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들이 자산관리서비스와 관련된 조직을 강화하고 자산관리 금액의 기준을 낮추며 고객을 확대하는 등 본격적으로 경쟁을 벌이고 있다.
저금리 기조와 고령화 때문에 자산관리 수요가 증가하는데 발맞춰 비이자수익을 확대하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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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6일 금융권에 따르면 주요 은행들은 올해 자산관리서비스 강화를 주요 경영목표로 삼고 자산관리 관련조직을 확하고 역량 강화에 집중하고 있다. |
16일 금융권에 따르면 은행들은 올해 자산관리서비스 강화를 주요 경영목표로 삼고 자산관리 관련조직을 확대하고 역량 강화에 집중하고 있다.
우리은행은 올해를 ‘자산관리 원년의 해’로 규정하고 우리은행은 민영화 이후 첫 조직개편을 통해 연금신탁사업단을 연금신탁그룹으로 키웠다. WM추진부와 미래설계팀, WM플랫폼팀 등도 새로 꾸렸다.
KB국민은행은 지주-은행-증권 3사 겸직 체제를 도입하고 신탁본부도 신탁연금그룹으로 지위를 높였다.
KEB하나은행은 신탁본부를 신탁사업단으로, PB사업본부와 연금사업본부를 WM사업단으로 통합하는 조직개편을 실시했다. 신한은행은 기존 신탁연금사업본부를 신탁연금그룹으로 각각 확대했고 NH농협은행은 WM사업단과 퇴직연금부를 통합해 WM연금부를 확대 신설했다.
은행들은 금융자산 일정수준 이상인 고객들에게만 자산관리서비스를 제공했지만 기준 금액을 낮추면서 자산관리 고객의 문턱도 낮추고 있다.
우리은행과 기업은행은 1월부터 금융자산 5천만 원 이상 고객들을 대상으로 운영했던 자산관리를 3천만 원 이상 고객으로 각각 낮췄다.
한국씨티은행과 BNK부산은행은 1억 원 이상 금융자산을 보유한 고객들에서 5천 만 원 이상으로 자산관리 대상을 확대했다.
트럼프 정부의 출범과 금리인상 가능성 등 정치적∙경제적 불확실성이 높아지면서 은행들이 주요고객으로 부실위험이 높은 기업보다 일정수준의 자산을 소유한 개인고객으로 눈을 돌린 것으로 풀이된다.
저금리 기조 속에서 예대마진(예금금리와 대출금리 차이)을 통한 이자수익이 줄어들자 비이자수익을 늘리기 위해 자산관리에 집중하는 것이다. 아직 주요 은행들의 전체수익에서 비이자수익이 차지하는 비중은 10~20%수준에 불과하다.
고령화사회가 빠르게 진행되면서 은퇴한 뒤 안정적 수입을 원하는 고객들이 늘어난 점도 영향을 끼친 것으로 보인다.
하영구 은행연합회장은 1월 신년간담회에서 “고령화사회에서 금융수요를 충족시킬 수 있도록 신탁, 자산관리 등 업무를 강화해 수익구조를 다변화할 필요가 있다”며 “자산관리서비스는 앞으로 은행뿐 아니라 금융업권의 성장동력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수수료를 인상하거나 새로운 수수료를 부과하는 서비스를 만들어내기가 쉽지 않기 때문에 은행들의 자산관리서비스가 펀드나 방카슈랑스(은행에서 보험판매) 수수료 수익에 치중돼 있다는 점 등이 한계로 지적된다.
또 자산관리의 경우 자산운용과 함께 이뤄질 때 시너지를 낼 수 있다는 점에서 은행에 자산운용업이 허용돼야 자산관리가 핵심적인 수익원으로 떠오를 수 있을 것이라는 말도 나온다.
금융권 관계자는 "금융위원회가 은행에 자산운용업을 허용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지만 금융투자업계의 반발이 거센 상황"이라며 "게다가 자산관리부문의 경우 증권사와 자산운용사들의 핵심사업이었던 만큼 은행과 이들 사이에 경쟁을 피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최석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