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구본걸 LF 회장이 부동산금융 자회사 코람코자산신탁을 통해 데이터센터를 중심으로 공격적 투자 기조를 이어가고 있다.
LF 자회사인 코람코자산신탁은 2032년까지 10조 원을 투입해 디지털 인프라 투자사로 도약하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현재 서울과 부산, 경기 등 주요 거점에서 데이터센터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 구본걸 LF 회장(사진)이 부동산금융 자회사 코람코자산신탁을 통해 데이터센터 사업의 성과를 기대할 것으로 보인다.
다만 데이터센터는 투자 규모가 크고 회수 기간이 긴 사업인 만큼 LF가 투입한 자본이 장기간 묶일 가능성도 배제하기 힘들다는 점에서 구 회장의 전략을 신중하게 바라볼 필요가 있다는 의견도 나온다.
30일 LF의 움직임을 종합하면 구본걸 회장은 자회사 코람코자산신탁을 인수합병(M&A)한 이후 오피스와 물류 사업에 투자해왔는데 최근에는 부가가치가 더 높은 데이터센터로 초점을 옮기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오규식 LF 대표이사 부회장은 26일 정기 주주총회를 통해 "데이터센터 투자는 앞으로 LF의 핵심 사업이 될 것"이라며 "단순 부동산업을 넘어 한국을 대표하는 디지털 인프라 투자사로 자리매김하겠다"는 뜻을 보인 바 있다.
구체적으로 보면 LF는 코람코자산신탁을 통해 4곳에서 주요 데이터센터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LF는 2021년 서울 금천구 가산동 데이터센터 개발을 위해 프로젝트금융투자회사(PFV)인 '케이스퀘어데이터센터PFV'를 설립했다. 당시 370억 원을 출자해 최대주주로 참여했으며 코람코자산신탁과 코람코자산운용도 주요 출자자로 이름을 올렸다. 가산동 데이터센터는 2025년 준공됐으며 현재 LG유플러스가 운영과 시설 관리를 맡고 있다.
경기 안산 성곡동에서도 데이터센터 개발을 추진하며 수도권 내 거점 확보에 나서고 있으며 부산 사하구 장림동에서도 2027년 준공을 목표로 데이터센터를 짓고 있다.
최근에는 경기 의정부시 산곡동에 100MW(메가와트) 규모의 데이터센터 개발에도 착수했다. 의정부 사업은 코람코가 추진해 온 데이터센터 가운데 최대 규모로 꼽힌다.
코람코자산신탁이 수도권과 주요 광역 거점을 중심으로 데이터센터 개발 경쟁에 뛰어들며 관련 시장에서 주도권을 확보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구 회장이 코람코자산신탁을 인수할 당시 구상한 대로 이 회사가 글로벌 경기에 민감한 패션 본업의 변동성을 완화하고 안정적 수익원으로 기능하고 있다는 것이다.
실제로 코람코자산신탁이 포함된 부동산금융 부문은 LF에서 매출 비중은 가장 작지만 이익 기여도는 높은 '알짜 자회사'로 지목된다.
2025년 기준 LF의 사업별 매출 비중은 패션 72%, 식품 17%, 부동산 10%로 집계됐다. 반면 세전 순이익은 패션이 1558억 원, 부동산이 634억 원을 기록했고 식품 부문은 50억 원의 순손실을 냈다. 부동산 부문이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을 감안하면 수익성에서 만큼은 부동산이 제역할을 톡톡히 한 셈이다.
▲ LF(사진)의 부동산 전문 자회사 코람코는 수도권과 주요 광역 거점에 데이터센터 개발을 선점하고 있다.
최근 몇 년 동안 부동산 사업이 LF 전체의 수익성에 큰 영향을 미치는 모습도 나타났다. LF의 연결기준 영업이익은 부동산 경기 영향으로 2023년 574억 원까지 감소했다가 2025년 1681억 원으로 회복됐다. 코람코자산신탁의 실적 변동이 수익성에 반영된 결과로 풀이된다.
다만 최근 코람코자산신탁의 공격적 확장을 두고 모회사인 LF의 재무 구조에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코람코자산신탁의 데이터센터 사업은 프로젝트별로 자금 조달 방식이 다르다. 크게 LF가 프로젝트금융투자회사(PFV)에 직접 출자하는 방식과 외부 투자자로부터 자금을 조달하는 방식으로 나뉜다.
대표적으로 가산동과 부산 장림동 데이터센터가 직접 출자한 경우에 해당한다. LF는 가산 데이터센터에는 370억 원을, 부산 데이터센터에는 100억 원을 출자한 것으로 파악된다. 안산과 의정부 데이터센터는 외부 투자금을 중심으로 사업이 추진되면서 LF 자금이 투입되지 않은 구조에 해당한다.
다만 데이터센터가 부지 매입부터 준공까지 5년 이상이 걸리는 장기 개발 사업인 만큼 수익이 발생하기 전까지 발생한 투자비용과 손실은 LF가 감수할 수 밖에 없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실제로 지난해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가산동 데이터센터 사업은 지난해 278억 원의 순손실을 기록했다.
LF 관계자는 "부동산 투자 사업은 패션 중심 사업에서 확장해 라이프스타일 기업으로 정체성을 넓히기 위한 전략"이라며 "단순 수익성 강화보다는 의식주 전반으로 사업 영역을 확장하려는 의미가 크다"고 설명했다. 조수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