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정부가 시중은행 대출 규제를 강화하자 풍선효과로 제2금융권 가계대출이 역대 가장 크게 늘어났다.
한국은행이 15일 국회 기획재정위원회에 제출한 업무현황 보고에 따르면 2016년 말 가계대출 잔액은 1년 전보다 124조 원 늘어난 1154조6천억 원으로 집계됐다. 2015년 가계대출 잔액은 2014년보다 110조1천억 원 늘어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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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국은행이 15일 국회 기획재정위원회에 제출한 업무현황 보고에 따르면 2016년 말 가계대출 잔액은 1154조6천억 원으로 집계됐다. |
증가분 가운데 은행 가계대출이 68조8천억 원, 저축은행·보험사·상호금융 등 제2금융권 가계대출이 55조1천억 원을 차지했다. 제2금융권 가계대출 증가분은 2015년 증가분인 31조9천억 원보다 1.7배나 늘었다.
제2금융권 가계대출이 크게 늘어난 데는 정부가 가계대출 관리방안으로 소득심사를 강화하는 등 시중은행 대출 규제에 나선 것에 따른다. 시중은행에 대출을 받지 못한 가계가 신용협동조합, 보험사, 상호저축은행 등 제2금융권으로 몰렸다.
금융기관별로 보면 저축은행 여신이 지난해 22.1%(7조8808억 원) 급증해 증가율이 가장 높았다. 새마을금고는 21.0%(15조6809억 원) 늘었고 신용협동조합(20.2%), 자산운용사(19.3%), 상호금융회사(14.5%)도 큰 폭의 증가율을 보였다.
반면 지난해 기업대출은 20조8천억 원 늘어 2015년 증가폭인 48조3천억 원보다 줄어든 것으로 집계됐다.
대기업 대출은 9조7천억 원 감소했고 중소기업 대출은 30조5천억 원 증가했다.
중소기업 대출 증가액의 70%가 넘는 22조1천억 원이 개인사업자인 자영업자의 대출로 분석됐다.
한국은행 관계자는 “기업들은 업황부진, 구조조정 여파로 대출이 감소했으나 부동산임대업, 음식업, 도소매업 등 자영업자들의 대출 증가세는 지속됐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김현정 기자]