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저신용자 최고 1천만 원 '저축은행 생활안정대출', 민간심사·DSR 문턱에 실효성 글쎄
권석천 기자 bamco@businesspost.co.kr2026-06-30 14:26:32
확대축소
공유하기
[비즈니스포스트] 정부가 중·저신용자의 제도권 금융 접근성을 높이기 위해 민간 저축은행과 손잡고 중금리 생활안정대출을 내놨다.
다만 저축은행의 자체 신용심사와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규제가 적용되는 만큼 실제 취약 차주의 자금난 해소로 이어질지는 지켜봐야 한다는 평가가 나온다.
▲ KB·OK·SBI·신한·예가람·한국투자저축은행 등 6개 저축은행이 금융위와 협력해 신용평점 하위 50% 이하 중·저신용자를 대상으로 한 '중금리 생활안정대출' 상품을 선보였다.
29일 정부에 따르면 KB·OK·SBI·신한·예가람·한국투자저축은행 등 6개 저축은행은 금융위원회와 협력해 신용평점 하위 50% 이하 중·저신용자를 대상으로 한 '중금리 생활안정대출' 상품을 출시했다.
대출 한도는 차주별 전 금융기관 합산 최대 1천만 원이며, 1차 출시기관 기준 금리는 연 5.9~15.27%다. 기존 중금리대출 최고금리인 16.51%보다 최고금리는 1.24%포인트 낮아졌다.
금융위는 이번 상품을 통해 500억 원 규모의 공급 확대 효과를 기대하고 있다. 상품이 모두 판매되면 적어도 5천 명이 혜택을 보는 셈이다.
이번 상품은 금융위가 4월 제4차 '포용적 금융 대전환' 회의에서 발표한 약 31조 규모의 '중금리대출 활성화 방안'의 첫 번째 후속조치라는 점에서 주목된다.
당시 금융위는 신용대출 시장에서 중신용자를 '허리'로 규정하고 '더 낮은 금리로, 더 많은 중금리대출을 공급하겠다'며 올해 중금리대출 공급 목표를 31조9천억 원으로 제시했다.
다만 상품 출시가 곧바로 취약차주의 대출 승인 확대로 이어질지는 미지수다.
기존 햇살론이 제도권 금융 이용이 어려운 저소득·저신용자를 대상으로 서민금융진흥원 보증을 통해 생계비를 지원하는 정책서민금융 상품이라면, 이번에 출시된 중금리 생활안정대출은 금융회사가 자체 신용으로 공급하는 민간 중금리 신용대출이라는 점에서 차이가 있다.
결국 최종 대출 가능 여부는 정책 보증보다 금융회사의 신용평가와 차주의 상환능력에 더 크게 좌우된다.
금융위도 이번 상품을 ‘금융회사가 자체 신용으로 공급하는 중금리 신용대출 상품’이라고 설명했다. 최종 대출 한도는 차주별 잔여 한도와 금융회사가 자체 산출한 한도 가운데 적은 금액으로 결정되며, 금리 역시 차주의 신용도와 금융회사 신용평가시스템에 따라 산정된다.
▲ 이억원 금융위원회 위원장이 4월27일 서울 동작구 KB희망금융센터에서 열린 2026년 포용적 금융 대전환 제4차 회의에 참석해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가계부채 관리 장치가 그대로 유지된 점도 실효성을 둘러싼 쟁점이다. 이미 빚이 많은 취약 차주는 정작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규제로 추가 대출이 어려울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DSR은 차주가 1년 동안 갚아야 하는 모든 대출의 원금과 이자가 연소득에서 차지하는 비율을 의미한다. 기존 대출이 많거나 소득이 낮을수록 추가 대출 가능 금액이 줄어드는 구조다.
중금리 생활안정대출 역시 총대출 1억 원을 초과하는 차주에게는 차주 단위 DSR 규제가 적용된다. 은행권은 40%, 제2금융권은 50% 한도 안에서 대출 가능 금액이 산정돼 기존 대출이 많은 중·저신용자는 실제 이용이 제한될 가능성이 있다.
금융위는 앞으로 상품 공급 실적을 지속적으로 점검하고 중·저신용자에 대한 자금 공급이 원활하게 이뤄지는지 모니터링한다는 계획을 함께 내놨다. 현재는 6개 저축은행이 상품을 취급하지만 하반기에는 14개 저축은행을 비롯해 은행·카드·캐피탈업권으로 공급이 확대될 예정이다.
한편 금융위는 중금리대출 활성화 방안의 또 다른 후속조치로 사잇돌대출 제도 개선과 민간 중금리대출 제도 개선도 추진한다. 사잇돌대출은 신용 하위 20~50% 중신용자 중심으로 공급 요건을 개편하고, 민간 중금리대출은 금리요건 산식 개선과 금리 수준별 인센티브 차등화 등을 통해 금융회사의 공급 유인을 높인다는 방침을 내놨다. 권석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