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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이노베이션 실적 개선에 숨은 '착시', 장용호 배터리 리밸런싱 마무리 과제 무거워

조경래 기자 klcho@businesspost.co.kr 2026-05-14 16:04: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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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즈니스포스트] SK그룹의 에너지분야 중간지주사인 SK이노베이션이 올해 1분기 영업흑자로 전환하는 등 실적이 크게 개선됐음에도 이란 전쟁에 따른 단기적 재고평가 이익에 의존한 바가 크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른바 '착시효과'가 상당히 존재한다는 것이다.

장용호 SK이노베이션 대표이사 총괄사장은 배터리 사업 다각화를 기반으로 리밸런싱(사업포트폴리오 조정) 과제를 마무리해 향후 실적 안정성을 높여야 할 과제를 안은 것으로 보인다.
 
SK이노베이션 실적 개선에 숨은 '착시', <a href='https://www.businesspost.co.kr/BP?command=article_view&num=405316' class='human_link' style='text-decoration:underline' target='_blank'>장용호</a> 배터리 리밸런싱 마무리 과제 무거워
장용호 SK이노베이션 대표이사 총괄사장은  배터리 사업 다각화를 기반으로 리밸런싱 과제를 마무리해 실적 안정성을 높여야 할 과제를 안았다.

◆ 영업이익 절반이 재고평가이익, 실적 지속성에 ‘물음표’

14일 SK이노베이션에 따르면 1분기 재고평가 이익은 1조249억 원에 이르는 것으로 파악된다.

회사별로 살펴보면 SK에너지 7760억 원, SK인천석유화학 921억 원, SK지오센트릭 907억 원, SK엔무브 661억 원 등으로 나타났다.

SK이노베이션은 1분기 연결기준 매출 24조2121억 원, 영업이익 2조1622억 원을 냈다.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은 14.5% 늘었으며 영업흑자로 돌아섰다.

그러나 이란 전쟁에 따른 유가 급등으로 발생한 재고평가 이익이 전체 영업이익의 절반가량을 차지하는 만큼 실적 개선의 지속성에 의문이 제기된다.

재고평가 이익은 원유 구매와 석유제품 판매 시기 차이에 따른 장부상 손익 변동인 래깅효과에 따른 것으로 향후 유가가 하락하면 사라질 수 있는 일회성 요인에 해당한다는 지적이다.

이충재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1분기 기록한 유가 상승에 따른 재고평가 이익은 향후 유가 움직임에 따라 언제든 손실로 전환될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장용호 총괄사장으로서는 리밸런싱 전략을 바탕으로 실적 안정성을 높여야 하는 과제가 더욱 무거워졌다.

2024년 지주사인 SK의 대표이사를 맡아 그룹 차원의 리밸런싱을 이끌어 왔던 장 사장은 지난해 5월부터는 SK이노베이션 총괄사장을 겸임하며 에너지 중간지주사의 사업 재편도 직접 챙겼다. 올해부터는 추형욱 사장과 함께 SK이노베이션의 각자 대표이사까지 겸임하고 있다. 

장 총괄사장은 올해 신년사에서도 “SK이노베이션의 구조적 변화와 근본적 수익성 개선을 위해 포트폴리오 리밸런싱을 빠른 시일 내에 완수하자”며 “수익 구조를 강화하고 사업 안정성을 높여 재무 건전성을 강화하고 자본시장으로부터 신뢰를 확보해 나가겠다”고 강조한 바 있다.

◆ 배터리 계열사 ‘SK온’, 리밸런싱의 핵심 과제이자 아픈 손가락 

장 총괄사장은 핵심 배터리 계열사인 SK온을 중심으로 리밸런싱을 추진해 왔지만 아직 본격적 성과로 이어지지 않고 있어 갈 길이 멀다는 시각이 많다.

장 총괄사장은 지난해 SK이노베이션을 맡은 뒤 SK온의 기업공개(IPO) 부담과 재무 위협을 해소할 목적에서 SK온과 SK엔무브의 합병을 추진했다. 

또 3조6천억 원을 투입해 재무투자자에게 매각한 SK온의 전환우선주(CPS, 기사 하단 용어설명 참조) 5107만9105주를 다시 사들이는 등 전반적 재무구조 개선에 힘을 쏟았다.

그럼에도 SK온은 올해 1분기 매출 1조7912억 원, 영업손실 3492억 원을 내며 6개 분기 연속 적자를 이어갔다. 적자폭도 전년 동기 대비 16.7% 확대되는 모습을 보였다.

배터리 시장 환경이 점차 개선되고 있음에도 실적 반등으로 이어가지 못하고 있다는 점은 더욱 뼈아프다. 

전기차 캐즘(일시적 수요 정체)에서 벗어나 수요 회복세가 나타나고 있지만 SK온은 점유율 확대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SK이노베이션 실적 개선에 숨은 '착시', <a href='https://www.businesspost.co.kr/BP?command=article_view&num=405316' class='human_link' style='text-decoration:underline' target='_blank'>장용호</a> 배터리 리밸런싱 마무리 과제 무거워
▲ 장 총괄사장은 핵심 배터리 계열사인 SK온을 중심으로 리밸런싱을 추진해 왔지만 아직 본격적 성과로 이어지지 않고 있어 갈 길이 멀다는 시각이 많다. 사진은 장용호 SK이노베이션 대표이사 총괄사장(오른쪽)이 지난 1월 울산CLS를 찾아 직원들을 격려하는 모습. < SK이노베이션 >

시장조사업체 SNE리서치에 따르면 올해 1~3월 중국을 제외한 글로벌 시장에서 전기차 인도량은 202만5천 대로 1년 전 같은 기간 164만6천 대와 비교해 23.1% 증가했다. 배터리 총사용량도 117.4GWh(기가와트시)로 17.4% 늘어났다.

다만 LG에너지솔루션·SK온·삼성SDI 등 국내 배터리 3사의 합산 시장 점유율은 29.6%로 전년 동기 대비 8.3%포인트 하락했다. 특히 SK온의 배터리 사용량은 전년 동기 대비 10.4% 감소한 9GWh에 그치며 글로벌 순위도 4위에서 7위로 밀려났다.

◆ SK온, ESS 기반으로 사업 포트폴리오 다각화 모색

장 사장은 에너지저장장치(ESS, 하단 용어 설명 참조) 사업을 중심으로 SK온의 배터리 사업에서 리밸런싱 성과를 구체화하는 데 주력하는 모양새다.

ESS는 AI(인공지능) 데이터센터 확산에 따른 전력 수요 증가와 재생에너지 출력 변동성을 보완하는 역할로 주목받고 있다. 

특히 북미 지역의 수요 성장이 기대되는 가운데 SK온은 북미 전기차용 배터리 생산라인 일부를 ESS용으로 전환하는 작업을 진행하는 것으로 파악된다.

SK온은 올해 10월부터 SK배터리아메리카(SKBA) 조지아 공장에서 기존 전기차용 배터리 라인을 전환해 ESS용 배터리를 생산한다는 계획을 세웠다. 

올해 1분기 SK이노베이션이 배터리 사업에 투입하는 3천억 원 규모의 설비투자(CAPEX) 가운데 일부가 ESS 라인 전환에 활용된 것으로 추정된다.

국내외 ESS 사업 수주도 이어지고 있다. 

SK온은 지난해 미국 재생에너지 기업 플랫아이언 에너지 개발과 1GWh 규모 ESS 공급 계약을 맺은 데 이어 플랫아이언이 2030년까지 미국에서 추진하는 6.2GWh 규모 추가 프로젝트에 대한 우선협상권도 확보했다.

국내에서 진행된 ESS 2차 중앙계약 입찰에서는 프로젝트 3건을 수주하며 2027년 말까지 전체 계획 565MW 가운데 284MW를 낙찰받아 50.3%의 점유율을 기록했다.

SK이노베이션 관계자는 “북미 ESS 수주 확대 등으로 배터리사업의 중장기 수익성 개선에 나서겠다”고 말했다. 조경래 기자
 

◆ 용어설명

- 전환우선주(CPS, Convertible Preferred Stock) : 투자자가 일정 기간 뒤 보통주로 바꿀 수 있는(전환권) 권리가 부여된 우선주를 뜻한다. 우선주는 보통주처럼 의결권을 가지지 않는 대신 배당이나 회사 청산에서 우선권을 가지는 주식이다.

- 에너지저장장치(ESS) :  배터리를 통해 전기를 저장하는 장치다. 태양광이나 풍력발전 같은 재생에너지는 기상 조건에 따라 발전량이 들쑥날쑥한 속성을 지니는데 전기가 많이 생산될 때 ESS에 보관하면 데이터센터 등 전기를 많이 쓰는 인프라의 전력 기반을 안정화할 수 있어 미국을 중심으로 수요가 가파르게 늘어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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