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김정균 보령 대표이사 사장이 2024년 10월14~18일 이탈리아 밀라노에서 열린 국제우주대회 ‘IAC’(International Astronautical Congress)의 메인 세션 ‘New Lunar Frontiers’에 참석해 발언하고 있다. <보령> |
△보령홀딩스·보령파트너스 합병으로 지배구조 일원화
김정균은 보령홀딩스와 보령파트너스의 합병을 통해 보령그룹 지배구조의 정점에 섰다.
보령홀딩스는 2026년 5월1일 보령파트너스를 흡수합병했다. 보령홀딩스가 존속하고 보령파트너스는 소멸하는 방식이다.
보령파트너스가 보유하던 보령 주식 1809만7207주는 보령홀딩스로 넘어갔다. 보령홀딩스가 보유한 보령 주식은 2548만4748주에서 4358만1955주로 늘었고 지분율은 50.66%가 됐다.
김정균의 보령홀딩스 지분율도 합병 전 24.01%에서 합병 뒤 51.31%로 높아졌다. 모친인 김은선 회장을 제치고 보령홀딩스 최대 주주에 등극했다.
합병 전에는 보령홀딩스와 보령파트너스가 각각 상장사 보령 지분을 보유했다. 합병 뒤에는 ‘오너일가-보령홀딩스-보령’으로 지배구조가 단순해졌다.
회사 쪽은 두 대주주 회사의 의사결정을 일원화해 경영효율을 높이기 위한 합병이라고 설명했다. 시장에서는 김정균 중심의 경영권 승계가 사실상 마무리 단계에 들어갔다는 평가가 나왔다.
보령파트너스는 김정균이 지분 88%를 보유했던 회사다. 2024년 보령바이오파마 지분을 유진프라이빗에쿼티·산업은행PE 컨소시엄에 매각해 자금을 확보한 뒤 같은 해 11월 보령의 1750억 원 규모 제3자배정 유상증자에 참여했다.
보령은 증자로 마련한 자금을 공장·설비 증설, 운영자금, 전략적 필수의약품 사업 확대와 신사업 투자 등에 쓰기로 했다.
△탁소텔 인수 마무리, 글로벌 항암제 직접 판매
김정균은 사노피의 오리지널 세포독성항암제 ‘탁소텔’ 글로벌사업을 인수해 보령의 해외사업을 확대하고 있다.
보령은 2026년 6월2일 글로벌파마 사노피로부터 탁소텔 글로벌사업 인수를 완료하고 판매에 돌입했다.
최종 계약 규모는 최대 약 1억7천만 유로로 국가별 재고 현황 등을 반영하면서 당초 계약규모보다 500만 유로 낮아졌다.
보령은 한국과 중국, 독일, 스페인을 비롯한 19개 국가·지역에서 탁소텔의 판권과 유통권, 품목허가권, 생산권, 상표권 등 사업 전반의 권리를 확보했다. 2026년 6월부터 글로벌 판매 매출이 보령 실적에 직접 반영되고 있다.
국내 제약사가 글로벌 제약사의 오리지널 항암제 사업 전체를 인수해 해외에서 직접 판매하는 첫 사례로 평가받는다.
탁소텔은 도세탁셀 성분의 오리지널 항암제다. 유방암과 비소세포폐암, 전립선암, 위암, 두경부암 등 여러 암종의 치료에 쓰인다. 도세탁셀은 세계보건기구 필수의약품 목록에도 올라 있다.
보령은 국가별 인허가 절차를 거쳐 탁소텔 생산을 충남 예산캠퍼스로 옮긴다는 계획을 세웠다. 제품 판매를 넘어 세포독성항암제 위탁개발생산과 항체약물접합체 분야로 생산 역량을 확장한다는 구상도 내놓았다.
다만 공정거래위원회가 탁소텔 인수를 조건부로 승인하면서 보령이 기존에 판매하던 도세탁셀 제네릭 ‘디탁셀’ 사업을 매각해야 하는 부담을 갖게 됐다.
△카나브와 항암제 중심으로 전문의약품 제품군 확충
보령은 2026년 6월 고혈압·이상지질혈증 3제 복합제 ‘카나브젯’을 출시했다.
카나브젯은 보령이 개발한 고혈압 신약 카나브의 성분인 피마사르탄에 아토르바스타틴과 에제티미브를 결합한 제품이다. 고혈압과 이상지질혈증을 함께 관리하려는 환자를 겨냥한다.
보령은 카나브를 2011년 출시한 뒤 카나브플러스와 듀카브, 투베로, 아카브, 듀카로, 듀카브플러스 등 복합제 제품군을 늘려왔다. 카나브 기반 4제 복합제와 고혈압·당뇨 복합제도 개발하고 있다.
항암사업에서는 젬자와 알림타, 탁소텔 등 오리지널 세포독성항암제와 젭젤카, 그라신, 뉴라스타, 삼페넷, 온베브지 등을 갖추고 있다.
보령의 2025년 항암부문 매출은 약 2300억 원이다. 최근 5년 연평균 성장률은 23.5%로 집계됐다.
보령은 2030년까지 국내에서 특허가 끝날 주요 바이오의약품 시장을 겨냥해 면역항암제 등을 포함한 바이오시밀러 제품군도 확보하기로 했다.
| ▲ 보령의 실적 그래프(별도기준) <비즈니스포스트> |
△2026년 1분기 영업이익 반등, 카나브 소송 회계 반영은 부담
보령이 2026년 1분기 매출과 영업이익이 모두 늘었다.
보령은 2026년 1분기 연결기준 매출 2554억 원, 영업이익 202억 원을 냈다. 2025년 1분기보다 매출은 6.2%, 영업이익은 84.7% 늘었다.
순이익은 약 425억 원으로 이 가운데 지배기업 소유주에게 돌아가는 순이익은 약 414억 원이다.
카나브를 중심으로 한 만성질환 의약품과 자체 생산으로 전환한 오리지널 항암제의 판매가 늘었고 제품 중심의 매출구조와 비용 효율화가 수익성 개선에 기여했다.
보령은 2025년 연결기준 매출 1조174억 원, 영업이익 651억 원, 순이익 643억 원을 거뒀다. 2024년보다 매출은 0.03% 늘었지만 영업이익과 순이익은 각각 7.7%가량 줄었다.
애초 보령은 2025년 잠정실적으로 매출 1조360억 원, 영업이익 855억 원을 제시했다. 그러나 카나브 약가 인하처분 취소소송 1심 패소의 영향을 보수적으로 반영해 약 220억 원의 충당부채를 설정하면서 실적을 정정했다.
보령은 2026년 1분기에도 카나브 소송과 관련한 충당부채를 약 100억 원 추가로 반영했다. 항소심에서 약가 인하처분의 집행정지가 받아들여져 기존 약가는 유지되고 있지만 최종 판결에 따른 손실 가능성을 재무제표에 미리 반영한 것이다.
보령은 2024년 연결기준 매출 1조171억 원, 영업이익 705억 원, 순이익 696억 원을 거두며 처음으로 연결매출 1조 원을 넘어섰다. 2022년 매출 7605억 원, 2023년 8596억 원에 이어 외형 성장 흐름을 이어왔다.
다만 별도기준으로는 아직 연매출 1조 원에 이르지는 못했다. 보령의 2025년 별도기준 매출은 9678억 원으로 2024년 9665억 원 수준을 유지했고 영업이익은 697억 원에서 673억 원으로 3.4% 뒷걸음질쳤다. 순이익도 2024년 698억 원에서 700억 원으로 별 차이를 나타내지 못했다.
별도기준 매출은 2019년 5243억 원, 2020년 5414억 원, 2021년 5944억 원, 2022년 7221억 원, 2023년 8141억 원, 2024년 9665억 원으로 꾸준히 증가했다. 다만 2025년에는 성장세가 사실상 정체되면서 매출 1조 원 돌파를 다음으로 미루게 됐다.
△오리지널의약품 자체 생산과 글로벌 CDMO 확대
김정균은 특허가 끝난 오리지널의약품의 사업권을 인수한 뒤 자체 생산으로 전환하는 ‘LBA’ 전략을 강화하고 있다.
보령은 2025년 7월 젬자와 자이프렉사, 알림타의 자체 생산 전환을 마쳤다.
젬자는 2020년, 자이프렉사는 2021년, 알림타는 2022년 일라이릴리로부터 인수한 오리지널의약품이다. 세 품목은 모두 보령 예산캠퍼스에서 생산한다.
인수 제품을 자체 생산하면 외부에서 완제품을 들여올 때보다 원가를 낮추고 생산기술과 품질관리 역량을 회사 안에 쌓을 수 있다.
보령은 2026년 5월 대만 제약사 로터스에 예산캠퍼스에서 생산한 알림타를 처음 공급했다. 2024년 로터스와 계약을 맺고 품질 검증과 현지 허가 절차를 진행한 데 따른 것으로 보령의 글로벌 위탁개발생산사업이 실제 공급으로 이어진 첫 사례였다.
예산캠퍼스 세포독성항암주사제 시설은 2023년 유럽연합 의약품 제조·품질관리기준 인증을 받았다. 보령은 오리지널의약품의 생산기술 이전과 액상 제형 개발 경험을 바탕으로 세포독성항암제 글로벌 공급을 늘리고자 하고 있다.
△페니실린 등 필수의약품 생산 역량 확충
김정균은 세포독성항암제와 페니실린을 전략적 필수의약품으로 정하고 생산시설 투자를 확대하고 있다.
보령은 2025년 11월 안산캠퍼스에서 페니실린 생산시설 증설 공사를 시작했다.
정부의 수급불안정의약품 생산지원 사업에 선정된 데 따른 투자로 증설을 통해 생산면적을 약 50% 넓히고 생산능력을 기존의 두 배 수준으로 높이기로 했다.
페니실린계 항생제는 전용 생산시설이 필요하지만 낮은 약가와 수요 변동 탓에 민간기업이 생산능력을 유지하기 쉽지 않은 품목으로 꼽힌다.
보령은 국내 필수의약품 공급을 안정시키는 동시에 시설과 연구개발 역량을 활용한 해외 진출 가능성도 검토하고 있다.
△단독대표로 책임경영 강화
김정균은 2025년 2월28일부터 보령을 단독으로 이끌고 있다.
그간은 장두현 각자대표와 함께 회사를 이끌었으나 장 대표가 임기 만료를 앞두고 개인적 사유로 사임했다.
보령은 불확실한 경영환경에서 성장전략을 신속하게 실행하고 책임경영을 강화하기 위한 결정이라고 설명했다.
김정균은 2022년 3월 보령 대표이사에 선임돼 그간 장 대표와 각자대표를 맡아왔다. 당시 김정균은 미래 성장동력 발굴과 투자를, 장두현은 제약사업 운영과 수익성 강화를 담당하는 방식으로 역할을 분리 강화했다.
보령은 김정균의 대표 선임과 함께 회사 이름을 보령제약에서 보령으로 바꿨다.
| ▲ 김정균 보령 대표이사 사장(왼쪽 두 번째)이 2023년 4월25일 미국 워싱턴D.C.에서 액시엄 스페이스와 조인트벤처 설립 계약을 체결하고 구자열 무역협회 회장(맨왼쪽), 캄 가파리안 액시엄 스페이스 회장(오른쪽 두 번째), 마이클 서프레디니 액시엄 스페이스 대표와 함께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보령> |
△우주 생명과학 연구 인프라에 장기 투자
김정균은 우주사업에 지대한 관심을 갖고 투자를 이어가고 있다.
우주사업은 제약과 별개의 산업이 아니라 생명과학 연구환경을 확장하는 사업으로 규정하고 있다.
보령은 2022년부터 미국 상업용 우주정거장 기업 액시엄스페이스와 협력해왔다. 두 차례에 걸쳐 액시엄스페이스에 모두 6천만 달러를 투자했고 2024년 1월 액시엄스페이스와 합작법인 브랙스스페이스를 출범했다. 보령이 51%, 액시엄스페이스가 49%를 보유하는 구조다.
보령은 액시엄스페이스가 건설하려는 상업용 우주정거장에서 미세중력을 활용한 의약품과 생명과학 연구를 수행한다는 구상을 갖고 있다.
2024년에는 미국 달 탐사기업 인튜이티브머신스와 협약을 맺고 같은 해 12월 1천만 달러를 투자했다.
다만 액시엄스페이스가 2024년 인력 구조조정과 임금 삭감을 실시하면서 재무상태와 우주정거장 건설 일정에 대한 우려가 불거졌다.
액시엄스페이스는 2026년 2월 3억5천만 달러 규모의 자금조달을 발표한 데 이어 2026년 6월 투자수요가 늘어 최종 조달액을 5억2500만 달러 이상으로 확대했다. 확보한 자금은 상업용 우주정거장과 우주복, 유인우주비행 사업 등에 투입하기로 했다.
대규모 자금조달로 단기 유동성 우려는 일부 줄었지만 상업용 우주정거장 건설 일정과 미국 항공우주국 정책, 보령의 투자 회수 시점은 여전히 불확실하다.
△주주환원과 ESG경영 확대
보령은 2025년 발행주식총수의 약 1.2%에 해당하는 자사주 100만 주를 소각했다. 회사 설립 이후 자사주 소각 규모로는 가장 많은 컸다.
2025년 결산배당으로 보통주 1주당 160원을 지급했다. 배당총액은 약 135억 원으로 2024년보다 60%가량 늘었다.
김정균은 성장투자와 주주환원의 균형을 강조하면서 회사가 저평가됐다고 판단될 때 재무상태와 투자기회를 함께 살펴 자사주 매입을 검토하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보령은 2024년 한국ESG기준원의 ESG평가에서 처음으로 종합 A등급을 받았다. 2025년 공정거래위원회의 공정거래 자율준수프로그램 평가에서도 A등급을 획득했다.
△보령이 걸어온 길
보령은 1957년 김승호 명예회장이 서울 종로5가에 세운 보령약국에서 출발했다.
1963년 동영제약을 인수해 보령약품을 세우며 의약품 제조업에 진출했다.
1966년 보령제약으로 이름을 바꿨다.
1967년 진해거담제 용각산을 시장에 내놨다.
1975년 제산제 겔포스를 출시했다.
1991년 보령신약을 설립했다. 보령신약은 이후 보령바이오파마가 됐다.
2011년 3월 국내 15호 신약인 고혈압 치료제 카나브를 출시했다.
2017년 보령그룹의 지주회사 역할을 하는 보령홀딩스가 설립됐다.
2022년 3월 보령제약은 사명을 보령으로 변경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