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생명이 중저가 보장성보험상품의 확대로 올해 실적이 늘어날 것으로 전망됐다.
그러나 퇴직연금시장에서 주춤하고 있는데 좋은 기회를 잡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박혜진 교보증권 연구원은 20일 “삼성생명은 보험영업과 투자영업이 모두 개선돼 의미있는 이익증가가 가능할 것”이라며 “금리가 오르면서 수익성과 기업가치가 개선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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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창수 삼성생명 사장. |
삼성생명은 올해 순이익 2조1300억 원을 거둘 것으로 전망됐다. 지난해보다 75.8% 늘어난 것이다.
삼성생명은 연금보험보다 중저가 보장성보험 및 치명적질병보전(CI)보험을 집중적으로 판매하는 전략을 쓰고 있다. 중저가 보장성보험은 삼성생명의 수익을 높이는 데 큰 역할을 하고 있다. 삼성생명의 마진율이 33% 수준인데 그 가운데 중저가 보험상품의 마진율이 80%를 웃도는 것으로 나타났다.
삼성생명 관계자는 “상품의 위험률을 안정적으로 책정해 보험상품 가격이 다른 회사보다 상대적으로 높음에도 불구하고 수요는 많았다”고 분석했다. 위험률은 보험금이 지급될 확률을 일컫는다.
2016년 삼성생명의 전체 수입보험료는 22조1093억 원으로 2015년보다 3.6% 감소했다. 하지만 이 가운데 마진율이 가장 높은 보장성 수입보험료는 11조4097억 원으로 2015년보다 2.1% 증가했다.
상품별로 새로 체결한 계약의 가치 비중을 비교해보면 보장성이 91.2%로 2015년보다 6.6%포인트 상승했고 연금 및 저축성은 각각 7.2%, 1.6%로 2015년보다 각각 5.9%포인트, 0.6%포인트 하락했다.
상품별 신계약마진율이 보장성 보험 53%, 연금 16%, 저축 4%인 점을 감안한다면 보장성 중심의 판매전략은 향후 삼성생명이 보험영업이익을 늘리는 데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삼성생명은 금리가 상승하면서 2017년 변액보증준비금 추가 전입액 규모가 줄어들어 영업이익이 늘어날 것으로 전망됐다.
신지급여력(RBC)제도는 보험사에서 보험금 지급에 대비한 책임준비금을 계산할 때 보험계약 당시의 금리 대신 현재의 시장금리를 적용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금리가 떨어지면 부채의 가격은 더 높아지기 때문에 보험사에서 지급해야 하는 보험금도 커져 추가적으로 준비금을 많이 적립해야한다. 반면 금리가 오르면 적립해야 할 준비금 규모가 줄어든다.
강승건 대신증권 연구원은 “삼성생명은 2015년 말에 3300억 원의 변액보증준비금을 추가로 쌓았고 금리하락으로 2016년 말에는 4300억 원가량의 준비금을 추가 전입했다”며 “금리가 상승하면서 2017년 추가 적립 규모는 2600억 원 정도로 줄어들 것”이라 추산했다.
삼성생명 관계자는 “현재 수준인 국고 5년 1.8% 정도의 금리가 유지되면 변액보증준비금 규모가 감소하고 변액보증수수료는 300억 원이 증가할 것”이라며 “국고 금리가 지금보다 1%포인트 올라가면 심지어 보증준비금을 추가로 쌓지 않아도 된다”고 말했다.
다만 삼성생명이 성장성이 높은 퇴직연금 시장을 놓고 공격적인 전략을 펼치고 있지 않다는 지적이 나온다.
최근 정부가 퇴직연금을 의무화하는 방향으로 정책을 추진하고 있어 시장의 성장여력이 충분하다는 판단 아래 지난해 말 기준 퇴직연금사업을 하는 국내 18개 생명보험사와 손해보험사의 퇴직연금 적립액은 약 45조9574억 원으로 2015년보다 14.4% 증가했다.
삼성생명은 퇴직연금 분야에서 1위 사업자인데 시장 점유율이 매해 1%포인트 안팎으로 감소하고 있어 퇴직연금의 전략을 재정비해야 한다는 것이다. 지난해 말 삼성생명의 시장점유율은 14%로 2015년보다 0.5% 포인트 하락했다.
삼성생명 관계자는 “퇴직연금시장을 놓고서 경쟁이 워낙 치열하다보니 파이를 뺏고 뺏기는 구조”라며 “타사의 은행권의 영업력도 영향을 끼치고 있다”고 설명했다. [비즈니스포스트 김현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