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용병 신한금융지주 회장 내정자가 계열사 사장 인사에서 어떤 선택을 할까?
28일 금융권에 따르면 신한금융지주는 3월 초에 자회사경영관리위(자경위)를 꾸려 계열사 7곳의 사장을 선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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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용병 신한은행장 겸 신한금융지주 회장 내정자. |
인사대상은 위성호 신한카드 사장이 신한은행장에 내정되면서 공석이 된 신한카드 사장과 각 사장들의 임기가 만료된 신한금융투자와 신한BNP파리바자산운용, 제주은행 등 6곳 계열사 사장이다.
조 내정자의 선임안이 논의되는 주총이 23일에 열리기 때문에 자경위에는 한동우 신한금융지주 회장이 참석하지만 조 내정자의 의중이 크게 반영될 것으로 보인다.
조 내정자는 본격적으로 업무보고를 받으며 지주 회장을 준비하고 있다. 한 회장의 측근으로 꼽히는 남궁훈 기타비상임이사도 자리에서 물러나며 ‘조용병 체제’가 꾸려지기 시작됐다는 말도 나온다.
조 내정자는 계열사 인사를 앞두고 능력에 바탕을 둔 안정과 세대교체를 놓고 고심할 것으로 보인다. 이 때문에 계열사 인사를 통해 조 내정자의 향후 경영기조를 읽을 수 있을 것으로 관측된다.
회장과 행장 선임과정에서 안정과 순리를 강조한 만큼 조 내정자 역시 신한금융의 CEO 승계프로그램에 따라 같은 기조를 유지할 가능성이 높다.
조 내정자가 안정에 중점을 둘 경우 신한카드 사장 자리를 놓고 2파전 양상을 보이고 있는 김형진 신한금융지주 부사장과 임영진 신한금융지주 부사장 가운데 김형진 부사장이 다소 앞서 나갈 것으로 보인다.
김형진 부사장은 계열사 사장을 맡은 경험이 있는 데다 지주에서 디지털전략과 글로벌전략 등을 총괄하는 등 신한카드의 현안을 풀어낼 적임자로 평가되고 있다.
강대석 신한금융투자 사장도 연임될 가능성이 높다. 강대석 사장이 금융투자업계에서 베테랑으로 꼽히는 데다 신한금융투자가 올해부터 자기자본 3조 원대의 종합투자금융(IB)사업을 본격적으로 펼치는 만큼 경영전략의 연속성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이 경우 다른 계열사 사장들도 2~3명 수준에서 소폭의 교체가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반면 주요 계열사 사장들이 조 내정자와 나이가 같거나 더 많은 데다 위성호 신한카드 사장이 신한은행장에 내정된 점을 감안해 지배력을 높이기 위해 세대교체를 선택할 가능성도 있다.
김형진 부사장과 강대석 사장 등은 위 내정자와 함께 ‘라응찬 라인’으로 평가되는 인물들이다. 이 때문에 조 내정자가 위 내정자 선임은 받아들였지만 위 내정자에게 힘을 실어주는 계열사 인사는 피할 수 있다는 말도 나온다.
가뜩이나 조 내정자와 위 내정자 사이에 불협화음을 걱정하는 목소리가 나오는 상황에서 권력경쟁 구도가 부각될 수 있다는 것이다.
이런 점을 감안하면 신한카드 사장에는 1960년생으로 아직 계열사 대표를 맡은 경험이 없는 임영진 부사장이 올라 차기 승계구도를 위한 경험을 쌓는 기회를 얻을 가능성이 높다. 강대석 사장의 거취도 불분명해지는 만큼 결과에 따라 대규모 물갈이인사가 실시될 수도 있다.
일각에서는 그동안 ‘순혈주의’를 내세웠던 신한금융의 인사기조가 바뀔 가능성도 제기된다.
조 내정자는 회장에 내정된 뒤 “조직이 개방적인 문화를 가지고 여러 인재를 등용할 때 신한 1천 년이 가능할 것”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최석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