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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현대중공업 노동조합이 22일 오후 울산 본사 노조사무실 앞에서 구조조정 중단과 임단협 타결을 촉구하며 사내 집회를 갖고 있다. <뉴시스> |
현대중공업 노동조합이 회사가 추진하는 인적분할에 반발하며 23년 만에 전면파업을 벌였다.
현대중공업 노조는 23일 오전 8시부터 8시간 동안 파업을 했다.
백형록 금속노조 현대중공업지부장은 “회사가 조선업 불황을 핑계로 원·하청 노동자들에게만 모든 책임과 고통을 전가하고 있다”며 “정몽준 최대주주를 배불리기 위한 막가파식 경영을 이대로 두고 볼 수 없어 전면파업을 결정했다”고 밝혔다.
노조는 사업부별로 집회한 뒤 오전 10시30분부터 노조사무실 앞에서 전체집회를 열었다. 노조는 1500명가량이 집회에 참석한 것으로 파악했다. 전체 조합원의 10%가량이 파업에 참여한 것으로 추산된다.
현대중공업은 “파업에 참여한 노동자가 많지 않아 생산에 큰 차질은 없다”고 밝혔다.
노조가 전면파업을 벌이는 것은 1994년 이후 23년 만이다. 노조는 당시 40일의 전면파업과 23일의 부분파업을 벌였다.
노조는 회사가 비조선사업부를 인적분할하려는 계획을 막기 위해 전면파업을 강행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현대중공업은 27일 임시주주총회를 열고 비조선사업부의 인적분할 안건을 처리한다.
회사는 분사가 생존을 위한 경영합리화 노력이라고 설명하지만 노조는 인력을 감원하기 위한 포석을 놓는 것이라고 의심하고 있다.
민주노총 금속노조는 주총을 저지하기 위해 26일부터 주주총회장인 울산 동구 한마음회관 앞에서 대기하며 물리력을 행사하겠다는 계획도 세워두고 있다. 회사는 충돌을 우려해 17일에 법원에 업무방해금지 가처분신청을 제기했다.
노조는 전면파업에서 ‘2016년 임금과 단체협약’ 협상의 조속한 타결도 촉구했다. 노사는 지난해 5월 이후 현재까지 모두 82차례 본교섭을 열었지만 단 한 건의 사항에도 합의하지 못하고 있다.
강환구 현대중공업 사장이 1월19일에 △임금 10만원 인상 △기본급 동결(호봉승급분 2만3천원 인상) △성과급 230% 지급 △격려금 100%+150만원 △상여금 800% 전액 통상임금 적용 등이 담긴 2차 제시안을 전달했지만 노조는 곧장 거부했다.
강 사장이 2차 제시안에 전체 노동자의 고용을 올해 연말까지 보장할테니 1년 동안 전 임직원의 기본급 20%를 깎자는 방안을 수용할 것을 제안하면서 노조 측의 반감이 커졌다.
노조는 24일과 임시주주총회가 열리는 27일에도 8시간 전면파업을 하기로 했다. [비즈니스포스트 남희헌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