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랜드가 여러 외부악재에 직면해 성장세가 둔화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이기훈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16일 “강원랜드는 2017년 워터파크 개장지연과 매출총량규제 등으로 성장둔화가 예상되는 가운데 평창올림픽 관련 비용이 늘어날 가능성이 있다”며 “강원랜드의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다”고 파악했다.
강원랜드가 올해 연결기준으로 매출 1조7449억 원, 영업이익 6295억 원을 낼 것으로 예상했다. 2016년보다 매출은 2.9%, 영업이익은 1.8% 늘어나는 데 그치는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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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함승희 강원랜드 사장. |
매출총량규제와 냉각기제도 등이 매출확대의 발목을 잡을 것으로 분석됐다.
강원랜드는 지난해 카지노사업으로 매출 1조6190억 원을 올려 사행산업감독위원회가 정한 매출총량을 12% 초과했다. 2년 연속 매출총량을 10% 이상 초과한 것으로 강원랜드는 올해 카지노테이블의 가동률을 늘려 매출을 확대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강원랜드는 지난해 국정감사에서 “사행산업감독위원회의 매출총량규제를 준수할 것”을 지적받았다. 강원랜드는 현재 매출총량규제를 지키기 위해 카지노테이블의 70~80%만 운영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4월부터 도박중독자 출입제한을 강화하기 위해 연간 카지노 최대 출입일수를 180일에서 148일로 줄이는 냉각기제도도 시행한다.
냉각기제도 강화에 따른 매출감소 효과는 크지 않지만 매출에 부정적인 요소로 작용할 것으로 전망됐다.
강원랜드는 최근 경영정보 공개시스템인 알리오에 “출입일수를 줄이는 것은 지역경제에 부정적 영향 등을 미쳐 현행을 유지하기로 문화체육관광부와 협의를 마쳤다”고 밝혔다.
하지만 문화체육관광부가 “강원랜드와 카지노 출입일수를 현행대로 유지하기로 협의한 사실이 없다”고 반박하면서 허위공시로 드러났다.
강원랜드는 실무자의 실수로 허위공시가 올라갔다고 해명했지만 냉각기제도 강화에 따른 강원랜드 내부분위기를 짐작할 수 있는 대목이다.
강원랜드는 2015년에 매출과 영업이익이 각각 9.2%, 16.0%씩 성장했는데 지난해 매출과 영업이익 성장률이 모두 3%대로 떨어지는 등 성장세가 날로 둔화하고 있다.
국내 새만금 내국인 카지노사업, 일본의 카지노사업 등은 추진방향에 따라 장기적으로 강원랜드의 매출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분석됐다. 국내에 내국인 카지노가 생기거나 일본의 카지노사업이 발달할 경우 강원랜드의 내국인 고객수는 그만큼 줄어들 가능성이 크다.
평창동계올림픽 기업후원금 관련 사항은 강원랜드의 영업이익에 부정적 요소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평창동계올림픽 조직위원회는 기업후원금으로 9400억 원을 모을 계획을 세웠는데 현재 90%가량이 모금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 연구원은 “최근 박근혜 게이트로 기업의 평창올림픽 후원이 줄어든 상황”이라며 “강원랜드는 지역에서 가장 큰 기업이자 약 2조 원의 현금을 보유하고 있어 정부가 지역발전과 사회공헌 등을 앞세워 광고선전비 등을 요청할 경우 무시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파악했다.
강원랜드 주가도 하락하는 흐름을 보이고 있다.
16일 주가는 전날보다 3.65% 내린 3만4300원에 장을 마쳤다. 6개월 전보다 20% 가까이 떨어졌다.
주가는 1월31일 3만2150원에 거래되며 52주 최저가를 새롭게 쓴 뒤 소폭 반등하는 모습을 보였으나 지난해 4분기 실적발표 뒤 다시 떨어졌다.
강원랜드는 지난해 4분기에 연결기준으로 매출 4100억 원, 영업이익 1188억 원을 냈다고 발표했다. 2015년 4분기보다 매출은 1.0% 늘었지만 영업이익은 1.1% 줄었다.
이 연구원은 “강원랜드는 지난해 4분기에 촛불시위 영향으로 방문객수가 줄면서 매출이 감소했다”며 “정부의 경영평가 성과금 약 88억 원, 강원FC 후원금 약 10억 원 등 일회성비용이 발생해 시장의 기대보다 낮은 실적을 냈다”고 분석했다.
16일 강원랜드의 실적전망치를 밝힌 국내 8개 증권사 가운데 3곳이 목표주가를 낮춰 잡았다.
8개 증권사의 목표주가 평균값은 4만3300원으로 집계됐다. HMC투자증권이 4만6500원으로 가장 높았고 하나금융투자가 3만6천 원으로 가장 낮았다. [비즈니스포스트 이한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