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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의 갤러리아면세점63, 김승연에게 '아픈 손가락' 되나

조은아 기자 euna@businesspost.co.kr 2017-02-24 19:29: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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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에게 면세점사업은 ‘아픈 손가락’이 되고 말까?

한화그룹 대부분 계열사가 지난해 실적에서 호조를 보이며 순항하고 있지만 면세점사업은 실적부진으로 고민에 빠져 있다. 

24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한화갤러리아는 사상 처음으로 2년 연속 적자를 냈다. 시내면세점인 갤러리아면세점63의 수익성이 악화했기 때문이다.

  한화의 갤러리아면세점63, 김승연에게 '아픈 손가락' 되나  
▲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
면세점 운영법인인 한화갤러리아타임월드는 지난해 매출 2848억에 영업손실 123억 원으로 적자전환했다. 면세점사업에서만 438억 원의 적자를 내며 백화점사업에서 거둔 영업이익을 다 까먹었다.

김승연 회장은 한화갤러리아타임월드가 서울 시내면세점에 도전할 때 63빌딩을 내주는 등 지원을 아까지 않았다. 김 회장은 서울 시내면세점 대전에서 승리한 뒤 노고를 치하하는 등 기뻐했는데 이제 한화그룹 유통사업에서 부담이 되고 있다.

한화갤러리아타임월드는 면세점사업에서 부진이 이어지자 비상경영체제에 들어간 데 이어 지난달부터 임직원들이 연봉과 상여금 일부를 반납하고 있다.

한화갤러리아타임월드는 자구노력을 바탕으로 흑자전환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 최근 들어 일 평균매출이 12억~16억 원으로 올라가는 등 단체관광객이 늘어나면서 매출이 좋아지고 있다.

갤러리아면세점63은 3월부터 매출 활성화를 위해 63빌딩의 수족관과 전망대를 비롯해 여의도 봄꽃축제, 세계불꽃축제 등과 연계해 중국 단체관광객 유치에 주력하기로 했다. 중국 단체관광객 외에도 대만 홍콩을 비롯해 동남아권 관광객도 유치해 매출을 30% 이상 늘리기로 했다.

하지만 앞으로 흑자를 달성할 것이라는 전망이 밝지만은 않다. 면세점시장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판촉비 부담도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한화갤러리아타임월드는 올해 송객수수료 650억 원가량을 포함해 마케팅에만 850억 원을 지출할 것으로 예상된다. 면세점기업들은 통상 외국인 관광객을 유치하는 조건으로 여행사에 매출의 20% 이상에 해당하는 금액을 송객수수료로 지불하고 있다.

서울 신규 시내면세점의 지난해 송객수수료율은 25~30%에 이르렀다. 특히 이익이 아닌 매출의 일부를 떼어주다 보니 면세점들의 적자구조는 갈수록 심화하고 있다.

갤러리아면세점63이 부진한 이유로 입지 경쟁력이 떨어지고 상품구색이 부족한 점이 꼽힌다. 

63빌딩과 근처 한강공원이 주요 관광지도 아닌 데다 서울 시내 인기 관광지 주변에 이미 경쟁업체들이 대거 포진해있다. 대중교통도 열악해 개별 관광객이 찾기도 쉽지 않다.

갤러리아면세점63은 구찌 외에 이렇다할 명품 브랜드를 유치하지 못했다.

면세점사업은 규모의 경제가 작동하는 대표적 사업이다. 후발주자들이 규모가 큰 선발주자가 보유한 제품구성력, 판촉능력, 원가경쟁력 등을 갖추기 쉽지 않다.

더욱 큰 문제는 앞으로 특허권을 따낸 서울 시내면세점들이 추가로 문을 열게 되면 서울에만 시내면세점이 9곳에서 13곳으로 늘어나게 된다는 점이다.

면세점시장이 커질수록 한화갤러리아타임월드같은 후발주자들은 시장에 더욱 안착하기 힘들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지난해 신규 면세점사업자들이 진출하면서 전체 면세점시장은 커졌지만 그 수혜는 롯데면세점 등 기존의 강자들이 차지했다.

신규 시내면세점 사이에서도 경험과 노하우에 따른 실적격차가 확연하게 드러나고 있다. HDC신라면세점과 신세계면세점 명동점은 지난 1월 신규 시내면세점 가운데 최초로 월 단위로 흑자전환에 성공했다.

  한화의 갤러리아면세점63, 김승연에게 '아픈 손가락' 되나  
▲ 황용득 한화갤러리아타임월드 대표.
HDC신라면세점은 면세시장의 강자 신라면세점이 운영하고 있고 신세계면세점 명동점 역시 유통업계에서 뼈가 굵은 신세계그룹의 작품이다.

면세점사업에서 부진이 이어지면서 한화갤러리아타임월드는 물론 모회사인 한화갤러리아 신용도에도 비상등이 켜졌다.

배인혜 한국기업평가 연구원은 최근 한화갤러리아타임월드와 한화갤러리아 모두 신용등급 하향조건을 크게 넘어섰다고 진단했다.

배 연구원은 "한화갤러리아타임월드는 영업실적이 빠른 반등을 기대하기 힘든 상황으로 앞으로도 재무안정성 개선이 지연될 수 있다”고 내다봤다. 

재무안정성 개선을 위해서 면세점부문 실적이 반등해야 하는데 최근 면세점업계의 사업환경, 업계 중하위권의 사업지위 등을 감안하면 수익성과 현금흐름의 개선이 쉽지 않다는 것이다. 

한화갤러리아타임월드는 2015년 12월 갤러리아면세점63을 부분개장한 뒤 지난해 7월 정식 개장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조은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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