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증시가 다음주(2월20일~24일)에 박스권 안에서 관망세를 보일 것으로 보인다.
미국의 트럼프 행정부와 관련된 정책불확실성이 사라지지 않은 데다 환율조작국 지정과 미국 금리인상 이슈 등이 더욱 부각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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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코스피지수가 17일 전날보다 1.26포인트(0.06%) 떨어진 2080.58로 장을 마감한 가운데 서울 중구 KEB하나은행 딜링룸에서 직원들이 일하고 있다.<뉴시스> |
김용구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17일 “국내증시는 미국증시의 호조와 반대로 중립수준의 디커플링(탈동조화)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며 “트럼프정부의 정책 불확실성과 환율 변동성이 결합되면서 시장을 단기적 교착상태로 내몰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
디커플링이란 국가와 국가, 또는 한 국가와 세계의 경기 등이 같은 흐름을 보이지 않고 반대흐름을 보이는 현상을 말한다.
국내증시는 미국증시의 움직임과 비슷한 방향성을 나타냈는데 최근 이런 흐름이 깨졌다. 미국증시는 트럼프 대통령의 세제개혁 발언에 영향을 받아 25년 만에 사상 최고치를 5거래일 연속 썼지만 코스피지수는 2060~2080에서 오르내림세를 반복하는 데 그쳤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정책 때문에 국내경제 불안감이 확대되고 있기 때문이다.
김병연 NH투자증권 연구원은 “트럼프정부가 보호무역주의를 확대할 가능성과 한국을 환율조작국으로 지정할 가능성이 동시에 있다”며 “이에 더해 한미 금리차가 벌어지면서 불확실성이 커질 수도 있다”고 전망했다.
트럼프 정부가 오는 4월에 한국을 환율조작국으로 지정할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는 말이 나온다. 대외경제정책연구원(KIEP)은 미국이 중국을 환율조작국으로 지정하기 위해 새 기준을 마련하면 우리나라도 환율조작국에 지정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내다봤다.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의 지난 1월 의사록이 22일 발표되는데 여기서 연방준비제도(Fed) 의원들의 매파적 발언이 우세하게 나타날 것으로 김 연구원은 파악했다. 이에 따라 다음달 금리인상설이 힘을 얻으면서 투자심리가 위축될 가능성도 높아질 것으로 바라봤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구속이 증시에 끼칠 영향을 놓고 전망이 엇갈렸다.
김용구 연구원은 “과거 오너들의 법리적 다툼 사례를 보더라도 업황이 좋으면 영향은 크지 않았다”며 “삼성전자의 업황과 실적이 좋다는 점을 감안하면 큰 영향은 없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반면 김동원 KB증권 연구원은 “총수의 구속은 투자와 인수합병(M&A)을 통한 신사업 추진에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미래사업 확대에 부정적”이라며 “삼성그룹 지배구조 개선의 기대감도 약화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증권업계 관계자들의 전망을 종합해보면 코스피지수는 다음주에 2040~2100 사이에서 움직일 것으로 예상된다.
코스피지수는 17일 전날보다 1.26포인트(0.06%) 떨어진 2080.58로 장을 마감했다.
이 부회장이 구속되면서 삼성전자 주가가 하락한 것이 주가에 부담으로 작용했다. 삼성전자 주가는 전날보다 8천 원(0.42%) 떨어진 189만3천 원에 거래를 마쳤다.
그 밖에 삼성그룹 계열사 주가는 혼조세를 나타냈다. 제일기획(2.11%), 호텔신라(0.96%), 삼성바이오로직스(0.94%) 등은 올랐지만 삼성물산(-1.98%), 삼성카드(-1.67%), 삼성생명(1.40%), 삼성엔지니어링(-1.21%) 등은 떨어졌다.
시가총액 상위종목 가운데 삼성그룹주를 제외한 대부분이 강세를 나타냈다. 종목별 상승률은 SK하이닉스 1.61%, 한국전력 0.37%, 네이버 0.39%, 현대모비스 1.96%, 포스코 1.42%, 신한지주 0.32% 등이다.
코스피에서 개인투자자는 926억 원, 외국인투자자는 666억 원 규모의 주식을 각각 순매도했다. 기관투자자는 1131억 원 규모의 주식을 순매수했다.
코스닥지수는 17일 전날보다 2.12포인트(0.34%) 오른 618.70에 장을 마감했다.
코스닥에서 개인투자자는 149억 원 규모의 주식을 순매도했다. 외국인투자자는 54억 원, 기관투자자는 71억 원 규모의 주식을 각각 순매수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최석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