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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기' 대신 '빛' 선택한 엔비디아, 삼성전자·SK하이닉스 '광반도체' 시장 진출 '속도'

김나영 기자 young@businesspost.co.kr 2026-05-07 15:56: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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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기' 대신 '빛' 선택한 엔비디아, 삼성전자·SK하이닉스 '광반도체' 시장 진출 '속도'
▲ 엔비디아 등 글로벌 빅테크가 AI 반도체에 광섬유 도입을 추진하는 가운데, 삼성전자·SK하이닉스 등 국내 반도체 제조 기업들도 광반도체 기술 확보에 속도를 내고 있다. < 제미나이 >
[비즈니스포스트]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국내 반도체 기업이 광반도체 기술 확보와 양산에 속도를 내고 있다. 

인공지능(AI) 반도체의 전력 소모와 발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전통적 '구리 선' 대신 '광섬유'로 배선 패러다임이 재편되고 있기 때문이다.

AI 반도체 시장을 주도하고 있는 엔비디아도 차기 AI 가속기에 광섬유 소재를 도입하겠다고 공식화하면서, 광반도체 시장이 본격적으로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엔비디아는 미국 현지시각 6일 유리·광섬유 제조 기업 코닝과 상업·기술 파트너십을 맺고 자사 반도체 칩에 사용되는 구리 선을 광섬유로 대체할 것이라고 밝혔다. 엔비디아는 이와 함께 코닝에 32억 달러(약 4조6천억 원)를 투자하기로 합의했다. 

엔비디아는 차기 인공지능(AI) 가속기 '베라 루빈'에 탑재된 구리 선 약 5천 개를 코닝의 광섬유로 교체한다. 코닝은 이번 계약을 통해 미국 내 광학 연결장치 생산 능력을 10배로 증산하고, 광섬유 생산 능력을 50% 확대한다.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는 지난 3월 'AI·기술 콘퍼런스(GTC) 2026'에서 "전력 효율과 속도를 동시에 끌어올릴 수 있는 유일한 해법은 광반도체"라며 광통신 모듈 투자 확대를 시사했다. 

엔비디아가 베라 루빈의 구리 선을 교체하려는 이유는 전력 과잉 소모와 발열 문제 때문이다. 

영국 브리스톨 대학교의 연구에 따르면 반도체 칩이 계산을 한 번 하는 데 드는 에너지보다 그 계산 결과를 메모리에서 가져오거나 옆 칩으로 보내는 데 드는 에너지가 최대 1.5배 더 크다. 

최근 AI 모델이 거대화하며 데이터 전송량이 폭증하자, 엔비디아가 광통신 신기술 도입에 적극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광섬유는 구리 선과 비교해 전송 속도가 훨씬 빠르다. 구리 선 기반 통신망의 속도가 수십 Gbps(초당 기가비트) 수준인 반면, 광섬유는 수백 Gbps에서 수 Tbps(초당 테라비트)까지 지원한다. 구리 선 대신 광섬유를 사용할 경우 전력 소비를 최소 절반에서 최대 20분의 1 수준까지 줄일 수 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광통신에 필요한 실리콘 포토닉스·공동 패키징 광학(CPO. Co-Packaged Optics) 분야에서 사업 기회를 찾고 있다. 

실리콘 포토닉스는 반도체 칩에서 데이터를 주고 받는 전송 매체의 물리적 성질을 바꿔 속도를 높이는 기술이다. 구리 배선 대신 광학 경로를 투입해 전기가 아닌 빛으로 데이터를 전송하기 위해, 웨이퍼 위에 초소형 레이저, 변조기, 검출기 등 광학 소자들을 반도체 칩 형태로 구현한다.   

CPO는 광모듈의 위치를 이동시켜 데이터의 전송 경로를 단축하는 패키징 기술이다.

과거에는 광모듈이 메인보드 가장자리의 전용 포트에 꽂혀 있어, 칩과 모듈 사이의 거리가 멀고 데이터 전송 효율이 낮았다. CPO 방식은 광모듈을 AI 반도체 바로 옆에 부착해 전기 신호가 이동하는 구간을 최소화하고 데이터 전송효율을 극대화한다. 
 
'전기' 대신 '빛' 선택한 엔비디아, 삼성전자·SK하이닉스 '광반도체' 시장 진출 '속도'
▲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는 차기 AI 가속기에 광섬유 소재를 도입하겠다고 공식화했다.  <연합뉴스>
광통신 모듈에 사용되는 두 핵심 기술을 활용하면 데이터 전송 속도와 발열 문제를 획기적으로 개선할 수 있다.

강석해 삼성전자 파운드리사업부 부사장은 지난 4월30일 2026년 1분기 콘퍼런스콜에서 "광통신 모듈 대형 업체에 과제 수주 성공을 통해 실리콘 포토닉스 사업 기반을 전략적으로 확보했다"고 밝혔다. 

강 부사장은 "올해 하반기 광통신 모듈 대형 업체와 과제 양산(본 양산 전 단계)을 시작할 예정"이라며 "실리콘 포토닉스 소자뿐 아니라 첨단 공정과 3차원 패키징 기술을 활용한 CPO 기술을 개발 중으로, 다수의 글로벌 대형 고객사와 사업화 논의를 병행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삼성전자 파운드리사업부는 최근 미국 로스앤젤레스(LA)에서 열린 세계 최대 광통신 전시회 'OFC 2026'에서 실리콘 포토닉스 기술과 플랫폼을 확보하는 전략을 발표하며, 2028년부터 양산하겠다는 로드맵도 공개했다.

SK하이닉스도 지난해 미국 광 인터커넥트 스타트업에 투자하고, 차세대 반도체 기술로 실리콘 포토닉스를 꼽았다.

이강욱 SK하이닉스 부사장은 지난달 인천 송도에서 열린 '한국마이크로전자및패키징학회 2026 정기학술대회'에서 "CPO는 기존 구리 배선 방식이 갖는 전력 소모와 사이즈 관점의 한계를 극복할 수 있어 큰 주목을 받고 있다"고 말했다. 

광통신 모듈 시장은 향후 급격히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대만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는 광통신 기술이 AI 서버의 전력 소모와 데이터 병목을 해결할 구원 투수가 될 것이라고 분석하며 "세계 광 송수신 모듈(트랜시버) 출하량이 2023년 2650만 대에서 2026년 9200만 대로 3배 이상 증가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김나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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