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업계 침체 속에서 메리츠종금증권이 약진하고 있다.
메리츠종금증권은 수년 전부터 점포 수를 줄이고 초대형점포로 키우면서 파격적인 성과보상체계를 시행했는데 본격적으로 효과를 내는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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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희문 메리츠종금증권 사장. |
16일 금융권에 따르면 메리츠종금증권 직원 수는 2015년 1389명에서 지난해 9월 현재 1483명으로 100명 가까이 늘었다. 다른 증권사들이 감원 바람 속에서 기존 직원들을 내보내거나 신규채용을 꺼리는 것과 대조적인 셈이다.
메리츠종금증권은 다른 증권사에서 퇴사한 인력들을 스카우트 하는 데도 열심이다.
메리츠종금증권은 중소형증권사인데도 지난해 영업이익 3269억 원을 올려 NH투자증권(3019억 원), 한국투자증권(2998억 원), 삼성증권(2116억 원) 등 덩치가 큰 증권사들을 제치고 영업이익에서 업계 1위에 올랐다.
회사의 수익성을 나타내는 지표인 ROE(자기자본이익률)도 14.4%로 2014년 이후 3년 연속 두자릿수를 기록했다. 이는 증권업계 평균(7% 선)을 크게 웃도는 것이다.
메리츠종금증권이 2014년부터 도입한 점포 대형화 전략과 파격적인 성과보상시스템이 효과를 냈다고 업계는 파악한다.
메리츠종금증권은 20여개가 넘는 전국의 지점을 확 줄여 7개로 통폐합했다. 임대료가 비싼 지역에 흩어져 있는 점포를 한곳으로 모아 고정비용을 줄이는 쪽을 택한 것이다. 창구거래보다 온라인.모바일 거래가 확대되는 추세도 점포 통폐합의 원인이 됐다.
기존 증권사의 점포당 직원 수는 10~20명 선이 보통인데 메리츠종금은 큰 점포는 300여명, 작은 곳도 70여명에 이른다.
메리츠종금증권의 파격적인 성과체계도 호실적을 이끌어낸 요인으로 평가된다.
메리츠종금증권은 직원들이 올린 실적을 회사와 직원이 반반씩 가져가는 성과시스템을 운영하고 있다. 기본급 비중이 낮은 대신 일한 만큼 챙겨갈 수 있는 구조인 셈이다.
최희문 메리츠종금증권 사장은 “점포 수를 과감하게 줄여 군살을 뺐고 능력 있는 영업직원들에겐 수익의 절반을 인센티브로 제공하는 보상체계를 도입하면서 회사실적도 저절로 좋아졌다”고 말했다.
성과시스템을 두고 메리츠종금증권 내부 분위기도 좋은 것으로 알려졌다.
메리츠종금증권 관계자는 “자기가 성과를 낸 것과 비례해 수익을 올려갈 수 있는 구조이기 때문에 회사의 채근이 없어도 스스로 알아서 일하는 분위기가 정착됐다”고 말했다.
메리츠종금증권의 전략이 성공적이라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다른 증권사들도 벤치마킹에 나서고 있다.
미레에셋대우와 하나금융투자는 최근 서울 여의도와 강남에 각각 공룡점포를 열었다. NH투자증권도 1월 서울 강남에 3개 지점을 통합한 초대형점포를 선보였다. [비즈니스포스트 김재창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