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상선과 대한해운, 팬오션 등 해운회사 주가에 훈풍이 불었다. 한진해운의 몰락으로 해운업 불황에 살아남은 해운사들의 실적이 개선될 것이라는 기대가 작용했다.
한진해운 청산에 따른 주식 정리매매가 23일부터 시작됐다. 거래제한폭이 없어 장 초반부터 50% 가까이 급락한 채 거래되고 초단타매매를 노린 수요가 몰리는 모습을 나타냈다.
|
|
|
▲ 유창근 현대상선 사장. |
한진해운이 사라지면서 제1의 해운사로 살아남은 현대상선을 비롯해 해운회사 주가들도 오름세를 보였다.
현대상선 주가는 전날보다 1.39%(120원) 오른 8740원에 장을 마감했다. 주가는 17일 한진해운이 법원의 파산선고를 받은 뒤 오름세를 보이며 현재 10% 가까이 올랐다.
대한해운 주가도 올랐다. 장 초반 5% 가까이 급등했으나 후반 들어 차익실현 매물이 나오며 상승폭이 꺾였다. 전날보다 0.9% 오른 2만2500원에 거래를 끝냈다.
대한해운은 모그룹인 SM그룹이 SM상선을 통해 한진해운 자산일부를 인수했다. 대한해운은 발틱운임지수(BDI)가 꾸준한 오름세를 보이면서 올해 영업이익이 지난해보다 큰 폭으로 늘어날 것으로 증권업계는 바라본다.
BDI는 철광석이나 석탄, 곡물 등을 실어 나르는 벌크선운임지수다. 업계에 따르면 이 지수는 지난해 290까지 떨어지기기도 했으나 현재 800선 정도를 나타내고 있다.
신민석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최근 대한해운에 대한 리포트에서 "벌크 운임이 상승하면서 올해 4분기 영업이익이 165억원으로 빠르게 정상화됐다"면서 "올해 벌크 공급과잉 해소로 주력 사업실적 개선이 기대된다"고 말했다.
대한해운은 올해 전용선 5대가 추가되면서 연결기준 매출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배가량 늘어날 것으로전망된다.
노상원 동부증권 연구원은 “부정기선에서 손실규모가 지속적으로 축소되고 전용선에서 안정적인 수익성을 뒷받침해주는 구조가 이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팬오션 주가도 전날보다 4.96% 오른 4975원으로 장을 마쳤다. 전날에는 장중 5070원으로 신고가를 경신했는데 업황 개선에 대한 기대가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팬오션은 7일 실적발표에서 지난해 연결기준 영업이익이 1679억 원으로 전년 대비 26.8% 줄었다고 밝혔다. 같은 기간 매출은 1조8739억 원으로 3% 늘었으며 당기순이익은 964억 원으로 111.8% 증가했다.
팬오션도 벌크선 비중이 높아 올해 운임상승에 따라 수익성이 향상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증권업계가 내놓은 올해 팬오션 영업이익 추정치는 2400억 원 안팎이다.
김영호 삼성증권 연구원은 “올해 벌크선시장은 3년 만에 수요증가율이 공급증가율을 뛰어 넘을 것”이라며 “공급 측면에서 2년간의 벌크선 발주가뭄이 이어졌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비즈니스포스트 김수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