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그룹이 제공하기로 한 사드배치 부지를 두고 중국과 정부의 압박이 거세지면서 롯데그룹의 고민도 커지고 있다.
문상균 국방부 대변인은 20일 국방부 정례 브리핑에서 롯데그룹과 벌이고 있는 주한미군 사드부지 교환협상의 진행상황과 관련해 “롯데 측에서 이사회가 개최되면 그 결과에 따라서 후속조치가 진행될 것으로 예상한다”면서 “다만 구체적으로 확인된 바는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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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
문 대변인은 중국 관영매체가 사드배치와 관련해 보복할 뜻을 노골적으로 밝힌 데 대해 “(롯데 측에서도)보도에 나오는 내용을 놓고 여러 가지 고민이 있는 것으로는 알고 있다”면서도 “그러나 이미 롯데 측에서 대승적 차원에서 이 문제를 해결하겠다는 입장을 세운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중국 관영매체 신화통신은 19일 논평을 통해 “사드배치는 지역 안보와 안정에 위협”이라며 “롯데그룹 경영진은 사드부지로 골프장을 제공할지 아직 최종결정을 하지 않았으나 지역관계를 격화시킬 수 있는 불장난을 하고 있다”며 비난했다.
롯데그룹은 지난해 11월 성주골프장을 사드부지로 제공하는 대신 경기도 남양주 군부대 부지를 넘겨받기로 했다.
사드부지로 제공될 성주골프장을 소유하고 있는 롯데상사는 최근 국방부의 사드부지 교환계약을 승인하기 위한 첫 이사회를 열었지만 결론을 내지 못했다. 두번째 이사회 개최 일정은 알려지지 않았다.
중국정부는 롯데그룹이 사드부지를 제공하기로 결정한 뒤 롯데그룹 계열사 현지법인을 대상으로 세무조사를 진행하고 백화점과 마트 등 중국 현지점포을 놓고 불시 소방점검과 위생점검을 실시했다.
롯데그룹이 현재 중국에 짓고 있는 선양 롯데월드 공사도 지난해 말 중국정부의 조치로 중단됐다.
더욱 큰 문제는 사드가 실전에 배치되는 5~7월 전후로 중국정부의 보복성 조치가 더욱 거세질 것으로 보인다는 점이다.
롯데그룹에서 롯데쇼핑, 롯데칠성음료, 롯데제과, 롯데케미칼, 롯데시네마, 롯데자산개발 등이 중국에서 사업을 펼치고 있다. 롯데그룹이 1994년 중국에 진출한 뒤 투자한 금액만 10조 원이 넘고 현재 임직원 수도 2만6천 명에 이른다.
국내에서 하고 있는 면세점사업에서도 중국인 관광객의 매출의존도가 70%를 넘는다. 호텔 역시 중국인 투숙객 비중이 30%를 넘어서는 것으로 알려졌다.
사드 리스크로 롯데그룹 주가도 동반 하락했다.
롯데쇼핑 주가는 직전 거래일보다 1.05% 떨어진 23만6천 원에 장을 마감했다. 롯데제과 주가는 3.34%, 롯데케미칼 주가는 3.82%, 롯데칠성음료 주가는 0.8%, 롯데정밀화학 주가는 1.1% 하락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조은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