출자나 대여, 지급보증, 사업계획 변경이 필요해지면 경영진이 제시한 대응방안과 재무적 영향을 검토하는 역할을 맡게 된다.
한국콜마 미국법인은 이사회의 감독 역할이 중요해진 사례로 꼽힌다.
한국콜마가 미국법인 인수 이후 지난해까지 투입한 지분투자금은 625억 원으로 파악된다. 이 가운데 지난해 신규 출자한 147억 원을 제외한 478억 원은 손상차손으로 처리됐다.
미국법인에 빌려준 410억 원 가운데 339억 원에도 손실충당금이 설정됐다. 한국콜마가 미국법인에 제공한 지급보증도 약 1천억 원 규모로 파악된다.
미국 제2공장에는 별도로 약 800억 원이 투입됐다. 한국콜마는 올해 1분기에도 미국법인 유상증자에 121억 원을 투입했다. 미국사업 정상화가 늦어질수록 신규 고객 유치와 가동률 상승 전망뿐 아니라 추가 자금 투입의 필요성과 시점까지 함께 따져야 하는 상황이다.
한국콜마의 자금 수요는 미국법인에만 국한되지 않는다.
한국콜마는 국내 생산시설과 물류 자동화 투자를 병행하고 있으며 마스크팩 제조 전문기업인 콜마스크도 자회사로 새로 편입했다. 미국법인 지원과 국내 증설, 인수합병 뒤 통합투자가 동시에 진행되면서 사업별 투자 우선순위를 정하는 자본배분의 중요성도 커지고 있다.
한국콜마 순차입금은 2025년 말 9175억 원에서 2026년 1분기 9813억 원으로 638억 원 증가했다. 단기성 차입금 비중도 72.8%로 파악돼 차입구조를 관리할 필요성도 높아지고 있다.
▲ 한국콜마 미국법인의 적자가 이어지며 위원회의 재무 전문성이 중요해질 것으로 보인다. 사진은 미국 펜실베니아주에 위치한 콜마USA 제2공장 전경. <한국콜마>
물론 당장 실적이나 재무 부담이 심각한 상황은 아니다. 국내법인의 성장에 힘입어 전체 실적은 개선되고 있다.
한국콜마는 올해 1분기 연결기준 매출 7280억 원, 영업이익 789억 원을 거뒀다. 지난해 1분기보다 매출은 11.5%, 영업이익은 31.6% 늘었다. 국내법인의 선케어와 기초화장품 수주 증가가 실적 개선을 이끈 것으로 분석됐다.
그러나 국내사업에서 창출한 현금이 여러 투자처에 동시에 배분되는 만큼 연결실적 증가만으로 투자 여력을 판단하기는 어렵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업계 안팎에서 미국법인 추가 지원과 국내 증설, 신규 인수기업 투자의 필요성과 기대효과를 각각 구분해 검토할 필요가 있다는 의견이 나오는 이유다.
이사회 구성원들의 높은 재무·위험관리 역량이 요구되는 상황이라고 볼 수 있지만 현재 구성만으로 이런 수요를 충족하기 쉽지 않아 보인다는 시선이 적지 않아 보인다.
현재 한국콜마 이사회의 형식적 운영 지표는 높은 수준이다.
한국콜마 이사회는 2025년 7차례 열려 18개 안건을 심의했다. 평균 참석률은 98.1%였으며 모든 안건이 원안대로 의결됐다.
자체 평가에서는 이사회 종합점수가 5점 만점에 4.95점, 사외이사 종합점수가 4.86점으로 집계됐다. 대표이사와 이사회 의장을 분리하고 보상위원회를 사외이사만으로 구성하는 등 절차적 독립성도 강화했다.
다만 참석률과 원안 가결 여부만으로 이사회의 실질적 감독 수준을 판단하기는 어렵다.
투자안을 원안대로 승인했더라도 심의 과정에서 가동률과 손익분기 시점, 자금조달 조건을 점검하거나 경영진에 추가 자료와 대응책을 요구했을 수 있다. 현재 공개자료만으로는 사외이사들이 주요 투자안과 해외법인 지원을 검토하면서 어떤 조건이나 대안을 제시했는지 확인하기 어려운 부분도 있다.
향후 이사회 구성을 어떻게 보완할지가 중요한 과제가 될 것으로 보인다.
한국콜마 이사회 산하에는 독립이사후보추천위원회와 ESG위원회, 보상위원회가 설치돼 있다. 별도의 투자위원회나 위험관리위원회는 없다. 다만 동종기업에서도 독립된 투자위원회 설치가 일반적이라고 보기는 어려워 위원회 부재 자체를 지배구조상 약점으로 단정하기는 어렵다.
대신 기존 이사회가 투자와 재무 위험을 검토할 수 있도록 관련 정보 제공과 외부 전문가 활용을 강화할 필요성이 있다는 목소리는 존재한다. 향후 사외이사 선임 과정에서 재무구조와 투자심사, 해외사업 정상화 경험을 갖춘 인사를 보강하는 방안도 선택지가 될 것으로 관측된다.
한국콜마 관계자는 "재무적 의사결정의 전문성 확보를 위해 회계사 출신의 최고재무책임자(CFO)가 관련 안건을 충분히 검토하며 상정하고 있다"며 "이사회 구성도 회계사 출신 감사, 전 CFO 출신 사내이사 등 재무 전문성을 갖춘 구성원들이 논의하며 의사결정을 담당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예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